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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취업' 전국 1위 폴리텍大 청주캠,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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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취업' 전국 1위 폴리텍大 청주캠, 비결은?

    폴리텍大 청주캠, 3년 연속 충북 취업률 1위
    반도체시스템과 취업률 92.4%…전국 모든 전문대 '반도체' 관련 학과 중 취업률 1위
    실제 산업 현장과 똑같은 클린룸에서 직접 반도체 만들며 실습…전문 양성센터도 곧 개소
    AI·IoT 등으로 교실에 '스마트팩토리' 재현한 메카트로닉스과도 눈길

    한국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 클린룸의 실리콘 웨이퍼 메탈 필름 증착 실습 장면. 한국폴리텍대학 제공한국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 클린룸의 실리콘 웨이퍼 메탈 필름 증착 실습 장면. 한국폴리텍대학 제공
    '반도체 클린룸'에 들어서려면 세속의 먼지부터 떨어내야 한다. 머리부터 발목까지 오는 방진복을 입고 두 겹의 장갑과 무릎까지 오는 방진 신발을 신고도 모자라 에어샤워를 받은 뒤에야 클린룸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에어샤워실에서 클린룸의 출입문을 열자 가벼운 바람이 불어온다. 외부의 이물질이 들어올 수 없도록 클린룸 내부의 기압을 높인 '양압 조치' 덕분이다. 높은 천장에서는 노란 불빛이 쏟아져 내렸다. 반도체 원판인 실리콘 웨이퍼에 빛으로 회로를 새기느라 다른 빛의 간섭을 막기 위한 특수 조명이다.

    클린룸 안에는 진공증착기, 웨이퍼 식각기 등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기계들이 곳곳에 놓여있다. 하나 하나가 수십 억 원에 달하는 '귀하신 몸'이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둥근 접시처럼 생긴 실리콘 웨이퍼에 감광액을 뿌려 바르고, 전자회로 설계도를 그린 포토마스크를 통해 빛으로 반도체를 새겨넣는다.

    "뒷편에서 현미경으로 반도체 회로를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안내를 맡은 반도체시스템학과장 하정우 교수가 기자의 손을 이끈다. 매일처럼 반도체 회로를 설계하고 만들며 반도체 생산 장비를 다루는 이 곳, 반도체 회사가 아닌, 한국폴리텍대학이다.

    한국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 클린룸의 장비 분해 및 조립 실습 장면. 한국폴리텍대학 제공한국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 클린룸의 장비 분해 및 조립 실습 장면. 한국폴리텍대학 제공
    지난 26일 기자가 직접 반도체 생산 과정을 체험한 '클린룸'을 품고 있는 곳은 한국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 이 곳은 3년 평균 취업률이 82.0%에 달해, 3년 연속 충청북도 전체 대학 가운데 취업률 1위를 지키고 있는 충북 제일의 '취업 명문' 대학이다.

    단순히 취업률만 높은 것이 아니다. 한화큐셀(41명), SK하이닉스(31명), CJ제일제당(22명) 등 대기업은 물론, 네패스(31명), 스템코(23명) 원익머트리얼즈(19명) 등 각 산업분야를 대표하는 우량기업들에서도 폴리택 학생들을 찾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반도체시스템과는 2020년 대학정보공시 기준 취업률 92.4%로 단연 독보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충북을 넘어 전국 전문대에서 '반도체'라는 단어가 포함된 모든 학과들을 통틀어 취업률 1위의 호성적이다.

    역시 취업률 2위인 폴리텍대학인 아산캠퍼스의 반도체디스플레이과(84%)와, 4위인 반도체융합캠퍼스 반도체CAD과(81.8%)가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여타 일반대학(61.0%), 전문대학(68.7%)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이처럼 반도체 업계에서 거둔 폴리텍대학 졸업생들의 선전은 우연이 아니다. 반도체 기업만 약 120개 사가 집중된 충북 지역 산업 수요에 주목한 '산학 맞춤' 인재양성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폴리텍대학은 설명한다.

    이러한 인재 양성의 산실 중 하나가 바로 2008년 청주캠퍼스에 구축한 '클린룸'이다. 학생들은 반도체 제조 환경을 그대로 재현한 클린룸에서 실제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며 반도체를 설계·제작하고, 장비를 조작·정비하는 과정을 직접 실습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기업이 실제로 사용하다 청주캠퍼스에 기증한 174억 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들이 반도체 미래 인력 양성의 든든한 밑거름이다. 덕분에 재학생들은 SK하이닉스, ㈜DB하이텍, ㈜네패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장비들을 마음껏 운용·분해·조립·정비할 수 있다.

    실제 산업현장과 똑같은 반도체 제조 환경에서 실습하기 때문에 졸업 직후 곧바로 산업 현장에 뛰어들어도 현직 노동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곧바로 작업에 투입될 수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 인력 양성 클러스터 캠퍼스 현황. 한국폴리텍대학 제공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 인력 양성 클러스터 캠퍼스 현황. 한국폴리텍대학 제공
    폴리텍대학은 2020년부터 정부의 K-반도체 전략과 연계해 전문 반도체 기술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폴리텍 반도체 인력 양성 클러스터'도 구축했다. 경기도 안성의 반도체융합캠퍼스 출범을 시작으로, 소재(성남), 후공정(아산), 장비 유지보수(청주) 등 각 캠퍼스에 반도체 관련 교육과정을 마련해 관련 전문인력을 지난해만 830명 배출했다.

    이렇게 마련한 반도체 인력 양성 4개 캠퍼스에서는 삼성전자 출신(6명), SK하이닉스 출신(3명) 등 얼마 전까지 현장을 누비던 '따끈한' 경력을 갖춘 교수진이 직접 개발한 실무 중심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더 나아가 폴리텍 청주캠퍼스는 총사업비 135억 원을 투입한 '반도체 인력 양성센터'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24년 9월이면 연면적 1200평이 넘는 거대한 반도체 전문 교육 건물이 세워지는 것이다.

    이 곳 청주캠퍼스에는 반도체학과 뿐 아니라 메카트로닉스과의 선전 역시 주목할 만 하다. 최근 취업률만 81.2%에 달할 뿐 아니라, 취업유지율도 92.9%를 기록해 졸업생들이 취업 후에도 만족스러운 직장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메카트로닉스과에서는 사람 대신 로봇이 제품을 생산·관리하는 '스마트팩토리'에 특화된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데, 특히 반도체 자동화 공정 전문인력이 다수 배출되고 있다.

    교실에 마련된 '미니 스마트팩토리'에서 학생들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해 드론을 조립·생산하는 공정을 진행하는 등 각종 프로젝트 실습을 거치면서 실제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것과 같은 스마트공정 운용 실무를 경험할 수 있다.

    한편 폴리텍대학은 오는 9월 13일부터 2년제 학위과정 수시1차 원서접수를 시작한다. 올해 모집인원은 전국 28개 캠퍼스 155개 학과, 총 663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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