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전 국민 대상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은 외국 상황을 포함한 향후 유행 전개 상황을 살핀 뒤 수립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 청장은 9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백신 4차 접종 계획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백 청장은 "유행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그리고 외국의 (유행) 전개 상황도 살펴야 할 것 같다"며 "접종과 감염으로 인한 면역이 어떻게 감소하는지, 백신 제조사들의 변이 대비 개량 백신 개발 상황 등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접종 계획을 세워야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유행 시 방역을 강화할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방역당국으로서 가장 고민해야 하면서, 또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유행 초반에 우리가 방역정책을 강하게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병에 대해 잘 몰랐고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제 백신과 치료제를 가지고 있어 질병의 피해를 줄일 수 있고 마냥 방역을 강화해나갈 수 만도 없는 시점임을 인정해야 한다. 사회가 얼마나 감당해낼 수 있을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이르면 다음주 해제 여부가 결정될 확진자 격리 의무에 대해서는 "격리 의무가 해제되면 아무래도 유행은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며 "고위험군이 잘 치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의료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고위험군이 아니라도 아프면 쉴 수 있는 사회적인 문화가 조금 더 성숙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9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 청장은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중심으로 한 방역당국의 초기 코로나19 대응을 높게 평가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신종 감염병 위기라는 것이 초유의 사태였기 때문에 정보와 근거는 제약적이고 불확실성도 매우 컸다. (이런 상황에) 여러 근거를 종합해 과학적으로 판단을 하려고 많은 노력한 방역당국과 정은경 전 청장의 노고가 컸다"며 "특히 잘하셨던 부분이 초기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메르스나 신종플루 같은 감염병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 역량이 많이 확충됐고 이 역량이 코로나19 대응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개인의 사생활이 과하게 노출된 부분이 있는 점을 꼽았다. 백 청장은 "우리가 방역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평가하고는 있지만 역학 조사에서 개인 정보가 과도하게 노출된 부분이 있는 점은 수정돼야 한다"며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을 잘 보완해 (향후) 원숭이 두창 접촉자 역학조사 등에서 걱정할 일 없도록 세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2년 반 동안 코로나19 유행 과정에서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는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백 청장은 "팬데믹 대응책 마련에 쫓겨서 대응 과정에서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 분들에 대한 애도가 부족했다"며 "고인이 된 분들이 오늘 자로 2만 4천명이 넘는다. 애도의 말씀으로 위로가 될 리 없겠지만 이 분들의 안타까움이 숫자로만 기록되지 않도록 방역당국은 더 철저한 분석으로 미래 대비하는데 전략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