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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음악에서 소유하는 음악으로'…LP에 매료된 MZ세대

포항

    '듣는 음악에서 소유하는 음악으로'…LP에 매료된 MZ세대

    핵심요약

    MZ세대 LP 구매 증가, 1년 새 2.5배↑… 아이돌도 LP판 발매
    7080 시티 팝 감성과 분위기 소환, 코로나 이후 실내 취미에 대한 관심.. LP 매력 요인
    수고로움이 매력.. 턴테이블 위에 LP, LP 위에 바늘 올려야 재생
    보관, 관리 어렵지만,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공간 채우는 매력
    아날로그, 힙한 감성 동시에 느낄 수 있는 'LP바'도 인기

    ■ 방송: 포항CBS <김유정의 톡톡동해안> FM 91.5 (17:05~17:30)
    ■ 진행: 김유정 아나운서
    ■ 제작: 김선영PD
    ■ 대담: 한동대학교 언론학회 언로너스 허윤 학생


    ◇ 김유정>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동대학교 언로너스 '허윤' 학생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허윤> 안녕하세요. 한동대학교 허윤입니다.
    ◇ 김유정> 네, 오늘은 어떤 주제를 준비하셨나요?

    ◆ 허윤> 오늘은 '듣는 음악에서 소유하는 음악으로, LP에 매료된 MZ세대'에 대해 준비했습니다.
     
    ◇ 김유정> 올해 초에 뉴트로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때, LP를 잠깐 다룬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도 LP를 주제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허윤> 네, 올해 첫 청정수 시간에 뉴트로 아이템을 이야기하면서 LP도 나왔었죠. 사실 한 번 다뤘던 적이 있어서 다시 주제로 선택해도 될지 고민했는데요. 지난 번엔 가볍게 다뤘다면,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MZ세대가 왜 LP에 푹 빠졌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LP라고 하면 7080 음악이 먼저 떠오르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최근에는 블랙핑크, BTS와 같은 아이돌도 LP판을 따로 발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LP 구매 고객층에서 MZ세대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고, 주문량도 증가 추세라고 해요. 그래서 오늘은 LP가 왜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지 알아보려고 합니다.MZ세대 구매 고객층 증가로 아이돌 LP 발매 증가 'BTS Dynamite LP'. YES24 홈페이지 캡처MZ세대 LP 구매 증가로 아이돌 LP 발매 증가 'BTS Dynamite LP'. YES24 홈페이지 캡처
    ◇ 김유정> LP 열풍을 알아보기 전에, LP에 대해서 많이 들어본 분도 계실 텐데요. LP가 정확히 어떤 건지 모르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LP만의 특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허윤> LP는 Long Playing Record의 약자입니다. 이름 그대로 장시간의 음악을 녹음하고 재생할 수 있는 음반이에요.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고, 표면에 나선형으로 미세한 홈이 파여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턴테이블에 LP를 올려 놓고, 바늘을 LP 위에 내려놓으면 회전하는 LP를 따라 바늘이 미세한 홈 사이로 지나가며 소리가 납니다. LP는 보통 12인치의 크기로 만들어지는데요. 요즘에는 1~2개의 곡만 담을 수 있는 7인치 사이즈의 LP도 제작되고 있어요. 주재료가 염화비닐이기 때문에, LP는 '바이닐'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 김유정>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LP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해요. LP의 인기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 허윤> LP는 최근 음반시장의 가장 큰 이슈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LP 생산 공장에 따르면, LP 주문과 제작 문의가 지난해에 비해 2.5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생산량도 지난해에 비해 1.5배 늘어났다고 해요. 내년도 주문은 벌써 올해에 비해 2배 늘어났다고 합니다. 또, 한 온라인 서점에 따르면 LP 구매 고객층에서 MZ세대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난해 LP 구매 고객 가운데 40.8%가 MZ세대였습니다. 2019년에는 MZ세대의 비중이 27%였는데, 불과 3년 사이에 10%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이죠.
     
    ◇ 김유정> LP는 주로 7080 세대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MZ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네요. 이러한 LP 열풍의 배경은 무엇일까요?

    ◆ 허윤> 올해 첫 청정수에서 이야기한 '뉴트로'도 LP 열풍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뉴트로와 음악을 이야기할 때에는 시티 팝을 빼놓을 수 없죠. 70~80년대 일본에서 시작됐다고 알려진 시티 팝은 재즈, 펑크, 소울, 팝 등 다양한 장르를 활용해 세련되고 감성적으로 표현한 음악 스타일인데요.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시티 팝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래서 그때의 감성과 분위기를 LP를 통해서 '완성'하려는 것도 LP의 인기 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겪어본 적 없는 시대에 대한 동경이라고 할까요?
    LP 인기 요인 중 하나인 일본 시티팝 컴필레이션 LP. YES24 홈페이지 캡처LP 인기 요인 중 하나인 일본 시티팝 컴필레이션 LP. YES24 홈페이지 캡처그리고, 코로나19 이후 실내에서 색다른 취미 생활을 즐기면서, 음악을 바라보는 MZ세대의 관점이 바뀐 것도 LP 열풍의 요인입니다. 음원 사이트에서 쉽게 듣는 음악이 아니라 내가 직접 구매하고 소유하는 음악으로 관점이 달라진 거죠.
     
