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 연합뉴스김창룡 경찰청장은 2일 행정안전부가 경찰 통제 방안을 논의하는 것과 관련 "항상 권한과 책임과 견제는 함께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1991년 경찰청 개청 당시 경찰법 제정 정신도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 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본청에서 열린 정례 간담회에서 "경찰권이 비대화되고 견제와 통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번 검찰청법, 형소법 추가 개정으로 인해 주장이 더 강화된 측면이 있고 위원회에서 전반적으로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다만 경찰권에 대한 통제뿐만 아니라 경찰에 대해서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자 했던 1991년 경찰청 개청 당시 경찰법 제정 정신도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 생각한다"며 "그런 다양한 의견과 시각을 반영해서 균형 잡힌 논의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승만 정부가 수립된 1948년 당시 치안국(경찰청 전신)은 내무부(행안부 전신)의 보조기관에 속했다. 하지만 부정선거 등 정권의 부당 행위에 경찰력이 동원되고 정치적 중립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지자 1987년 민주화 이후 1991년 경찰법이 제정됐다. 경찰청은 행안부의 외청(外廳)으로 독립관청화 됐으며, 대신 경찰위원회 제도를 도입하면서 경찰의 민주적 통제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종민 기자이상민 행안부 장관 취임 이후 꾸린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에서는 장관 직무 권한에 '치안' 부활, 경찰국 신설 등이 검토된 것으로 전해져 개편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청장은 이어 내년 2월 말까지로 정해진 현 국가수사본부장 임기와 관련해서도 "임기를 보장한 법 취지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또 법무부 산하 인사정보관리단 신설 추진 및 검찰과 경찰 인사 검증 체계 변화에 대해 "관련한 조치들이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 확정되지 않고 구체화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인사검증 지원 기관으로서 미리 말하긴 적절하지 않다"라고 말을 아꼈다.
김 청장은 대통령 집무실 100m 내 집회에 대해선 금지 통고 방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 입장에선 본안 소송을 통해 법원에 입장을 받아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현재의 입장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법무법인과 계약을 체결했다. 최대한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청장은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 거부를 반복한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도로교통법(일명 윤창호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최근 헌법재판소의 판단과 관련해선 "경찰은 법 집행 기관이기에 기본적으로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며 "지난해 11월 첫 번째 헌재 결정이 난 이후 이를 보완하기 위한 법안이 몇 개 제출돼있다. 빠른 시일 내 보완입법이 이뤄지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경찰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관련 851건에 1302명을 수사했으며 124명은 송치, 994건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 청장은 "허위사실 유포나 금품 살포, 공무원 선거개입 등을 4대 중대 위반 사범으로 설정해서 중점 단속하고 있다"며 "기조를 선거 마무리 이후까지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