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 석경투시도. 대우건설 제공대구 분양 시장이 수렁에 빠졌다. 무순위 청약을 반복해도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선착순 분양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우건설과 SK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도 미분양 굴욕을 당하고 있다. 선착순 분양은 청약 자격을 따지지 않고 모델하우스에서 바로 아파트를 분양하는 방싟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구 달서구 본리동 '달서 SK 뷰' 아파트는 최근 선착순 분양에 들어갔다. 현대백조타운을 재건축한 달서 SK 뷰는 1196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다. 지난해 9월 청약 신청을 받았지만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 526가구 중 150가구가 미분양됐다. 이후 달서 SK뷰는 아파트 정당계약 이후 미분양.미계약 물량이나 당첨 취소 물량이 생기면 청약가점에 상관없이 추첨으로 당첨자를 정하는 무순위 청약을 4차례나 진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분양 물량을 모두 소진하지 못하면서 해당 아파트 시행사는 남은 가구를 선착순 방식으로 분양하기로 했다.
대우건설이 달서구 본리동에 분양한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도 선착순 분양 신세가 됐다. 지난 2월 분양한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는 982가구 모집에 2순위까지 127명이 신청해 무려 856가구가 미달됐다. 84B타입의 경우 181세대 모집에 단 4명이 청약통장을 접수하는데 그쳤다.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는 현재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의 분양 부진은 대구 주택시장 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이번주(25일 기준) 아파트가격동향 시계열자료를 보면 대구의 매매수급지수는 76.8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전주(76.8)보다는 매매수급지수가 소폭 개선된 수준이지만 대선 이후 전국 매매수급지수가 대폭개선되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는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일으킨 공급 과잉이 해소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정보회사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4년까지 대구에선 아파트 8만여 가구가 공급된다. 이 회사추정한 적정 수요(3만6024가구)보다 4만가구 이상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