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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영화로 나란히 칸 수상한 박찬욱-송강호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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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영화로 나란히 칸 수상한 박찬욱-송강호의 인연

    영화 '박쥐'로 2009년 칸영화제 방문 후 2022년 다른 영화로 수상의 영광 안아
    박찬욱 감독의 이름을 알린 '공동경비구역 JSA'로 첫 인연
    이후 '복수는 나의 것' '친절한 금자씨' '박쥐' 통해 인연 이어가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감독상을 받은 배우 송강호와 박찬욱 감독. 칸영화제 제공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감독상을 받은 배우 송강호와 박찬욱 감독. 칸영화제 제공영화 '박쥐'로 2009년 함께 칸 레드카펫을 밟았던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13년이 흘러 다른 영화로 나란히 수상한 두 사람의 인연이 눈길을 끈다.
     
    28일 오후 8시 30분(현지 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한국 감독과 배우가 각각 호명되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드높였다.
     
    배우 송강호는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박찬욱 감독은 4번째 칸 진출작으로 감독상을 품에 안았다. 특히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으로 호명된 후 무대로 향하자 다른 곳에 있던 박찬욱 감독이 달려와 그를 끌어안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송강호는 지난 2007년 제60회 칸영화제에서 '밀양'의 전도연이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데 이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로 남자 배우 중 첫 번째로 칸 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송강호는 '괴물'(2006) '밀양'(2007)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박쥐'(2009) '기생충'(2019) '비상선언'(2021)에 이어 7번째 칸 레드카펫을 밟았고, 칸 경쟁 부문 4회 초청 끝에 주연상을 받게 됐다.
     
    박찬욱 감독은 지난 2004년 '올드보이'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았으며, 2016년에는 '아가씨'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데 이어 네 번째 칸 경쟁 부문 진출작인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와 '복수는 나의 것'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와 '복수는 나의 것' 스틸컷. CJ ENM 제공송강호와 박찬욱 감독이 같은 무대에서 서로 다른 작품으로 수상한 모습은 그들의 남다른 인연을 떠올리게 한다.
     
    송강호는 박찬욱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이자 그의 이름을 국내외에 알린 작품인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감독과 배우로 인연을 맺었다. 송강호는 극 중 북한군 중사 오경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고,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박찬욱 감독 역시 이 작품을 통해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대종상과 청룡영화제를 휩쓸었다.
     
    지난 2016년 씨네21이 마련한 대담에서 박찬욱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송강호가 '김정일 장군 만세! 조선노동당 만세!' 하는 부분이 있다. 당연히 나는 그런 '종북'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영화에서 오경필(송강호)의 '쇼'나 다름없는 그런 상황을 통해서 상업영화 안에서 그런 대사가 발설될 수 있다는 게 대단한 쾌감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박 감독의 '복수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인 '복수는 나의 것'에서 송강호는 중소기업 사장이었으나 인생의 전부였던 딸이 죽은 후 딸을 유괴하고 살인한 류(신하균)를 추적하는 박동진을 연기했다. 당시 '복수는 나의 것'은 흥행은 실패했으나 평단으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이동진 평론가는 "탁월한 예술가가 아이러니를 다루는 방법"이라고 평하며 만점을 부여했다.
     
    박찬욱 감독 영화에서 주연을 맡으며 인연을 맺은 송강호는 감독의 '복수 3부작' 마지막 영화인 '친절한 금자씨'에서 납치범 1 역으로 특별출연하며 인연을 이어갔다. 당시 송강호는 백 선생의 사주를 받아 금자와 제니를 손보려다 금자가 쏜 총알을 맞아 죽는 역할이었다.
     
    영화 '박쥐'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박쥐' 스틸컷. CJ ENM 제공박찬욱 감독과 송강호가 함께 처음으로 칸을 방문한 건 '박쥐'로다. 2009년 제62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박쥐'에서 송강호는 뱀파이어가 된 신부 상현 역을 맡았다.
     
    '신부' '뱀파이어' '살인'의 문제를 들어 윤리와 구원, 폭력의 문제를 그린 '박쥐'에서 송강호가 맡은 상현은 존경받는 신부에서 정체불명의 피를 수혈 받아 뱀파이어가 되고, 결국에 친구의 아내와 사랑에 빠져 친구를 죽이자는 제안을 받게 되는 인물이다.
     
    당시 송강호는 "'공동경비구역 JSA'를 촬영하면서 박찬욱 감독과 함께 만들자고 약속했지만 그것이 10년이 걸릴 줄은 몰랐다"며 "완성된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작품의 독창성에도 놀랐지만 드디어 '박쥐'를 만들게 된다는 감격이 더 컸다"고 말한 바 있다. '박쥐'는 박찬욱 감독에게 심사위원상을 안겼다.
     
    '박쥐' 이후 13년이 흐른 후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송강호는 또 다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를 통해 각각 칸영화제에 섰고, 다른 작품으로 나란히 수상의 영광까지 가져갔다.
     
    호명 후 무대에 오르기 전 송강호는 박찬욱 감독을 끌어안고 감격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처럼 각자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세계적인 감독, 세계적인 배우가 된 둘의 인연이 어디로 이어질지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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