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산불이 민가 인근까지 번진 모습. 독자 제공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급속히 번지면서 헬기를 이용한 주불진화에 실패했다.
산림 피해면적은 110ha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데다 민가피해도 잇따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낮 12시 6분쯤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의 한 국도변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불은 '순간 최대 풍속' 초속 20m 이상의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지역으로 급속히 번졌다.
산림당국은 산불 확산을 막고 신속한 진화를 위해 이날 오후 4시 30분을 기해 '산불 2단계'를 발령하고, 헬기 30대와 산불진화대원·소방관 8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소방대원들이 산불 현장에서 잔불을 진화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하지만 강풍에다 최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주불 진화에 실패했고, 진화헬기는 오후 7시 30분을 전후해 모두 철수했다.
이에 오후 8시 30분에는 '산불 3단계' 및 산불국가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했다.
산불 동원령 3단계는 예상 피해 면적이 100㏊ 이상일 때 내려지는 가장 높은 수준의 동원령으로, 산불진화통합지휘는 울진군수에서 경북도지사로 이관된다.
이날 불로 오후 8시까지의 산불영향구역은 최소 110ha가 넘는 것으로 산림청은 파악하고 있다.
또 울진읍에 있는 한 사찰 대웅전이 모두 불에 타고, 차량정비센터 2동과 컨테이너가 소실되는 등 민간 피해도 잇따랐다.
울진군 행곡리와 읍남리, 수산리 등 인근 주민 수십 명도 긴급 대피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울진산불로 인한 연무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독자 제공산림당국과 소방당국은 야간 진화작업에 돌입함에 따라 825명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주택가를 중심으로 방화선을 구축한 뒤, 산불 확산 방지와 진화에 모든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는 여전히 초속 11m가 넘는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 주불 진화는 내일 아침 날이 밝은 뒤 헬기를 동원해야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내일 아침 울진지역 일출시간은 오전 5시 14분으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헬기를 현장에 투입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주불을 진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림당국은 이번 불이 산 근처의 도로 공사 현장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아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