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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에 한번 '역대급 가뭄', 2030년부턴 매년 온다"

산업일반

    "100년에 한번 '역대급 가뭄', 2030년부턴 매년 온다"

    탄소중립 상황선 '가뭄의 일상화' 늦춰져
    결국 기후변화는 못피해…적응책 마련 시급

    역대 최장인 213시간 동안 꺼지지 않은 동해안 산불.
    한낮 최고기온이 47도까지 오르는 등 최악의 폭염을 맞은 유럽.

       
    기존엔 100년에 한 번 생기던 심각한 가뭄이 2030~2050년 사이부터는 매년 반복돼 '일상화'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3일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김형준 교수 연구팀은 동경대학교와 일본 국립환경연구원 등 7개국 13개 기관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에서 과거 최악의 가뭄이 수년에 걸쳐 일어나게 되는 이른바 '재난의 일상화' 시기를 세계 최초로 추정했다.
       
    경북 울진군 산불로 인해 북면 소곡리 마을이 잿더미로 변해있다.경북 울진군 산불로 인해 북면 소곡리 마을이 잿더미로 변해있다.
    국내에서도 올초 대구에선 두 달 가까이 비가 오지 않아 최장기간 가뭄을 기록했고, 지난 3월 동해안 산불은 213시간 지속되면서 약 2만㏊의 산림을 태웠다. 작년 12월 이후 전국 평균 강수량은 13.3㎜로 평년의 14.7%에 불과해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적었다.
       
    올 여름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전역에서 한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기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폭염에 의한 사망자가 1천여명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섬나라 영국의 최고기온도 40도를 넘겼는데, 이는 1659년 영국에서 공식적으로 기온 관측을 시작한 후 363년 만에 처음이다.

    프랑스 남서부 랑디랑스 인근의 산불 현장. 남서부 유럽을 중심으로 며칠째 이어진 폭염으로 관련 사망자가 속출하고 산불까지 연이어 발생하면서 각국이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프랑스 남서부 랑디랑스 인근의 산불 현장. 남서부 유럽을 중심으로 며칠째 이어진 폭염으로 관련 사망자가 속출하고 산불까지 연이어 발생하면서 각국이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같은 극심한 가뭄이 이르면 2030년부터는 매해 일상적으로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 결과다. 지중해 연안이나 남미의 남부 등 특정 지역에서 과거 최대 가뭄 기록을 5년 이상 연속적으로 넘어서는 일이 발생하고, 이같은 이상기후가 빈번하게 일어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하천유량의 변화에 근거해 1년간 가뭄일수의 미래 변화를 해석했다. 전세계 59개 지역에서 가뭄의 빈도가 기준 기간(1865년~2005년)의 최대치를 5년 이상 연속해서 초과하는 최초의 시점(TFE5)을 '가뭄의 일상화 시점'이라고 정의했다.

    TFE(The Time of the First Emergence of regional unprecedented drought condition)의 개념도. 과거 141년간 (1865-2005)의 최대치를 가뭄 빈도의 지역 평균치가 x년 동안 연속적으로 초과하는 시기가 시작되는 시점을 TFEx라 정의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TFE5를 주된 지표로 이용했다. KAISTTFE(The Time of the First Emergence of regional unprecedented drought condition)의 개념도. 과거 141년간 (1865-2005)의 최대치를 가뭄 빈도의 지역 평균치가 x년 동안 연속적으로 초과하는 시기가 시작되는 시점을 TFEx라 정의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TFE5를 주된 지표로 이용했다. KAISTTFE(The Time of the First Emergence of regional unprecedented drought condition)의 개념도. 과거 141년간 (1865-2005)의 최대치를 가뭄 빈도의 지역 평균치가 x년 동안 연속적으로 초과하는 시기가 시작되는 시점을 TFEx라 정의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TFE5를 주된 지표로 이용했다. KAIST결과는 탄소중립 시나리오(RCP 2.6)와 온난화 비대응 시나리오(RCP 8.5)에 따라 달라졌다. 탄소중립 상황에선 전 지구 육지면적의 25%, 온난화 비대응 시엔 육지면적 28%에서 가뭄의 빈도가 유의하게 증가했다. 지역에 따라서는 2배 이상 치솟는 곳도 있었다. 두 시나리오에서 모두 지중해 연안과 남미의 남부·중부, 호주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1세기 중반 이후에는 온난화 비대응 상황에선 전 세계 59개 지역 중 18개 지역에서 가뭄이 일상화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탄소중립 시나리오 상황에서도 11개 지역에서 가뭄의 일상화가 나타났다.

    기후변화에 따라 지역별로 '가뭄의 일상화'가 일어나는(TFE5) 시점. 수치모델의 조합에 따른 다양한 미래경로의 중간값을 표시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경우에만 표시. KAIST기후변화에 따라 지역별로 '가뭄의 일상화'가 일어나는(TFE5) 시점. 지금처럼 계속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RCP 8.5 상황(아래)에서는 가뭄의 일상화가 훨씬 빠르고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KAIST

    연구팀은 "남미 남서부나 지중해 연안, 북아프리카에서는 두 시나리오 모두에서 조기에 가뭄의 일상화가 나타났다"며 "그럼에도 전반적으로는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에 가뭄의 발생 빈도가 낮아졌고 '가뭄의 일상화' 시점도 늦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탄소중립에 근접하는 경우 가뭄의 일상화가 늦춰지긴 하지만 결국은 이상기후로의 전환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도 확인한 셈이다. 이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은 물론 '기후변화 적응' 측면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a) 탄소중립(RCP2.6)과 온난화 비대응(RCP8.5) 시나리오별로 2036-2065년의 가뭄 변화를 1971-2005년 기간 대비(%) 공간 분포로 표현. b) 각 지역에서의 가뭄 발생 빈도 변화의 시나리오.  KAIST(a) 탄소중립(RCP2.6)과 온난화 비대응(RCP8.5) 시나리오별로 2036-2065년의 가뭄 변화를 1971-2005년 기간 대비(%) 공간 분포로 표현. (b) 각 지역에서의 가뭄 발생 빈도 변화의 시나리오. KAIST   
    김형준 교수 연구팀의 유스케 사토 박사(문술미래전략대학원 연구부교수)는 "수자원 혹은 농업 분야의 기후변화 대책에는 보통 많은 시간이 요구되며 현재의 비정상이 일상화가 되기 전에 충분한 준비를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ˮ고 강조했다.
       
    김형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전 세계 가뭄 발생의 미래경로를 살펴 탄소중립 실현의 중요성을 드러내고 있다"며 "특히 특정 지역에서는 기후변화 대응과 더불어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적극적으로 준비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ˮ고 말했다.

    ※온실가스 대표 농도 경로(RCP): RCP는 인간의 활동이 2100년 지구 대기에 미칠 영향을 나타내는 지표다. 온실가스 감축량이 큰 차례부터 RCP 2.6(즉시 획기적 감축), RCP 4.5(상당히 감축), RCP 6.0(어느정도 감축), RCP 8.5(현상태 유지) 시나리오로 나뉜다. 여기서 숫자는 복사강제력, 즉 온실가스로 인한 추가적인 지구 흡수 에너지양을 의미한다. RCP 2.6은 인간활동의 여파를 지구 스스로 회복 가능한 단계인데 이미 실현불가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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