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대 (음악 평론가)
그제 밤에 그룹 방탄소년단 BTS가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전 세계 대중문화계가 출렁였습니다.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쳐서요. 소속사 주가가 하루 만에 2조 원이 증발했어요. 25% 포인트 하락을 했습니다. 우리한테는 좀 갑작스러운 뉴스로 여겨지는데, 어떤 배경이 있었던 건지 좀 알아보죠. 음악평론가 김영대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영대 평론가님 안녕하세요.
◆ 김영대> 네,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 김현정> 누가 뭐래도 지금이 최절정이고 게다가 얼마 전에 새 앨범도 발표했는데. 왜 갑자기 단체 활동, 팀 활동 중단입니까?
◆ 김영대> 이게 좀 팩트적으로는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일단 BTS가 단체활동 중단 선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정확히는.
◇ 김현정> 회식에서 그렇게 얘기한 거 아니에요? 잠정 중단한다고.
방탄소년단이 지난 14일 오후 공식 유튜브 채널 방탄TV에서 '찐 방탄회식' 영상을 통해 팀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전했다. 방탄TV 유튜브 캡처.◆ 김영대> 그러니까 잠정 중단이라는 것이. 예를 들면 우리가 그룹이 어떤 개인 활동으로 나아간다 앞으로는 이런 활동에 치중하겠다고 했을 때, 결과적으로 봤을 때 그룹으로서의 완전체 활동이 당분간은 없을 수도 있다, 미뤄지겠다, 이런 사실은 공백기 같은 것들이 기존에 우리가 존재하는 그룹들도 늘 있었잖아요. 그런데 지금 사실은 보도되고 있는 이런 어떤 뉘앙스들을 보면 이게 그룹이 뭔가 완전 중단, 잠정중단을 하고 마치 그룹이 해체 수순을 밟고 개인 활동을 나간다는 식의 이런 식의 논리 구조가 짜여져 있기 때문에 이게 좀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사실은. 왜냐하면 지금 BTS 같은 경우에는 9년차예요. 그런데 보통 아이돌 그룹이 7년차에 보통 큰 위기를 맞죠. 계약 문제도 있고. 보통 아이돌 그룹이라는 거의 소유권 자체가 아직까지는 우리가 기획사가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획사가 예를 들면 이 멤버들하고 계약을 해지하면 자연스럽게 그룹 자체가 그냥 사라져요.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런데 BTS 같은 경우는 그런 경우가 아니죠. 그러니까 정확히 그룹의 정체성이 그대로 유지가 되고요. 다만 앞으로 그들 본인들의 표현들을 빌리자면 미뤄뒀다라고 말을 해요. 조금 더 일찍 시작했어야 하는데 미뤄두었던 각각의 어떤 개인으로서, 아티스트로서의 행보를 지금은 앞으로 하고 싶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당연히 우리가 알고 있는 그룹으로서의 BTS의 활동은 좀 당분간은 멀어지는 거죠. 쉼표가 찍히는 거죠. 그런데 이거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특히 언론에서는 그러한 큰 흐름을 보기보다는 BTS 방송활동 중단 이렇게 좀, 뭐랄까요. 자극적으로 보도가 된 면이 없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어쨌든 지금의 이 완전체 모습을 당분간은 볼 수가 없는 것만은 맞는 거잖아요.
◆ 김영대> 뭐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본인들이 어쨌든 달려라 방탄 같은 본인 자체 프로그램은 계속 한다고 했고, BTS 자체는 유지가 된다라는 것을 사실 본인들이 이례적으로 나서서 또 몇 번이나 확인을 시켜줬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점은 일단은 받아들여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9년 동안 정식앨범만 16개 냈더라고요. 싱글앨범까지 내면 24개 내고. 본인들이 밝힌, 소진된 느낌을 받는다. 이게 어떤 건지 이해가 되는데 결국 그러면 일단은 이 단체 활동, 이대로의 완전체 활동을 쉰다는 건 그런 이유가 주요했을까요.
