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 기자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등록이 18일 마감됐다. 독주가 예상되는 이재명 의원과 이에 맞서는 비(非)이재명계의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6시 당 대표와 최고위원 예비후보 등록을 마감했다.
당 대표 후보는 이재명 의원과 이를 견제하는 이른바 97그룹(90년대학번·70년대생) '양강양박(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과 중진 설훈·김민석 의원, 이동학 전 청년 최고위원 등 총 8명이다.
전날 공식 출마선언을 한 이재명 의원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고 김대중 대통령 묘소를 찾아 "통합의 정치"를 약속했다. 그는 "현실 정치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통합의 정신을 주장했을 뿐만 아니라 실천했고 국민들에게 희망과 미래 비전을 분명히 제시하며 가능한 방안을 실천했다"고 말했다. 이후 연세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을 만나 민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론조사 2위를 달리고 있는 박용진 의원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출마 당시 연설했던 부산 명지시장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절망적 체념, 또 다른 패배로 가는 낡은 길이 아니라 국민이 기다리는 이 넓은 광장, 국민이 기다리는 승리의 광장으로 함께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병원 의원도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출마는 그저 '절대반지'에 대한 갈망일 뿐"이라며 "이재명 의원의 명분 없는 출마를 보며 제가 이겨야 하는 이유와 당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를 다시금 되새긴다"고 대립 각을 세웠다. 박주민 의원도 TV인터뷰를 통해 "이재명 의원이 당을 위해 여러 역할을 했지만 당의 혁신에 있어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독자적으로 있다고 본다"며 이 의원과 거리를 뒀다.
이 의원의 출마를 반대했던 설훈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 묘소 참배 후 광주 5·18 묘지를 참배하는 등 활동 폭을 넓혔다. 3선 김민석 의원도 김대중 대통령 묘역에서 계파정치를 청산하겠다고 공약했다.
윤창원 기자최고위원 후보군에서도 친명계와 비명계의 대립 구도가 형성됐다. 총 17명의 후보 중 친명계로는 박찬대, 서영교, 양이원영, 이수진, 장경태, 정청래 의원 등이 꼽힌다. 비명계에는 고영인, 고민정, 송갑석, 윤영찬 의원 등이 포진했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벌써부터 이재명 의원 출마를 두고 서로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친명계는 "강한 민주당과 강한 리더쉽이 필요하다(정청래)", "비록 패했지만 역대 가장 많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이재명이라는 자산이 있다(양이원영)"고 이 의원을 비호하고 나섰다. 반면 비명계는 "패배 후 곧바로 권한을 다시 차지해 이기는 정당을 만들어 책임을 다하겠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고영인)", "한 사람의 영웅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는 끝났다(고민정)"며 이 의원을 직격했다.
민주당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당 대표 후보 3명과 최고위원 8명 후보를 본선에 올린다. 당 대표 후보는 국민 여론조사 30%와 중앙위원회 의결 70%로 추리고 최고위원은 중앙위 의결 100%로 뽑는다.
한편,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는 민주당이 후보 등록을 막으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민주당은 선거관리위원회 문의 결과 박 전 위원장의 자격 미비로 후보 등록이 불가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대해 박 전 위원장은 "비겁하고 비겁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