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울산CBS FM 100.3
■ 방송일 : 2022년 05월 19일 오후 5:05 ~5:30
■ 진 행 : 김성광
■ 출 연 : 김미향 한겨레 신문 기자
■ 제 작 : 김성광, 성민주
◇김성광> 발레리노의 꿈을 가진 빌리는 1980년대 영국 북부 탄광촌 시골 마을에 살았습니다. 춤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빌리의 꿈은 댄서였죠. 하지만 광부인 아버지는 그를 런던의 유명 발레 학교에 보낼 돈이 없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영국이나 한국이나 발레 같은 예능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대도시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틀리진 않은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시사팩토리 100.3 부속 시사 연구소의 김성광 프로듀서입니다. 앞서 전한 내용은 영국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한 장면인데요. 서울과 울산 사이에는 일자리 격차, 집값 격차 그리고 각종 인프라 격차가 있다고 말하죠. 특히 자녀 교육이 중요한 가정의 경우, 서울, 강남 교육 인프라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텐데요. 이런 내용을 다룬 '탈서울 지망생입니다'라는 책 한 권이 새로 나왔습니다. 이 책을 쓴 작가는 지방 출신 서울 거주 김미향 한겨레신문 기자입니다. 오늘 이 책 내용을 바탕으로 저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울산에 사는 저와 청취자 여러분의 서울 안과 밖의 삶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려 합니다. 마침 6월 1일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번 인터뷰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생각합니다. 7년째 탈울산 행렬이 계속되는 이곳에서, 탈서울 지망생에게 특별한 소구점을 가질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때 탈울산 행렬도 멈출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이 사람' 바로 출발합니다. 안녕하세요.
◆김미향> 네 안녕하세요.
◇김성광> 네 지금 스튜디오에 김미향 한겨레 신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소개 좀 간략하게 부탁드립니다.
◆김미향> 네 저는 최근에 '탈서울 지망생'이라는 책을 낸 한겨레 신문 기자이고요. 책은 '에세이'이자 인터뷰 집인데, 제가 탈서울을 하려고 결심을 하고 먼저 탈서울을 한 14명의 인터뷰이들을 만나는 내용입니다.
◇김성광> 혹시 서울에서 울산으로 오려고 계획을 하신 적은 없나요?
◆김미향> 사실 정말 울산도 매력적인 도시라고 생각해서, 탈서울을 해서 울산으로 간 분을 섭외하려고 되게 노력을 했었어요.
◇김성광> 아 그랬구나.
◆김미향> 네 그런데 사실 불발되면서 책에 울산 내용을 담지 못해서, 너무 아쉬워서 오늘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김성광> 울산 어떤 부분이 그렇게 매력적이던가요?
◆김미향> 저는 탈서울 하면 사실상 일을 내려놓고 가야 되잖아요.
◇김성광> 그렇죠.
◆김미향> 네 그런데 울산은 대도시이고 여전히 많은 일자리가 남아 있고, 그리고 소위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기업도 있고 제조업의 중심이고 산업의 중심이고 해서, 내가 봉급생활자의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내려가서 탈서울해서 살 수 있는 그런 도시라고 생각이 됐어요.
◇김성광> 그렇군요. 작가라고 불러야 됩니까, 아니면 기자라고 불러야 됩니까?
◆김미향> 사실 저는 김 직장인이라고 불러주시면 제일 좋겠습니다.
◇김성광> 김 직장인. 제3의 정체성이군요. 기자, 작가, 직장인.
◆김미향> 네 사실 제가 이 책을 쓸 때, '나는 기자다' 또는 '나는 작가다' 이런 정체성이 아니라, 나는 일정한 월급을 받는 30대 직장인이다 이런 정체성으로 썼습니다.
◇김성광> 그렇군요. 그러면 이제 다시 책 이야기로 본격적으로 들어가서,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이 책을 쓴 이유가 뭔가요?
◆김미향> 사실 제가 서울에서 살기가 너무 고단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생각한 지가 꽤 되었는데, 한 3년 전부터 사실 내가 다른 지역에서 살면 이렇게까지 고단하지는 않을 텐데, 왜 여기에서 이렇게까지 버티는 삶을 살고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탈서울을 해야겠다고 이렇게 결심을 하고, 차근차근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성광> 그러면 다시 탈서울 지망생이 된 이후를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김미향> 사실 탈서울을 한다 하면, 뭐 귀농을 하려는 거냐, 농촌에 가려는 거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나는 서울이 아닌 도시에서 살고 싶다, 서울이 아닌 도시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사실 그런 생각을 한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가 제일 큰 것 같아요. 주거나 소득 이런 얘기를 빼고 나는 아름다운 자연을 누리기 위해서 대도시를 떠난다 이러면 너무 추상적이잖아요.
