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째 1만 명대를 기록한 7일 서울 용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옮기고 있다. 박종민 기자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시작해 세계 곳곳의 코로나19 재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가 국내 점유 비중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일주일 만에 3배 넘게 검출되는 전파 속도를 고려하면 늦어도 이달 안에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BA.5의 특성과 유행 추이, 향후 재유행 시 미칠 영향에 대해 Q&A형식으로 정리했다.
Q. BA.5는 무엇인가. 오미크론과 다른 변이인가.
A. 오미크론(ο)의 수많은 세부 변이 중 하나로 올해 2월 남아공에서 처음 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공에서 4~5월 재유행을 주도했다가 현재는 세계 곳곳으로 확산돼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등에서도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주 원인이 됐다.
Q. 기존 오미크론와 차이는 무엇인가.A. 우선 전염력이다. BA.5의 전파 속도는 기존 오미크론(BA.1)은 물론, 이보다 전파 속도가 30%가량 빠른 BA.2('스텔스 오미크론')보다도 '더 빠르다'는 게 중론이다. 영국 보건청은 BA.5의 검출 증가 속도가 BA.2보다 35.1%나 더 빠르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하나는 면역 회피력이다.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미국과 영국 등에서 감염 이력이 있거나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에게도 감염을 쉽게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다만 위중증, 사망의 증가는 아직 많이 관찰되지 않고 있고 이 특성 분석에 대한 연구는 현재 진행 중이다.
Q. 우리나라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는데 지금 확진자 추이와 관련이 있나.A. 그렇다. 최근 국내 확진자 증가의 주 원인은 BA.5다. 우리보다 오미크론 유행을 먼저 겪은 프랑스, 독일 등은 이미 BA.5가 우세종이 됐거나 되기 직전으로 재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2주 뒤에는 추세대로면 우세종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주인 6월 5주차 BA.5 검출률이 24.1%이다. 직전 주 검출률이 7.5%였던 점을 고려하면 1주일 만에 무려 3배로 오른 것으로 우세종 기준인 50%도 곧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해외에서 먼저 유행한 만큼 지난주 해외유입 확진자 기준으로는 이미 지난주 검출률이 49.2%에 달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째 1만 명대를 기록한 7일 서울 용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Q. 우리는 백신 접종률도 높고 오미크론 유행으로 자연 면역도 얻었다는데 왜 BA.5에 감염되나.A. 우선 백신이 됐든 감염이 됐든 획득한 면역 효과가 변이가 무쌍한 코로나19 유행에서는 아주 길게 지속되지는 않는다. 대체로 신체 특성 등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3~6개월 정도 지속된다. 때문에 3차 접종이 집중됐던 지난해 말~올해 초로부터 시간이 상당히 흘렀고 오미크론 유행 때 감염으로 획득한 면역 효과도 서서히 떨어질 때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BA.5 자체가 면역 회피력이 높은 점도 이유다. 재감염률도 기존 변이보다 높고, 코로나19 백신도 BA.5 앞에서는 위중증이나 사망률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을 뿐 감염 자체를 막는데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요인들과 함께 코로나19 유행 정점이 지나며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의무 등 방역규제가 완화된 것이 복합적으로 현 증가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Q. BA.5가 중심이 돼 재유행이 시작된다면 올해 초 오미크론 대유행처럼 확진자와 중환자, 사망자가 급증할까.
A. 우선 조심스럽지만 그때 수준으로 중환자와 사망자가 올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많다. 오미크론의 특성을 대체로 유지하고 있고 미리 BA.5 유행을 겪은 국가들도 한참 때의 델타나 기존 오미크론 유행 때와 같은 확진자 증가나 중환자, 사망자 증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BA.5가 기존 오미크론과 상이한 면역 회피력 등을 보이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때가 아니라고도 조언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도쿄대 동물실험에서 BA.1보다 BA.5가 세포 내 증식능력이 높고 상기도가 아닌 폐 침투 능력이 높다는 연구보고도 있었다"며 "오미크론 BA.1이나 BA.2에 걸리고 나서 BA.5에 재감염되기도 하고, (BA.5가 유행 중인) 미국, 영국에서 사망자는 안 늘어도 입원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