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22년 7월 6일(수)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이 인 기자, 헤드라인 제주 홍창빈 기자
기자실 앞담화, 오늘도 제주CBS 이 인 기자, 헤드라인 제주 홍창빈 기자 나오셨습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2공항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국토부가 새로 시작하는 도정에 제대로 된 선물을 안겨줬습니다. 어떻게 보면 전직 제주도지사가 새롭게 출발하는 후배에게 과제를 준 것 같은 그림인데요.
◇박혜진> 우선 홍창빈 기자가 정리를 해주실까요?
◆홍창빈> 작년 7월 환경부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한 사실을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국토부가 2015년 11월 제2공항 건설 계획을 발표한 지 6년하고도 8개월 만에 나온 결정입니다.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일단 작년 7월 환경부가 반려결정을 내리면서, 이 사업으로 인한 갈등이 봉합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10월 국토부가 반려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보완할 수 있는지 용역을 통해 알아보기로 결정했고, 지난 12월 본격적인 용역이 시작됐습니다. 최근 나온 용역 결과는 '보완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물론 지난해까지 진행한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에서는 반려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에, 이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새롭게 작성해야 합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용역에서 나온,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추가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함께 제시됐기 때문에, 앞으로 보완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박혜진> 이 인 기자,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환경부가 반려한 내용을 용역에 용역을 거쳐서 그것도 새 도정 출범에 맞춰서 보완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나왔다는 건, 다분히 의도가 깔렸다고 봐야 할까요?
◆이 인> 사실상 예고된 수순입니다. 어쨌든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기간 제주 제2공항의 조속한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제주도지사 시절 제2공항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제주도민 여론조사를 거치고도 사실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차기 정부로 넘길 때부터 예고됐다고 봐야겠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집권을 했고, 여기에 원희룡 전 지사가 국토부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제2공항 건설은 시간문제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문제는 오영훈 제주도정이 이 같은 속도전에 어떻게 대응할 거냐인데요. 사실 제2공항은 국책사업이라서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제주도정이 손을 놓고 있다가 다시 찬반 갈등이 격화되면 오히려 비난의 화살은 오영훈 지사가 받을 테니까요.
그런데 같은 사안을 놓고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무원의 태도는 180도 바뀌는데요. 문재인 정부에서 그렇게 신중하던 국토부는 정권이 제2공항 조속 추진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로 바뀌자마자 바로 보완이 가능하다고 하는 걸 보면 유연성이 있다고 해야 할지, 역시 영혼 없는 사람들이라고 해야 할지 참 난감합니다.
제주CBS 이 인 기자 ◇박혜진> 홍창빈 기자는 어떻게 보세요? 정말 보완이 가능하다고 보세요?
◆홍창빈> 환경부가 작년 7월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면서 4가지 이유를 댔는데요
△비행안전이 확보되는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 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항공기 소음 영향 재평가 시 최악 조건 고려 미흡 및 모의 예측 오류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맹꽁이가 다수 서식하는 것이 확인되는데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조사된 숨골에 대한 보전 가치 미제시입니다.
일단 순서대로 보면,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방안이 있는데, 국토부는 지금의 입지에서 버드스트라이크 우려가 없다고 하지만, 구좌와 성산 등 제주동부지역 철새도래지는 수십종의 철새가 2만마리 가까이 서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또 숨골의 경우도 지하수를 함양하고, 물난리를 예방하는 제주도 특유의 지형인데요, 수만 제곱미터를 콘크리트로 덮어버린다면, 최근 몇년간 동부지역 수해 피해 현황을 떠올려 보면 공항 부지는 몰라도 인근에 수해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두가지 지적사항만 봐도 해결이 어려워 보이는데, 나머지 두가지 지적사항도 해결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지금 환경부도, 국토부도 모두 집권 초기의 윤석열 정부라는 겁니다. 특히 국토부 장관은 제주도지사 시절부터 제2공항 추진을 외쳤던 원희룡 전 지삽니다. 환경영향평가 본안이 재작성돼 제출되는 것 자체는 기정사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 제출되는 내용에 대해 환경부가 정권에 굴복해서 프리패스로 통과시킬지, 꼼꼼하게 살펴볼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박혜진> 이 인 기자는 정말 보완이 가능하다고 보세요?