◇김성광> 울산에서는 울산이 도농 복합 공간이기 때문에, 서울산에는 영남 알프스가 있고 그리고 동쪽에는 공단이 있고 굉장히 도농 복합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가능할 것 같은데요?
◆김미향> 사실 제가 '울산'이 탈서울해서 내려가기 제일 좋은 도시로 생각하는 것도 그런 점이에요. 그 지역 안에서 산과 강이 있으면서도, 일자리가 있고 도심이 있고 도시 인프라가 있고 모든 산업 구조도 다 갖추고 있고요. 그래서 사실 울산이라면 저는 제가 탈서울 할 도시의 후보 중에 하나로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성광> 네 계속해서 이야기해 주신다면요.
◆김미향> 네 그래서 그러니까 나는 어쩌다 탈서울 지망생이 됐을까 이런 질문을 받을 때, 사실 저의 경제 상황을 다 공개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사실 이 책에 나오듯이, 저는 우리나라 30대 여성 근로자의 평균 소득을 받고 있거든요. 그래서 보통의 월급쟁이로 서울에 산다는 거는 어떤 모양새일까라는 것을 책에 잘 담으려고 노력을 했어요. 비용이 많이 드는데 삶의 질은 낮은 그런 상황을 견디고 견디는 삶이, 서울에서의 삶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김성광> 집값과 근로의욕은 정확히 반비례해야 한다 이렇게 소제목이 김 직장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당시 서울에서 급여 높은 직장으로 이직할 생각은 안 해봤어요?
◆김미향> 네 사실 굉장히 민감한 질문인데요. 물론 해봤습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그런 생각을 하죠. 그런데 저는 무엇보다도 제가 기자다 보니까, 아무래도 사회 전체 구조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개인이 노력을 해서 해결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지금은 이런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을 많이 하죠. 상속이나 증여가 아니라 온전한 노동 소득으로는 주거를 해결할 수 없다.
◇김성광> 그렇죠.
◆김미향> 네 엄마가 1억 원을 주겠다고 하고 주진 않잖아요. 갑자기.
◇김성광> 1억 원으로도 집 사기는 어렵죠.
◆김미향> 그렇죠. 5억, 15억 이렇게 다 가져라 할 수가 없잖아요.
◇김성광> 네 맞습니다.
◆김미향> 네 평범한 급여 생활자가 서울에서 살 때, 자기의 노동 소득으로 주거를 향상하기가 매우 어려운 사회 구조 이걸 주목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김성광> 그러면 정말 탈서울을 하면 좋을까요?
◆김미향> 사실 저도 확신이 없어서 그래서 이 책에 취재를 시작을 한 거거든요. 그래서 다양한 인터뷰이들을 만나서 먼저 탈서울을 결심하고 실행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경험담을 들여보자. 그 사람들은 얼마나 만족하고 얼마나 아쉬워하는지, 어떤 부분을 만족해하고 어떤 부분을 아쉬워하는지 이런 것들을 듣고 내 결심을 구체화해보자 이런 생각을 했죠.
◇김성광> 그 책에서 내용을 보면, 대도시에서 손바닥만 한 방에서 살기, 아니면 외진 섬에서 살기 이렇게 냉탕과 열탕 사이를 비교하고 있었어요. 선택하기 참 어려운 질문일 수 있는데, 이런 선택을 하는 과정 아닌가요?
◆김미향>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사실상 서울에서의 고단한 삶을 내려놓겠다고 했을 때, 사실 갈 수 있는 곳이 사회 인프라, 도시 인프라가 거의 없는 농어촌밖에 없고 사실 수도권을 벗어나면 우리나라에서 인프라가 굉장히 취약해지거든요.
◇김성광> 그렇죠.
◆김미향> 네 그리고 일에서의 기회 많이 내려놓으시고 내려가시고요. 그리고 또 거대한 문화 소외감, 수도권 또는 서울이 아닐 경우에 내가 중심지에서 멀어진다는 그런 느낌 그런 걸 느낄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고요. 그래서 어떤 인터뷰이 분은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내가 서울에 살지 않으면 2등 시민이 된 것 같다. 이렇게까지도 표현을 하셨어요.
◇김성광> 서울공화국이라는 얘기가 괜히 나온 건 아닌 것 같고, 실제로 수도권 공화국 가기에는 좀 무리일 정도로 서울에 모든 인프라가 몰려 있는 건 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탈서울을 꿈꾸면서 정작 탈서울은 못하고 서울에서 전북까지 출퇴근했다고 이렇게 책에 밝히고 있습니다. 어땠나요?
