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6%를 돌파하면서 무조건 아껴 쓰기, 이른바 '짠테크'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보복소비로 '플렉스'를 하던 때와는 정 반대의 소비 행태다.
직장인 정모(35)씨 역시 도시락으로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을 대응하는 '짠테크족' 중 한 명이다.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도시락을 사 먹는 그는 "맛도 괜찮고 가격도 저렴해서 점심시간에 주로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7일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시작한 라스트오더(마감 할인) 서비스 이용 건수는 전달 대비 매월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24의 라스트오더(마감 할인) 전월 대비 4월 106%, 5월 98%, 6월 122% 증가했다.
CU의 마감 할인 서비스인 그린세이브 역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3% 증가했다.
CU 그린세이브 서비스. CU 제공 지난해 7월에 시작한 GS25의 마감 할인 서비스는 전년보다 281%나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마감 할인 서비스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 늘었다.
편의점이 비싸다는 건 옛말 이젠 가격으로 승부
1인 가구 증가와 고물가로 편의점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편의점은 자체 브랜드인 PB상품을 내놓고 대형마트와 경쟁하기도 한다.
GS25는 지난달 GS수퍼의 초저가 PB상품 브랜드인 '리얼프라이스'를 편의점에 도입했다. PB상품으로 물가 잡기 플랫폼이 되겠다는 포부다.
GS25의 리얼프라이스 상품. GS25 제공 대표 상품으로는 키친타올과 위생팩 등이 있으며 가격이 20% 저렴하다. 리얼프라이스는 2017년 론칭 초기 21개 업체, 35개의 상품으로 출발해 지난 5월 말 기준 70여개 업체 300여 개 상품으로 늘어 유통업계의 대표적 중소업체와의 상생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초저가 브랜드 '굿민'을 출시하고 초저가 상품으로 달걀과 두부와 같은 식품 5종을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콩나물(300g)은 500원, 수입 냉동 삼겹살(500g)은 9900원으로, 대형마트와 비교했을 때도 비슷하거나 저렴한 수준이다.
편의점 할인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역시 증가 추세다.
할인 구독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은 할인된 가격으로 정기적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편의점은 구독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계속 매장을 방문하게 하는 '록인(Lock-in)'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할인구독 상품 구입을 위해 편의점에 들려, 다른 상품을 추가 구매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로 이마트24의 지난달 할인구독 서비스 이용건수는 전월 대비 117% 증가했다.
이마트24 구독서비스. 이마트24 제공 할인구독서비스는 이마트24 앱을 통해 월 구독료(500원~5천 원)을 지불하고, 일정 수량의 구독 상품을 정해진 기간 동안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다.
즉석커피, 얼음컵, 바나나, 삼각김밥, 도시락 등 편의점에서 자주 구입하는 상품을 위주로 구성한 할인구독서비스는 정상가 대비 최대 42%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얼음컵 구독권은 월 1천 원을 내면, 30일간 얼음컵 20개을 300원씩 할인 받을 수 있다. (1일 1회) 얼음컵 20개를 구입하면 실제 1만 2천 원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면 월 구독료 1천 원을 내고, 얼음컵 20개를 6천 원(300원 x 20개)에 즐길 수 있어 정상가 대비 약 42% 할인을 받는 셈이다.
CU의 구독 서비스 이용자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구독 쿠폰 서비스 사용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3% 늘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상품을 정기적으로 구입하는 구독할인 서비스와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마감할인 서비스가 짠테크를 지향하는 알뜰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며 "물가인상 분위기 속에서 할인 구독, 마감할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