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파야레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과 협연자인 바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저희가 제공하는 오마카세를 마음껏 즐기세요."
북미 지역 명문 관현악단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이하 몬트리올 심포니)가 14년 만에 내한 공연을 연다. 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 이어 6일 서울 예술의전당, 7일 대구콘서트하우스, 8일 통영국제음악당 무대에 선다. 몬트리올 심포니 음악감독 라파엘 파야레(42)가 지휘하고, 피아니스트 선우예권(33·5일)과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43·6~8일)이 협연한다.
라파엘 파야레는 5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1년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후 첫 해외 투어이자 2014년 서울시향과 공연 이후 8년 만의 내한"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처럼 투어를 할 수 있어 기쁘다. (팬데믹으로) 연주 횟수가 줄면서 관객과 상호작용하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 경험인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파야레는 주빈 메타, 샤를 뒤투아, 켄트 나가노 등 거장의 뒤를 이어 지난해 몬트리올 심포니 제9대 음악감독으로 지명됐다. 베네수엘라의 음악교육 시스템 '엘 시스테마'를 통해 처음 음악을 접했고 호른으로 음악가의 길에 들어섰다. 2004년부터 엘 시스테마 창립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에게 정식으로 지휘수업을 받았다. 카로 마들렌느 몬트리올 심포니 CEO는 "파야레와 두 차례 연주했는데 단원들과 교감이 좋아서 음악감독으로 낙점했다"고 말했다.
'엘 시스테마'에 대해 파야레는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프로그램이다. '음악이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생각한 창립자 덕분에 수혜를 받았다. 끝없는 훈련을 중요시했는데 음악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최근 베네수엘라의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단원들이 많이 떠났다. 아이들이 계속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전했다.
5일은 라벨 '라 발스', 드뷔시 '바다', 바르톡 '중국의 이상한 관리' 모음곡을, 6~8일은 말러 교항곡 5번을 연주한다. 파야레는 "드뷔시와 라벨은 몬트리올 심포니의 DNA를 보여주는 곡이고, 말러 교향곡 5번은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해준다. 저희가 제공하는 오마카세를 마음껏 즐겨달라"고 말했다.
선우예권은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한다. 2018년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뮌헨 필과 협연에서도 이 곡을 연주했던 그는 "지휘자를 만났을 때 느낌이 연주의 템포에 영향을 준다. 또한 몬트리올 심포니는 즉흥적이고 독특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선우예권은 2017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로, 한국인 피아니스트 국제 콩쿠르 최다 우승(8회) 기록을 갖고 있다. 올해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한 임윤찬(18)에 대해서는 "(우승이 확정된 후) 연락을 주고 받았다. 우승을 예상했고 좋은 미래가 펼쳐질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힐러리 한은 6~8일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3년 만에 내한한 그는 "팬데믹 이후 아시아 국가는 처음 방문했다. 음악이라는 만국 공통어로 함께 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한국에는 음악을 사랑하고 전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음악가가 많다. 한국 관객 역시 훌륭하고 음악에 조예가 깊다"고 칭찬했다. 한국에서 '얼음공주'로 불리는 힐러리 한은 "이젠 여왕으로 불릴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 인아츠프로덕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