◆김미향> 그때 사실 굉장히 만족을 했고 이렇게도 살 수 있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저의 고향집이 전라북도 정읍시인데요. 정읍시에서 서울까지 KTX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데요. 그때 당시에 제가 서울시청에 출입하는 기자였어요. 그래서 그 근무지까지 저희 고향집에서 도어 투 도어 한 2시간 정도.
◇김성광> 문에서 문까지 2시간.
◆김미향> 네 그래서 사실 서울 안에서도 2시간 출퇴근 다들 감당하고 살잖아요.
◇김성광> 그렇죠. 서울 도심에서 경기도 용인이나 경기도 포천 이렇게 왔다 갔다 하려면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리죠.
◆김미향> 네 그래서 전북이 멀지 않구나, 그리고 꼭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니어도 출퇴근이 가능하구나. 그래서 주중에는 직장 생활을 하고 서울에서, 그리고 주말에는 전북에 내 주거지를 마련을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서울의 높은 집값을 감당하지 않아도 직장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고요. 그거를 실제 실험을 해보려고 몇 달 정도 그렇게 살아봤어요. 그래서 그때 많이 느꼈죠. 일단 나는 서울에서 더 이상 버티는 삶을 살 사람이 아니구나. 이제 나는 나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렀구나 이거를 확인을 했고. 또 서울만 벗어나면 굉장히 삶의 질이 높아지는구나, 주거의 쾌적함 그리고 출퇴근 시간이 다른 도시는 이렇게 길지 않구나 이런 것들을 재확인할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김성광> 막상 가보니 또 긍정적인 부분이 굉장했다고 책에서 밝히고 있어요. 엄마 호텔.
◆김미향> 네 사실 탈서울을 마음먹고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것은 매우 리스크가 크잖아요. 그래서 한 달이라도 살아보자라고 생각을 했어요. 한 달 살아볼 근거지로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엄마 집을 택했고요. 그래서 여기에 한 달 살면서 내가 좀 탈서울을 하면 어떨지 실험을 해봤어요. 물론 이제 엄마 집이기 때문에 엄마의 노동의 기대여서 많은 걸 누릴 수 있었고요. 그래서 제가 엄마 집에 사는 것을 호텔에 비유해서 엄마 호텔에 살았다고 이렇게 표현을 했는데요. 엄마 호텔에 갔더니 굉장히 삶의 질이 올라갔습니다.
◇김성광> 조식이 그렇게 맛있다면서요.
◆김미향> 네? 뭐가 맛있다고요?
◇김성광> 호텔 조식이 그렇게 맛있다면서요.
◆김미향> 네 조식. 아침에 일어나면 그렇게 ABC 주스를 해주시고 엄마가. 항상 이렇게 밥을 이렇게 한상 차림을 해주시고요. 사실 예를 들면 제가 서울의 자취방에서 살 때는 고구마를 삶아 먹으려고 해도, 고구마를 사가지고 그걸 씻고 찜통에 찌여서 그걸 먹기까지 너무 귀찮아서, 고구마를 상하게 하기도 했었거든요. 그런데 엄마 집에 가면 일단 집 바로 근처에 '로컬푸드 직매장'이라는 데가 있습니다. 거기서 아주 신선한 채소들을 살 수가 있어요. 그 채소를 사다가 갖은양념과 그 엄마의 부엌 인프라에서 아주 넓고 쾌적한 주거 환경에서, 삼시 세끼를 잘 차려 먹고 그런 쾌적한 삶의 질을 누릴 수가 있었죠.
◇김성광> 그러니까 이 얘기를 들어보니까, 서울에서만 쭉 나고 자란 분들의 경우 탈서울 실험을 해보고 싶어도 이런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한편 드네요. 그러면 또 한편으로는 이제 전북에 가보니 정읍에 가보니, 또 부정적인 부분을 좀 느낀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떤 게 있었을까요?
◆김미향> 네 저는 사실 대학에 오면서 서울에서 살면서 한 15년 그 정도 서울 생활을 했어요. 그러면서 이제 서울에 이런 인프라를 누리는 아주 도시인이 되었죠. 그런데 서울 바깥으로 가보니, 내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도시 인프라가 하나도 갖춰지지 않은 거예요. 예를 들면 서울은 지하철 3분에 한 번씩 오죠. 그런데 서울 바깥으로 가면, 버스를 타려고 해도 시내 순환버스가 한 시간에 두 대밖에 없어요.
