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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불상 훼손 사건 유감"…종교 '화합' 이룬 尹 대통령 오찬



대통령실

    "청와대 불상 훼손 사건 유감"…종교 '화합' 이룬 尹 대통령 오찬

    한교총 회장 보수 교단 첫 사과
    총무원장, "감사하다. 개신교인들 아니라고 이해"
    기독교-불교, '찐' 화합 분위기, 예상시간 1시간 넘겨 잔디밭 담소까지 이어져
    "모든 어젠다에 정확한 자기 의견이 있지만,
    논리적으로 정확하게 지적해주면 즉석에서 수용"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7대 종단 지도자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대통령실 제공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7대 종단 지도자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대통령실 제공
    "청와대 개방에 티가 되고 불교에 누를 끼친 청와대 불상 훼손 사건에 유감을 표합니다."

    지난 2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윤석열 대통령과 7대 종단 지도자의 첫 오찬 간담회에서 류영모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이 최근 청와대 불상 훼손 사건과 관련해 불교계에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그동안 일부 개신교인의 불상 훼손, 사찰 방화 등으로 개신교와 불교계 간의 오랜 갈등이 있어왔다. 청와대 개방 하루 만인 지난 11일에는 50대 여성이 관저 뒤편 이른바 미남불로 불리는 석조여래좌상 앞에 놓인 불전함 등을 파손하고 '나는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라며 난동을 부려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그간 진보 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는 사과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개신교 보수 성향의 최대 연합체인 한교총 회장이 불상 훼손 사건과 관련해 불교계에 유감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류 회장에 이어 진보 성향 개신교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총무도 "지난 세월동안 불상 훼손 등의 일들이 많았고 그때마다 우리 기독교교회협의회가 불교계에 사죄의 메시지를 내고는 했는데 이번에 한교총 회장께서 함께 해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류 회장이 유감을 표시하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스님은 합장하며 "감사하다"면서 "(우리도) 개신교인들이 한 것이 아니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화답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 참석자는 "기독교와 불교가 서로 화합하는 좋은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했고 다른 참석자도 "보기만 해도 흐뭇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류 회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약속한 청와대 개방 행사에서 불상사가 있어 대통령께도 누가 되고 불교계에도 큰 결례가 되어 유감을 표했다"며 "정당한 신앙 상식에 어긋나는 비신앙적 행위지만 한국 교회를 대표해 유감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서는 종교 지도자들과의 다양한 주제의 토론이 오가면서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을 훌쩍 넘겼다.

    청와대 관저의 석조여래좌상. 연합뉴스청와대 관저의 석조여래좌상. 연합뉴스이홍정 총무가 남북 간에 '코로나 임시 평화체제'를 제안하자 윤 대통령도 "CNN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북한 체제를 훼손시킬 생각은 없다고 분명히 이야기했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무는 "북한의 코로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코로나 임시 평화체제'를 선포해,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과 대북제재 완화 등을 추진하고 북한도 핵이나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고, 북한에 실질적 도움을 주며 대화하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또 다른 출구를 찾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제안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7대 종단 지도자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홍정 한국기독교협의회 총무와 원행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윤 대통령, 류영모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등)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7대 종단 지도자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홍정 한국기독교협의회 총무와 원행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윤 대통령, 류영모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등) 연합뉴스한 참석자는 "이에 대해 대통령이 앞서 발표한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강하게 설명하거나 주장하지 않았고 코로나 지원을 위한 정부의 노력 등을 설명했다"며 "본인이 나름대로 이날 나눈 주제들에 성실하게 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윤 대통령에 대해 "약간의 보스 기질에 잘 아우르고 가려고 하는 태도가 몸에 많이 배어있는거 같더라"며 "상당히 겸손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상대방의 얘기에 가급적 수긍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더라"고 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또 다른 종교계 지도자는 "지금까지 대통령과의 모임은 틀에 밖인 형식적인 모임이었는데 이번엔 달랐다"며 "여러 어젠다들을 논의하며 이렇게 자유스러운건 처음이다. 대통령은 모든 어젠다에 정확한 자기 의견이 있지만, 논리적으로 정확하게 지적해주면 즉석에서 수용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초등학교는 미션스쿨을 나와 청소년기에는 교회에 다녔고 후에 성당에서 영세도 받았는데 지방을 돌며 검사 생활을 하다보니 종교 생활을 열심히는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열분 모두 차타고 가실 때까지 다 배웅하고 인사해드렸다"며 "'앞으로도 자주 만나자. 자주 만나시면 거기 가겠다'고 했다"면서 "시종일관 '화합'의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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