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이 허리에 묶여있던 올무. 카라 제공 산 채로 목이 괴사되는 고통에 떠돌던 백운이가 마을로 돌아왔다. 올무에 묶인 채 골반뼈가 부러진 처참한 상태였다.
백운이를 긴급 구조한 동물행동권 카라(KARA)는 20일 "누군가 올무(새나 짐승을 잡기 위해 만든 올가미)를 이용해 백운이를 잡아가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된 백운이의 목은 고작 25cm밖에 안 되는 목줄에 의해 피부의 3cm가 파여 괴사된 상태였다. 고름이 상처 부위와 분리된 목줄에서는 썩은 냄새가 진동했고 혈액검사에서는 정상 수치의 6배 가까운 염증 수치가 확인됐다.
병원 검진 결과 한쪽 뒷다리를 쓰지 못하는 이유는 '골반 골절'로 드러났다. 올무에서 빠져나오려고 뒤틀린 자세에서 줄을 끊기 위해 발버둥치며 사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골반뼈가 부러지는 등 올무가 백운이의 하복부에 매여 조여들게 되면서 골반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
백운이 목줄 제거 영상. 카라 제공 카라는 "허리에서 제거한 밧줄은 한쪽에서 당기면 점점 조여지게 매듭이 묶여져 있는 전형적인 올무 형태였다"며 "괴사가 진행되는 상처만으로도 통증이 극심했을 텐데, 목을 굽혀 올무를 이빨로 끊어내고 도망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치아 상태로 추정해 볼 때 백운이는 1~2살 령의 어린 개로 짧은 삶 속에서 백운이가 겪어야 했던 고통과 공포가 어느 정도였을지는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백운이는 요도 카테터를 장착하고 매일 2회씩 목의 상처 드레싱과 항생제 처치를 순순히 받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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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지고 뒤틀린 한쪽 골반. 카라 제공 앞서 백운이 곁에 있던 검은개는 지난 5월 말 갑자기 마을에서 사라졌고, 6월 초 백운이만 허리에 밧줄이 묶인 채로 다리를 절뚝거리며 마을에 다시 나타났다. 같이 있던 검은 개는 끝내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앞으로 행복하기만 해", "백운아 조금 더 힘을 내보자" 등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