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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무원 피살' 갈등 본격화…尹-文 '배수진'치고 격돌

대통령실

    '서해 공무원 피살' 갈등 본격화…尹-文 '배수진'치고 격돌

    핵심요약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진상을 두고 윤석열 정권과 문재인 정권이 강하게 충돌하는 형국입니다. 결과에 따라 어느 한 측은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될 전망입니다. 감사원에서는 관련 사안의 보고 체계 등을 감사할 예정이고, 검찰도 오는 22일 유족 측의 고소가 접수되면 수사에 착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오히려 '특수 정보' 등 당시 첩보 내용을 모두 공개할 수 있다며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두고 신구(新舊)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여당을 중심으로 이 사건의 진상 규명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민주당은 '비밀 정보'(SI, Special Intelligence)까지 공개할 수 있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과 감사원 감사, 심지어 수사 기관의 수사까지 더해지면, 현 정부와 전 정부 간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아울러 신구 전선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 특수활동비 정보공개 부분이나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 임기제 공무원 거취 문제 등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베일에 가려진 사건…신구, 양쪽 다 '자신만만'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대준 씨가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방한계선 북측 해역에서 발견돼 북한군에 피살 당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여전히 많은 의문점을 가지고 있다. 이 씨는 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데다, 북한군이 바로 그 자리에서 이 씨의 시신을 태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태다. 우리 정부는 당시 북한과 합동으로 조사단을 꾸리자고 제안했으나, 북측은 묵묵부답이었다.

    먼저 포문을 열고 나선 쪽은 현 정부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16일 "월북을 단정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당시 '월북으로 추정'된다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뒤집었다. 이에 그날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바로 당시 "다양한 첩보와 수사를 근거로 한 종합적 판단"이었다고 받아쳤다.

    윤형진 국방부 국방정책실 정책기획과장이 16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2020년 9월 21일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최종 수사 결과와 관련해 추가 설명을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윤형진 국방부 국방정책실 정책기획과장이 16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2020년 9월 21일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최종 수사 결과와 관련해 추가 설명을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이 사건의 향방에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은 치명상을 입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피살된 상황에서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등을 이유로 조작 혹은 은폐가 있었다는 정황이 발견될 경우, '친북 프레임'이 작용하는 야당에는 치명적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 사건에서 추가로 별다른 사실 관계가 밝혀지지 않는다면 윤석열 정부와 여당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유족들이 여전히 고통 받는 사안을 정쟁에 활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당시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 씨가 선내 슬리퍼를 남겨 놓았고,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으며, 단순히 바다에 표류했을 시 북방한계선 이상으로 넘어가기 어렵다는 계산 등을 이 씨의 월북 의도 정황으로 발표했다. 또 북한군이 이 씨의 이름, 나이, 고향, 키 등 신상 정보를 자세히 알고 있었고, 이 씨가 2억6천800만원의 도박빚이 있었으며, 주변에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적이 있었다는 점도 밝혔다.

    현재 새로운 정황이나 사실 관계 등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 것은 감사원의 감사다. 감사원은 지난 17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최초 보고 과정과 절차, 업무처리의 적법성과 적정성 등에 대해 정밀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유족들은 오는 22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질 수 있다.

    신구 정권은 양쪽 다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사안을 정확하게 판단해야 하는데 특정한 방향성을 잡아서 '월북으로 하자' 이렇게 처리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감사원의 감사와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그것에 따른 추가적인 절차가 진행되지 않겠나"며 "당시 보고체계가 어떻게 됐는지 등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SI를 공개할 수 있다며 오히려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전 국방위원들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안보해악을 감수하고라도 당시 비공개 회의록 공개를 간절히 원한다면 국회법에 따라 회의록 열람 및 공개에 협조하겠다"고 했다.

    이어 "사건 직후 국회 국방위에서 여야 의원들의 참석 아래 관련 내용이 비밀임을 고려해 비공개 회의를 열고 당시 정황과 판단 근거를 상세하게 보고 받았다"며 "당시 국방위 국민의힘 간사 역시 국방부의 판단 근거를 상세히 듣고 기자들에게 '월북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정황이 너무나 선명하게 보였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반기 국방위원회 국회의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서해 피살 공무원의 월북 사실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황희, 홍영표, 김민기, 설훈, 김병주 의원.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반기 국방위원회 국회의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서해 피살 공무원의 월북 사실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황희, 홍영표, 김민기, 설훈, 김병주 의원. 윤창원 기자

    김정숙 여사 옷값도 공개될까…곳곳 격돌

    전 정권에서 정보공개를 거부했던 사안도 현 정권에서는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공개 청구 소송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정보 ▲김정숙 여사 의상비 포함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 의전 비용과 지출 의결서·특활비 사용 내역 ▲청와대의 기념품 구입 물품과 구입처(손혜원 전 의원 특혜 의혹 관련) 등 크게 세 가지다. 모두 제1심 법원에서 해당 정보를 공개하라는 취지로 판결했지만 당시 청와대가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이 의문을 갖고 있는 게 있는데 정부가 소극적 입장을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라며 "그런 부분을 잘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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