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인천구치소에서 출소를 앞두고 있던 20대 수용자가 다른 수감자들에게 지속적인 폭행을 당한 끝에 뇌사 상태에 빠진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법무부와 교정본부의 '뒷북 조치'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구치소 측은 과거 피해자를 폭행한 가해자를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있다가, 피해자가 또 다른 수용자에게 재차 폭행을 당해 뇌사 상태에 빠지자 그제야 검찰에 뒷북 송치했다.
31일 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1일 폭행을 당해 뇌사 상태인 A(29)씨는 지난 4월 21일 인천 시내 한 종합병원에서 쇄골 골절 등 전치 7주 진단을 받으면서 "다른 수용자에게 3월 말부터 4월 18일까지 여러 날에 걸쳐 폭행을 당했다"라고 진술했다. 현장에는 구치소 관계자들도 동행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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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법무부와 교정본부는 "당시 피해자 A씨와 가해자 B씨를 분리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천구치소는 B씨를 5월 23일에서야 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가 다른 수용자들에게 추가 폭행을 당해 뇌사 판정을 받은 5월 21일로부터 이틀이나 지난 시점에서 부랴부랴 송치한 것이다.
A씨 가족은 더 큰 사건이 터지자 구치소 측이 그제야 과거 폭행 사건에 대해 조치를 취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또 앞서 폭행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인천구치소 측의 석연찮은 대응은 또 있다.
A씨가 21일 새벽, 수용자 2명에게 목울대를 맞는 등 폭행을 당해 심정지로 병원에 옮겨질 때까지 A씨 가족에게 과거 폭행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이다.
A씨가 옮겨진 인천 시내 한 대학병원 의료진이 '쇄골 골절이 있는데 왜 발생한 것인지'를 A씨 가족에게 물었고,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가족은 구치소 관계자에게 문의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대학병원 측에서 A씨가 지난 4월 21일 다른 병원에서도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다고 통보했고, A씨 가족은 비로소 A씨가 과거에도 폭행 피해를 입은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진단서 등을 근거로 캐묻자 인천구치소가 4월 폭행 사실을 설명해줬다는 것이 A씨 가족 설명이다.
피해자 가족 제공한편 이날 법무부는 CBS 노컷뉴스 보도 이후 입장문을 통해 "현재 법무부 교정본부와 서울지방교정청이 합동으로 사건 경위, 직원 조치의 적정성 등을 철저하고 엄정하게 조사하고 있다"라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발방지 방안 마련 등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9월 구치소에 수감된 A씨는 올해 9월 출소를 앞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