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1일 "당대표 징계는 당으로서 매우 불행한 일이지만 윤리위는 독립기구로서 당대표라도 그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해야 한다"며 재차 이준석 대표를 향해 윤리위 결정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집권여당으로서 국정과제를 적극 뒷받침하고 민생현안을 챙겨도 부족한 때인데 당 내부 문제로 인해 각종 개혁 과제가 전달되지 못하고 국정운영에도 상당한 부담을 안겼다. 무엇보다 국민들께 심려 끼쳐드려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권 원내대표는 "이준석 당대표는 지난 대선과 지선에서 청년층을 위한 정책 개발과 '나는 국대다'와 같은 혁신적인 시도에 앞장섰으며 당의 새로운 활력 불어넣고 청년층 관심 이끌어냈다"며 "비록 당대표 직무 정지 상황에 놓였지만 우리 당의 혁신시계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 대표는 어느 자리에 있든 혁신에 함께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대표를 추어올리기도 했다.
동시에 "우리 당이 숱한 고비를 넘어 5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이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함께 뛰어줘서다. 지난 대선과 지선 승리는 당원의 승리이자 국민의 승리"라며 "특정인의 인기나 개인기만으로 이뤄낸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대선과 지선에서 이기는 데 공을 세운 이준석 대표가 토사구팽됐다는 여론을 향해 승리는 모두의 합심 덕분이라는 반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권 원내대표는 "당대표 뿐 아니라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 누구 하나 예외 없이 모든 당직자들은 당원과 국민을 위해 쓰이는 도구일 뿐"이라며 "우리가 주인이라고 착각해서는 결코 안 된다. 당의 주인인 당원들과 지혜를 모으고 민심을 담아 지금의 혼란을 수습하고 당을 조속히 안정화시키겠다. 민심 앞에 더욱 겸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용태 최고위원도 "지난주 집권 여당에서 초유의 사태로 국민과 당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극심한 혼란 속에서 우리에게 더 중요해진 것은 다름 아닌 당 정강정책과 당헌당규에 기반한 원칙"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당대표의 '궐위'가 아니라 6개월이라는 일시적인 기간 동안 업무를 볼 수 없는 '사고' 상태임을 분명히 하고, 권성동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로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도 "당헌당규를 해석한 결과, 당대표가 궐위된 경우 외에는 임시 전당대회를 할 방법이 없다"며 "기획조정국에서 여러 법률가의 자문을 구한 바에 의하면 당원권 정지는 당 대표의 궐위가 아닌, 사고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언급했다.
또 김 최고위원은 "탈당을 고민하는 젊은 당원들께도 본의 아니게 실망을 드린 점이 있다면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송구하다고 말씀을 올린다"며 "국민의힘이 더욱 올바른 길로 나가기 위해서라도 젊은 당원 여러분들이 당을 버리고 떠나기보다는 오히려 당에 남아 더 적극적으로 옳은 소리와 충고를 개진해달라는 부탁을 드린다"고 촉구했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국민의힘 지도부의 사명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모든 혼란을 잘 극복하고 빠르게 안정화해서 정부 성공을 뒷받침 해야할 것이고,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와 날을 세웠던 배현진 최고위원과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 대표 징계와 후폭풍에 대한 발언은 자제하고 다른 현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배 최고위원은 "최근 몇 가지 당내 문제로 인해 정부 운영의 동력을 드리지 못하고 오히려 많은 걱정을 끼쳤다는 것에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 송구하다"며 "90년대 후반 IMF 시절의 고통과 악몰을 국민들과 또다시 마주하지 않으려면 경제위기 극복이란 목표아래 국민의힘과 대통령실과 정부가 사력을 다해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최고위원도 "여당의 대승적 결단으로 의장단이 선출돼 있으므로, 국회와 정부가 불합리한 세제 개편에 함께 나설 수 있게 민주당이 원구성을 조속히 결단 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