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객들이 30일 오전 광주 동구 금호장례식장에서 지난 29일 별세한 정동년 5·18 기념재단 이사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김한영 기자'오월 사형수'로 평생을 민주화운동 등 각종 사회운동에 헌신한 정동년 5·18기념재단 이사장이 지난 29일 별세한 가운데 30일 광주에서는 고인을 애도하는 추모의 물결이 일고 있다.
지난 29일 고인이 된 정동년 이사장의 빈소가 마련된 광주 동구 학동 금호장례식장에는 정 이사장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러 온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장례식장을 찾은 추모객들은 한쪽에 마련된 정 이사장의 영정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족들은 최근까지도 활동을 이어가던 고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30일 오전 광주 동구 금호장례식장에 마련된 정동년 5·18 기념재단 이사장의 빈소. 김한영 기자이날 정 이사장을 배웅하러 온 조문객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의 대학교 후배인 윤만식 전 광주민족예술단체총연합 회장은 "운동권에 있으면서 가장 존경했던 선배 가운데 1명"이라면서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신 게 아마 80년대에 4번이나 구속되는 등 고문의 후유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엊그저께까지만 해도 같은 행사장에서 만났는데 갑자기 이렇게 돌아가신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날 장례식장을 찾은 황풍년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정동년 이사장은 5·18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면서 "내란의 수괴로 사형 선고를 받았고 풀려난 뒤로도 줄기차게 오월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까지도 여러 행사에서 뵀는데 너무 놀랐다"면서 "그동안 고생하셨는데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 시민이 30일 광주 동구 금호장례식장에 마련된 정동년 5·18 기념재단 이사장의 빈소를 찾았다. 김한영 기자오월 단체의 전·현직 회장들을 비롯해 회원들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5·18 유공자 김모(67)씨는 "5·18의 큰 별이 졌다"면서 "5·18 등을 통해 민주주의 발전에 앞장섰던 분"이라고 했다.
정치권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김상희 국회부의장,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도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했다.
장례는 5·18민주국민장(3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31일 오전 9시이며 영결식은 같은 날 오전 10시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진행된다. 이어 고인이 근무했던 5·18기념재단과 모교인 전남대에서 노제를 지낸 뒤 같은 날 오후 2시 국립5·18민주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