◇김성광> 울산에서도 외곽 지역에 가면 그렇습니다.
◆김미향> 네 그래서 교통 인프라가 다 수도권에 몰려 있고 수도권을 향해 있고, 그 밖의 지역에서는 자차가 아니면 생활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
◇김성광> 사실 도시 간의 연결도 그래요. 울산에서 광주 가는 비행편, 기차편은 사실 찾기 어렵거든요.
◆김미향> 네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김성광> 그래서일까요, 책에서 탈서울과 또 탈도시는 다르다 이렇게 적고 있거든요. 좀 어떤 뜻인지 더 풀어서 설명해 주시겠어요?
◆김미향> 네 사실 제가 탈서울을 하려고 했지만, 귀농을 하려는 건 아니었어요. 나는 이미 도시 생활에 익숙해진 MZ 세대이고 탈서울을 한다고 해서, 나는 도시를 벗어날 수는 없는 사람이구나 이런 거를 느꼈거든요. 예를 들면 우리가 많이 알고 있듯이,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김태리 배우 아시죠?
◇김성광> 네 알고 있습니다.
◆김미향> 그 영화를 보면, 김태리 배우가 귀농을 해서 논밭에서 배추를 뜯어서 전을 부쳐 먹고 이런 게 많이 나와요. 근데 저는 그런 김태리가 아닌 거예요. 그러니까 뭐 탈서울을 한다고 해서 갑자기 논밭에서 배추를 뜯고 농사를 짓고 그런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닌 거예요. 도시 생활자인 거예요. 예를 들면 커피를 마셔도 이미 스타벅스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사람이 되어 버렸고, 물건을 산다고 해도 그런 대형 마트가 꼭 필요했고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적당한 마트 그리고 적당한 일자리, 적당한 학교 모든 그런 인프라가 갖춰진 그런 도시에서 살고 싶었어요. 그리고 사실 우리나라에 탈서울을 했을 때, 괜찮은 중규모 도시가 꽤 많아요. 예를 들면 울산도 그렇고 저는 정읍시에 한 달 있으면서, 여기도 살기 되게 좋구나라고 생각했거든요.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 시급 도시에 가면 어디든 있을 건 다 있어요. 그래서 광역시, 울산광역시는 더 많은 인프라가 있겠죠. 그래서 저는 탈서울을 하더라도 도시로 하고 싶었습니다.
◇김성광> 그랬군요. 울산은 도농 복합 공간입니다. 이제 보시기에 여기는 좀 도시인가요, 아니면 농촌으로 좀 더 보입니까?
◆김미향> 울산은 당연히 행정구역상 명칭으로도 광역시죠. 인구가 112만 명 정도 되고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도시면 굉장히 큰 도시라고 생각이 되고요. 특별히 또 장점이 있다면 도시 안에 산도 있고 바다도 있고 강도 있고. 그리고 그 안에 산업지구도 있어요. 그래서 이런 모든 걸 갖춘 환경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성광> 지금 이제 울산의 매력에 대해서 얘기를 해 주셨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한다면 또 어떤 매력이 있을까요?
◆김미향> 제가 울산시 홈페이지에서 '2035 울산시 도시기본계획 보고서'라는 것을 찾았어요.
◇김성광> 청년 대상?
◆김미향> 청년 대상은 아니고 모든 시민 대상.
◇김성광> 20, 35잖아요. 아닌가요?
◆김미향> 2035년이요.
◇김성광> 2035년까지. 네.
◆김미향> 네 그래서 이 울산은 이런 지리적인 장점을 살려서, 해양 경관 지역, 산림 경관 지역, 중심 시가지 경관 지역, 전원 지역, 산업 지역 이걸 다 복합적으로 도시 하나에 다 넣겠다 이런 계획이 있더라고요.
◇김성광> 그렇군요.
◆김미향> 네 그래서 이런 걸 굉장히 장점이라고 생각했고. 또 울산은 일단 소득 수준이 높은 도시잖아요.
◇김성광> 네 그렇죠.
◆김미향> 네 그래서 2020년 자료를 보니까, 1인당 개인 소득이 서울 다음으로 전국에서 제일 높아요. 그래서 사실 서울을 떠난다고 하면 삶의 질, 특히 소득 수준 급여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내려놓으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울산은 소득 수준이 높은 도시고 여전히 대형 일자리, 일자리의 질이 굉장히 높고 아직도. 그렇게 생각이 되고. 그런 부분이 굉장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성광> 탈서울을 하면 인울산 해볼 수도 있겠다. 충분히 고민해 볼 만한 지점들이 있다는 얘기를 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곳에서는 7년째 탈울산 행렬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거죠. 그래서 탈서울이지만 사실상 탈서울 지망생들에게 매력적인 곳이 아닌 것처럼 보여요. 뭐가 문제일까요?