◆이 인> 아까 말했던 연장선상에서 얘기하자면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이고 국민의힘의 집권당입니다. 제주 제2공항 건설에 적극적인 정부 여당이기 때문에 불가능할 것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우스갯소리로 정부나 제주도가 용역을 주면 그들의 입맛에 맞춰 용역 결과는 나오게 돼 있다고 말하는데요. 가령 제주도에 트램을 도입하는 문제를 놓고 어느 도정 용역에서 경제타당성이 없다고 나오고, 어느 도정에선 충분하다고 나오거든요.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한 전략환경영향평가도 윤석열 대통령이나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의지에 맞춰 보완될 것으로 보이구요. 다만 여기서 윤석열 정부의 환경부는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관심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의 입장과 달리 윤석열 정부에서 180도 다른 결론이 나오면 역시 환경부도 공무원들의 구성체구나 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겁니다.
◇박혜진> 오영훈 도정이 출범하자마자 심판대에 올랐습니다. 집단지성을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최근에는 실천적 실용주의라는 말도 했던데, 홍창빈 기자는 오 도정의 해법을 어떻게 전망하세요?
◆홍창빈> 오영훈 지사의 그동안의 발언 내용을 토대로 해석해 보면, 제2공항의 완전 백지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오 지사는 우선 제주공항인프라 확충의 필요성 자체는 인정했습니다. 그런 만큼, 완전 백지화한다면 제주공항을 확충해야 하는데, 국토부는 제주공항 확충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즉,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제2공항으로 인한 과도한 관광객 방문 예방을 위해 그 중간인 '제3의 길'을 찾으려 할 것 같습니다. 깊게 논의되지는 못했지만 과거 오 지사가 국회의원 당시 제안했던 정석비행장 활용론을 꺼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헤드라인 제주 홍창빈 기자 ◇박혜진> 이 인 기자는 어떻게 대처할 거라고 보세요?
◆이 인> 오 지사가 지난 1일 취임식 후 기자간담회에서 '제2공항 갈등문제를 집단지성을 통해 대화로 풀겠다'고 발언한데 대해 "특정인의 지혜만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 있는 사람들의 지성을 함께 모아나가는 것, 도민의 공감대를 만들어 내는 함축적 표현이 집단지성"이라고 밝혔습니다.
그게 여론조사를 의미하는지에 대해선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고,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용역도 보완이 가능한지를 가리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의 입장 조율과 관련해 오 지사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환경부의 판단이 중요할 것이고 이후에 여러 절차가 진행될 텐데 그런 과정에서 제주도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고 필요하다면 그 이전이라도 국토부와 협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영훈 지사가 발끈하기도 했는데요. 바로 제2공항 문제와 관련한 오영훈 지사의 입장이 불분명하다고 기자들이 질문할 때였습니다. 오 지사는 "그런 말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현 단계에서 중앙부처 사업에 제주도지사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말해달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래도 제주 제2공항 추진을 전제로 윤석열 정부가 강행하면 찬반 갈등과 관련한 제주도 차원의 해소방안이나 도민의견 수렴 절차 등이 필요할 텐데요.
이에 대해서도 오 지사는 "정부가 제2공항을 강행한다고 전제하는 것, 또 누가 반대한다고 전제하는 것 자체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주지 않는다"며 "지사가 갖고 있는 법적 권한이 어느 단계에서 행사할 수 있는지를 면밀히 판단하고 확인하면서 행정권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정석비행장을 제2공항으로 활용하는 문제와 관련해 국회의원 시절 정치인의 의견이었다며 계속 주장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오 지사의 말을 종합하면 제주 제2공항은 국책사업이고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문제를 다루고 있는 만큼 지금 당장 제주도정이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일단은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하는지를 지켜보겠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2공항 갈등이 재발할 경우 제주도정 책임도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그에 대한 대응이나 도민들의 제대로 된 의사를 충실하게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은 해야 할 것이구요. 그걸 게을리하면 제주도민들의 원망과 비난을 오 지사가 오롯이 다 떠안는 상황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박혜진> <기자실 앞담화> 오늘도 제주CBS 이 인 기자, 헤드라인 제주 홍창빈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