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지난 3월 대선 패배 후 두 달 만에 선거판에 전격 복귀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도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6월 지방선거 판세가 대선 2라운드 형태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
李, 선거 총괄하며 직접 선수로 뛰어…수도권 역할론
이재명 고문. 황진환 기자
이재명 고문이 오는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 출마한다. 지난 3월 대선에서 패배한 지 두 달 만에 또다시 선거판에 뛰어드는 것으로 대선 패장이 일정 기간 잠행해온 관행을 깼다. 계양을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다.
이 고문의 한 측근 의원은 6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고문 참모들 중에서 출마에 반대하는 의견도 많았지만, 당에서 지속적으로 '수도권 역할론'을 요구해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계양을 출마와 동시에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맡아 6·1 선거를 진두지휘한다.
이 고문은 마찬가지로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김동연 현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와,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를 도와 수도권 판세에서 우세를 점하겠다는 각오다. 이 고문이 계양을은 물론, 경기·인천도 승리로 이끈다면 '0선'의 한계를 극복하고 당내 입지도 강화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복귀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고문이 전격 출마하면서 6월 지방선거 판세는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대선 2라운드' 형태로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관석(인천 남동을) 의원도 6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의 민심 이반과 난폭운전에 반드시 브레이크를 걸 것"이라며 이 고문의 출마를 환영했다.
안철수, 분당갑 출마…김은혜 런닝메이트로 '李 견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후 수원 영통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열린 경기지역 정책과제 국민보고회에 참석 후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때마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도 6월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안 위원장은 6일 "분당갑뿐 아니라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의 선거 승리를 위해 제 몸을 던질 생각"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안 위원장은 국민의힘 김은혜 현 경기지사 후보와의 동반 당선을 목표로 사실상 '런닝메이트'로서 선거운동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대장동이 분당갑 지역구에 속해 있는 만큼, 이재명 고문과 민주당에 대한 심판론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은 동시에 '이재명 계양을 출마'와 관련해서는 "후보가 연고 있는 곳에 출마하는 게 정치인으로서 기본적인 상식이자 도리"라며 "이 고문이 당연히 분당갑 내지는 경기도 쪽에서 출마하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한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실제 경기지사와 성남시장 등을 지낸 이 고문이 자신의 정치적 고향 성남 분당갑이 아닌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 것을 두고 당 내외에서 '명분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최근 성남FC 사건 관련 경찰의 재수사 등 수사망이 좁혀오면서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방탄용 금배지'를 노린 처사 아이냐는 공세도 이어졌다.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의식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대신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에 김병관 전 의원을 전략공천했다. 김 전 의원은 분당갑에서 20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지난 총선에서는 당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에 패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