◆ 김영대> 저는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것은 아닙니다마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지금 말씀하신 그 이유였다고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아이돌 그룹이 신인 시절부터 연습생 시절을 거쳐서 데뷔를 하면 보통 정말 하나의 목적을 향해서 그냥 7명이 혹은 5명이 달리는 거죠. 그러니까 거기에서는 개인의 어떤 욕망이나 욕구는 없고, 그냥 이 그룹이 성공을 하기 위해 달리는 거지만. 지금 사실은 BTS의 커리어의 포인트는 그런 것들은 이미 이뤄냈고 어떻게 보면 각자가 추구하고 싶은 아티스트로서의 혹은 연예인으로서의 길이 있는 건데,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런 것들을 내가 하고 싶어도, 혹은 내가 쉬고 싶다고 말해도 이런 거를 보는 팬들이, 그리고 BTS 같은 경우는 국민그룹 같은 위치에 도달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 뭔가 실망을 주지 않을까, 사람들에게 뭔가 실망감을 주지 않을까 해서 그런 것들을 굉장히 오랜 시간 자제해 왔다, 이런 표현을 하더라고요. 그런 게 너무 저는 가장 중요한 이유였을 거라고 보고 일각에서 사실은 군 문제 때문에 갖게 되는 소위 말하는 군백기라고 하죠. 이런 지적을 하던데, 그거는 당연히 현실적인 고민일 겁니다. 누구 하나가 어쨌든 빠지게 되면 완전체는 없어지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시간의 조율 문제도 있을 거지만 저는 사실은 이러한 군대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게 거의 예정된 수순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군대, 그러니까 맏형이 올해 안에 군대를 꼭 가야 되는 상황이 됐는데. 맏형 진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이런 잠정 휴식의 시간은 필요했다고 보시는 거예요?
김영대 음악평론가, 작가.◆ 김영대> 저는 뭐 제가 거의 확신에 가깝게 생각을 하는데, 왜냐하면 이건 너무 당연한 것 같아요. 사실은 그룹의 멤버로서의 하나의 개별적인 아티스트로서 가지고 있는 그런 각자의 길이 있기 때문에 그룹에서 9년차라고 하면 이들이 그룹 활동 뿐 만 아니라 자신들의 길을 추구하고 싶다는 그런 욕망이 너무 당연한 거라고 봐지거든요. 그래서 지금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살짝 늦은 감도 있는, 그런 아마 고민을 했을 것 같습니다. 어느 시점에 이런 좀 의사를 밝힐까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그런데 그런 것들이 현실적으로 지금이 적합한 시기가 아닐까, 그래서 앨범도 사실은 완전히 신곡으로 채워진 앨범이 아니라 9년간의 활동을 정리하는 그런 회고적인 앨범으로 냈던 것이겠죠.
◇ 김현정> 갑자기 결정한 게 아니라 고민이 좀 깊었다고 보시는 거군요.
◆ 김영대> 그럼요.
◇ 김현정> 꽤 오래됐고, 알겠습니다. 전 세계 언론이 속도로 타전할 정도로 관심이 있는데 좁게는 우리 K팝 판도에, 넓게는 세계 대중문화계에 어떤 영향을 줄 걸로 보세요?
◆ 김영대> 일단은 충격파는 있겠죠.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쨌든 보도 자체가 활동 중단이라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기 때문에 당연히 이들이 큰 어떤 K팝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다, 이런 것들이 있다는 분석도 이미 있는 것 같고. 또 일각에서는 이것들이 K팝 시장에 큰 타격을 줘서 K팝이 흔들릴 것이다라는, 모르겠습니다. 약간 소망 섞인 그런 분석도 있는 것 같은데요. 저는 사실은 큰 변화는 없을 거다라고 보는 쪽이에요. 왜냐하면 지금 이 BTS 같은 경우는 각각의 멤버들의 인기나 화제성이 그룹 전체까지는 아니지만 나름의 그런 상업적 파괴력을 무시할 수 없을 수준까지 지금 도달해 있어요.
◇ 김현정> 개개인이.
◆ 김영대> 그렇습니다. 이 개개인의 멤버들이 또 어마어마한 팬덤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만약에 이들이 어떤 새로운 앨범이나 싱글을 발표했을 때 기존에 BTS란 보여줄 수 없었던 모습들도 보여줄 수 있고 그리고 아미들이나 K팝 팬들이 변함없이 이런 부분들을 지지할 거라고 보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의 타격은 없을 거라고 보는 게 맞다.
◇ 김현정> K팝도 그렇고 세계 대중문화계에도 그렇고. 알겠습니다.
◆ 김영대> 다만 뉴스는 되겠죠.
◇ 김현정> 한 30초 남았는데요. 잠정중단, 그러니까 완전체 잠정중단의 시기를 언제까지로 보시는지.
◆ 김영대> 그거는 너무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 같아요. 왜냐하면 이게 군 입대 같은 경우에 현실적인 문제지만 비슷한 시기에 여러 명이 입대를 하느냐. 아니면 각각 입대하느냐라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거는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영대>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