◆김미향> 사실 탈울산 행렬이 이처럼 거센지,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요. 울산이 2014년 이후에 7년째 인구가 감소되고 있는 중이더라고요.
◇김성광> 맞습니다.
◆김미향> '울산 엑소더스'라는 말까지 봤어요. 저한테는 이렇게 울산이 매력적인 이미지로 남아 있는데, 왜 정작 울산에 살던 사람들은 탈울산을 하는 걸까 제가 기사도 찾아보고 연구 자료도 좀 살펴봤더니, 청년층의 수도권 이주로 인해서 이렇게 탈울산 행렬이 거셌다 이렇게 분석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사실 우리나라는 어디에서 태어나든 다 서울을 가야 되는 그런 압박을 받으면서 살고 있잖아요. 청소년기에.
◇김성광> 특히 경쟁 과정이 좀 그렇죠. 인서울 학교를 가냐, 안 가냐 뭐 이런.
◆김미향> 네 그래서 인서울을 하면 얘가 공부 잘했구나 그리고 미래가 유망하구나, 인서울을 하지 못하면 너 어떻게 살래 앞으로, 이렇게 되는 사회 분위기가 있어서 울산이 충분히 매력적이고 그 지역에서 대학을 나와서 취업을 할 수 있는 그런 선택지가 있음에도 무조건 일단은 서울로 가야 된다, 일단 수도권 대학에 가야 된다 이런 의식이 있는 것 같고요. 제가 흥미롭게 생각한 게, 서울 같은 경우는 인구 유출의 주요 원인이 주택이에요. 집 때문에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는 경우가 많은데. 울산은 인구 유출의 주요 원인이 직업이더라고요. 그래서 청년들이 제조업 외에는 일자리를 찾을 수가 없으니까, 수도권으로 많이 가는 것 같아요. 요즘 청년들이 주로 진입하는 일자리는 제조업보다 IT 산업, 새로운 신산업에 진입해야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지식 서비스업 이런 쪽으로. 그런데 아무래도 울산이 제조업 중심이다 보니까. 또 제조업이 최근 몇 년간 상황이 안 좋다 보니까. 그래서 청년들이 제조업 외에 일자리를 찾아서 서울로 가다 보니까 탈울산 행렬이 이렇게 거세진 것 같습니다.
◇김성광> 그렇군요. 그러니까 이 얘기는 그 책 속의 이야기랑도 좀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책 속에서 이제 어머니의 이야기가 나오던데, 농업 중심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변했고 그 부자 동네였던 정읍을 수많은 사람들이 떠났다 이런 얘기를 했더라고요. 어머니께서. 울산은 또 제조업 위기 지역이에요. 그런데 지금 제조업에서 지식산업으로 산업 구조가 바뀌고 있고요. 아까 얘기하셨던 IT업계도 결국에는 지식산업에 포함된다고 보거든요. 울산도 정읍과 같이 쇠퇴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저는 드는데, 어떻게 예측하십니까?
◆김미향> 사실 산업 구조의 흐름이 개인의 노력 또는 울산 시민들의 노력으로 어떻게 달라지는 게 아니다 보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기는 하겠죠. 하지만 제조업의 하락 속도보다 울산의 인구 감소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라고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제조업이 하향세라고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빠르게 탈울산 행렬이 진행될 이유는 없는데, 너무나도 빨리 울산 엑소더스가 일어나고 있다. 그거는 우리가 좀 막아봐야 되지 않겠냐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울산시에서 인구 계획에 관한 연구 이런 걸 많이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그래도 희망적인 부분은 울산의 경우에는 이미 우리나라 10대 도시 안에 드는 큰 광역시고, 아주 정읍시처럼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소멸 도시 중에 포함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물론 제조업이 쇠퇴하는 그런 거대한 산업 구조가 있는 거는 막을 수 없지만,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인구가 유출되는 거는 막을 수 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성광> 네 그렇군요. 시간 관계상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잠시 끊고, 내일 2부로 이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스튜디오에 김미향 기자 나와주셨는데요.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김미향> 감사합니다.
◇김성광>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탈서울 지망생입니다'를 쓴 김미향 기자와의 인터뷰 어떻게 들으셨나요. 도농 복합 공간 울산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매력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의 김성광이었고요. 오늘 방송은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