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더비'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는 수원FC 이승우. 한국프로축구연맹시즌 중반에 돌입한 K리그1에서 가장 '핫한' 선수는 단연 수원FC 이승우(24)다.
긴 유럽 생활을 뒤로하고 올해 초 전격 수원FC에 입단한 이승우는 최근 시즌 8호골을 터뜨리며 펄펄 날아다니고 있다.
이승우는 지난달 28일 울산 현대전부터 이번 달 김천 상무(17일), 포항 스틸러스(21일), 수원 삼성(25일)과 경기까지 4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특히 21일 포항전에서 나온 환상적인 오른발 슛은 K리그1 올해의 골 후보에 뽑힐 정도다. 25일 '수원 더비'에서 나온 칩슛도 이승우의 기량을 여지없이 발휘했다.
팬 서비스도 화끈하다. 이승우는 득점 후에는 팬들 앞에서 특유의 댄스 세리머니를 펼친다. 시즌 1호골부터 8호골까지 여전히 진행형이다. 골도 보고 세리머니도까지 덤으로, 이승우 덕분에 수원FC 팬들도 즐겁다.
이승우가 국내 무대에 데뷔한다고 했을 때 일각에선 적응이 쉽지 않으리라 전망했다. FC바르셀로나 유스 시절 실력을 입증했지만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로 축구 인생이 바뀌었다.
이탈리아, 벨기에, 포르투갈 등의 무대에서 빛나고 싶었지만 좀처럼 출전 시간을 얻지 못했다. 주전으로 시즌을 풀로 소화하지 못한 것은 이승우의 약점으로 중 하나로 뽑혔다.
우려는 현실인 듯했다. 지난 2월 19일 전북 현대와 시즌 개막전에서 이승우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K리그 데뷔전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음 경기인 수원과 더비에서도 전반 20분 교체로 투입됐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데뷔골은 3월 20일 대구FC전에서 터졌다. 전반 11분 선제골을 터뜨린 이승우의 활약으로 수원FC는 대구에 4 대 3으로 이겼다. 이날 이승우는 선발로 출장에 풀타임을 소화했고 주간 최우수선수(MVP)에뽑혔다.
지난 3월 K리그1 데뷔골 후 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인 수원FC 이승우.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 시간을 보장받은 이승우는 4월부터 완전히 살아났다. 10일 김천전은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페이스를 올린 이승우는 직전 경기까지 리그 18경기에 모두 출장해 8골 2도움으로 득점 순위 공동 4위에 올랐다.
남은 것은 벤투호의 부름이다. 이승우는 2019년 6월 이란과 친선경기 이후 3년 동안 A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당시 이승우는 해외에서 출장 시간을 얻지 못하며 가슴앓이를 하던 중이었다. 경기 감각이 올라온 지금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평가다.
호재도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19일부터 27일까지 일본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출전한다. A매치 경기지만 선수 차출 의무가 없는 만큼 벤투호는 해외파 대신 K리거들 위주로 팀을 꾸릴 전망이다.
벤투 감독의 부름에 목마른 이승우에겐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엔트리가 23명에서 26명으로 늘어난 것도 좋은 신호다.
7월 동아시안컵 전까지 수원FC는 4경기를 치른다. 16일 강원FC전은 대표팀 소집 전날이다. 명단 발표를 고려하면 이승우는 적어도 대구(3일), 인천 유나이티드(6일), FC서울(10일)와 경기에서 벤투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