    ◇ 김유정> 음악을 바라보는 MZ세대의 시각이 듣는 음악에서 소유하는 음악으로 바뀌었군요. 그렇지만, 음악을 소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CD가 있는 앨범을 사도 될 텐데요.

    ◆ 허윤> 말씀하신 대로, 음악을 가지고 싶어한다면 CD가 있는 앨범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LP는 CD와 달리 독특한 매력이 있어요. LP를 통해 음악을 들으려면 우선 LP를 꺼내서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바늘을 조심스레 내려놓아야 합니다. CD플레이어에 CD를 넣고 버튼을 눌러서 음악을 트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죠. 이렇게 직접 음악을 틀면서 느끼는 수고로움이 LP만의 매력입니다.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MZ세대는 LP를 틀면서 느끼는 불편함마저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재생할 때 바늘 내려놓아야 하는 LP만의 매력을 끌어 올려주는 턴테이블. public domain pictures 캡처재생할 때 바늘 내려놓아야 하는 LP만의 매력 끌어 올려주는 턴테이블. public domain pictures 캡처
    ◇ 김유정> LP로 음악을 트는 것도 불편하지만, LP를 보관하고 다루는 방법도 까다롭다고 들었어요. 그럼에도 MZ세대가 LP에 매료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 허윤> 네, LP를 보관하는 방법이 까다로운 것은 맞습니다. 일단 LP는 CD보다 더 크기 때문에 공간도 많이 차지하고요. 가로로 눕힌 채로 쌓아 두면 무게 때문에 변형될 수 있어서, 90도에 가깝게 세워 둬야 합니다. 햇빛이나 열에 노출되면 안 되기 때문에 빛이 들지 않고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LP를 다루는 방법도 어려운데요. 함부로 다루면 흠집이 나거나 이물질이 홈에 낄 수 있어요. 그래서 가능하면 부드러운 면 수건을 물에 적셔서 먼지만 살짝 닦아내야 합니다.
    그럼에도 MZ세대는 LP를 구매하고 모으면서, 오랜 시간을 들여 자신의 공간을 채우는 것에 큰 매력을 느낀다고 해요.
     
    ◇ 김유정> LP만의 매력이 확실히 있네요. 저도 SNS에서 분위기 있는 LP 가게도 봤고, LP를 모으는 사람들을 많이 본 것 같아요.

    ◆ 허윤> 네, 맞습니다. LP의 감각적인 디자인 때문에 수집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SNS에는 분위기 있는, 소위 '힙한' 감성의 LP바 사진도 자주 올라오더라고요. 실제로 LP바에 찾아오는 손님들 중 젊은 세대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힙한 감성으로 젊은 세대의 인기 끌고 있는 LP바. 와디즈 캡처힙한 감성으로 젊은 세대의 인기 끌고 있는 LP바. 와디즈 캡처
    ◇ 김유정> 허윤 학생 주위에도 LP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나요?

    ◆ 허윤> 제 친구가 LP를 모으기 시작하면서 턴테이블까지 구매했는데요. 연락을 주고 받을 때마다 심심찮게 LP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테일러 스위프트, 에드 시런, 성시경 등 저도 좋아하는 가수들의 LP를 샀다고 자랑할 때면 내심 부럽더라고요. LP를 직접 틀어서 동영상도 보내준 적이 있는데, 음원으로 듣는 것보다 소리가 더 따뜻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인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나얼 씨도 유튜브에 매주 본인이 직접 LP를 트는 영상을 올립니다. 처음에는 나얼 씨가 추천해주는 다양한 음악을 들으려고 영상을 봤는데요. LP를 틀면서 생기는 특유의 '지지직'거리는 잡음이나 평소에 느낄 수 없는 아날로그의 느낌이 살아 있어서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 컨텐츠를 즐겨 보고 있습니다.
     
    ◇ 김유정> 지금까지 LP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허윤 학생은 LP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 허윤> 저도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해서 LP에 관심이 많은데요. 아직까지는 직접 구매하거나 LP바를 가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될 때 한 번은 꼭 LP바에 가서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들어보고 싶어요. 또, 턴테이블과 LP를 사서 집에서 직접 LP를 틀어보고 싶기도 하고요.
    MZ세대가 LP에 매료된 이유를 잘 보여주는 글이 있는데요.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에 나오는 한 구절을 인용해보겠습니다. "오래된 LP판에는 LP판만의 아우라 같은 것이 깃들어 있다. 그 아우라가 마치 소박한 온천에 몸을 담근 것처럼 내 마음을 안에서부터 서서히 덥혀준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LP를 모으거나 LP를 통해 음악을 들으면서, 바쁘게 살던 중 잠시 여유를 가지고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다는 것. 그리고, LP만이 가진 독특한 아우라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LP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유정> 오늘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시간은 '듣는 음악에서 소유하는 음악으로, LP에 매료된 MZ세대'를 주제로 이야기 나눴습니다. 한동대학교 허윤 학생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허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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