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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버티는데…입장 별로 다른 '포스트 시나리오'

국회/정당

    이준석은 버티는데…입장 별로 다른 '포스트 시나리오'

    이준석 "징계 수용 못해"…여론 주시
    친윤 "대표 징계는 '궐위'…조기 전당대회"
    권성동 "6개월 직무대행"…시간벌기
    당권주자 "2년 당대표 뽑는 전당대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직무대행 체제부터 조기전당대회, 당헌‧당규 개정을 통한 대표 선출까지 '포스트 이준석 체제'에 대한 시나리오가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11일 초‧재선 의원 모임과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수습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총의를 모으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 주요 행위자 별로 이해관계가 어떻게 다른 지 정리해봤다.


    징계 수용 불가능…버티는 이준석

     


    당사자인 이준석 대표는 징계를 수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며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수사 절차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진 윤리위의 형평에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불복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윤리위 징계 결과에 대한 처분권이 당 대표에게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가처분이라든지 재심이라든지 이런 상황들을 판단해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언급한 카드는 윤리위 재심 청구와 법원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다. 다만 이 대표가 윤리위원회에 재심청구를 할 경우 징계를 의결한 윤리위원들이 재심을 맡게 돼, 처분이 뒤바뀔 가능성이 낮다. 또한 가처분 신청의 경우 사법부가 정당 사무에 대한 개입을 자제해 온 관례가 있고, 인용이 되지 않을 경우 이 대표의 정치적인 부담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 대표는 당분간은 상황을 주시하며 여론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함께 하락하는 상황에서 본인의 '토사구팽', '피해자' 이미지를 부각하면서 동향을 주시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징계 결정 다음 날 페이스북에 당원 모집을 독려하는 글을 올리며 여론 결집에 나서기도 했다.


    조기 전당대회로 지도체제 개편 노리는 친윤


    윤창원 기자윤창원 기자
     
    일부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당 대표 '궐위' 또는 기타 사유로 인해 당 대표 선출 사유가 발생할 경우, 궐위된 당 대표 잔여임기가 임기가 6개월 이상일 경우 임시 전당대회를 개최하도록 하고 있다. 이 대표의 징계가 '궐위(어떤 자리가 비는 것)상황'이라는 주장이다.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이 대표의 잔여 임기를 수행할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인데,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손을 잡고 차기 당권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까지 결합되면서 지도체제 개편 목소리가 빠르게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윤핵관 중의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은 지난 9일 1천여 명이 참여한 외곽조직 재개 소식을 알리며 '세 과시'에 나서기도 했다.

    친윤계 한 의원은 "대한민국 정당사에서 대표가 6개월 동안 당원권이 정지된 부재 상태가 없었다. 궐위로 해석하는 게 맞다"며 조기 전당대회 개최설에 힘을 보탰다. 다만 조기 전당대회는 이준석 대표의 자진 사퇴가 전제돼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진 사퇴는 없다'고 일축하는 이 대표 측과의 마찰은 불가피하다.

     

    직무대행 통해 '이준석 없는 현 체제' 유지 나선 권성동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이준석 대표가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 받은 가운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이준석 대표가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 받은 가운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징계 바로 다음 날 자신이 이 대표의 '직무대행'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징계 상황을 '귈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하며 친윤 그룹과는 다른 스탠스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당 대표 궐위 시를 전제로 전당대회를 열도록 하는 당헌당규를 들어 전당대회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조치다.
     
    이를 두고 차기 당권을 노리고 있는 권 원내대표가 '시간 벌기'에 나섰다는 얘기도 나온다. 원내대표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당장 조기 전당대회가 개최될 경우 당권도전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권한대행'이 아니라 '직무대행'을 함으로써 이 대표를 배려하는 한편 비상시 당 혼란을 수습하면서 본인의 정치적 입지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2년 당 대표' 당헌‧당규 개정 노리는 김기현 등 차기 당권주자


    연합뉴스연합뉴스
    차기 당권 주자들 역시 조기 전당대회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차기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당 대표로서 개인의 과거 문제로 촉발된 혼란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지도자로서의 도리"라며 "지금은 선당후사의 각오로 국민과 당을 먼저 생각해야할 때"라고 사퇴를 에둘러 촉구했다.
     
    다만 이 대표의 잔여 임기를 수행하는 당 대표가 아닌, 당헌‧당규 개정을 통한 2년 임기의 당 대표를 뽑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럴 경우 새 당 대표의 임기가 2024년 6월까지로, 다음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과정에서 당내 반발과 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이 대표의 잔여 임기를 수행하고, 다음 전당대회에서 대표직을 연임하는 방안도 함께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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