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시장군수 정책회의. 경남도청 제공민선 8기 박완수 경남도정이 도교육청과의 급식비 재원 분담 등 협력 사업에 대한 재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도와 시군의 재정 형편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한 교육비 보조금 탓에 주요 현안 사업에 차질이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박완수 경남도정의 첫 18개 시장·군수 정책회의가 28일 도청에서 열려 다양한 현안 사업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도정 운영 방향을 공유하고 지역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 투자 유치라는 데 뜻을 같이하고 도와 시군이 협력하기로 했다.
눈길을 끄는 건 지자체와 교육청의 협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교육 협력 사업에 대한 재원 분담 비율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는 점이다.
실제 박완수 지사가 당선인 시절 인수팀은 교육청과의 협력 사업의 재검토를 지시했고, 도의회에서도 이런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예상원(밀양2) 도의원은 최근 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1조 원의 부채 등으로 재정난을 겪는 도의 부담을 줄이고자 1조 원 규모 기금을 조성한 교육청의 부담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경남의 학교 급식비 부담 비율은 경남도 27%, 기초단체 38%, 도교육청 35%다. 전국 평균 교육청 부담률도 44.6%인데 비해 적다. 전국 시도 교육청 9곳은 50% 이상 부담하고 있다.
급식비 분담률 조정은 교육청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18개 시장·군수 중 박완수 지사와 같은 국민의힘 소속은 14곳에 이른다. 의령군수·하동군수, 함양군수 등 3곳은 무소속이지만, 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이며, 유일하게 남해군수만 민주당 소속이다.
이 때문에 도와 시군의 급식비 분담률 조정 논의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도는 지자체가 갈수록 재정 여건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인데다 조례상의 기준을 넘어선 교육경비 보조로 인해 지역 현안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박 지사는 "교육청과는 달리 많은 지자체가 재정 부족을 겪고 있으며 중앙 정치권과 도의회에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아이들 급식에는 좋은 식자재를 사용해야 하는데 식자재값 인상으로 걱정이 되는 만큼 재원 분담률 조정 등 다양한 방안을 도와 시군이 함께 고민하고 의논하자"고 말했다.
경남도-시장군수 정책회의. 경남도청 제공
이날 회의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지역 정책 과제인 차세대 한국형 원전산업과 항공산업 육성과 관련해 소형모듈원전(SMR) 혁신제작기술 도입에 따른 공동 대응, 서부경남 항공클러스터 구축, 항공우주청 조기 설치에 대해 도와 시군이 발 빠르게 대응하기로 했다.
주력 산업의 고도화를 위한 나노융합산업 육성과 승강기산업 국책연구기관 유치 방안도 논의됐다., 남해안 국제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장목 국제해양관광단지 조성, 통영항 타워브릿지 조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고부가가치 어업 육성을 위한 수산식품 클러스터 조성과 1시간 생활권 교통망 확충, 첨단물류 플랫폼 구축을 위한 진주 정촌~사천 축동 간 도로 개설, 창녕 대합산단산업선 조기 건설 추진도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박 지사는 "중앙부처에서 추진하는 사업 중 지역이 필요로 하는 사업들을 따내기 위해서는 도와 시군이 공동으로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책 프로젝트 발굴과 국비 확보를 위해 큰 그림을 가지고 기획 단계부터 도와 시군이 원팀이 돼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군수 정책회의는 코로나19가 유행을 시작한 2019년 1월 이후 한 번도 열리지 못했다. 도는 앞으로 상·하반기 회의를 정례화해 시군 간 주요 정책과 공약 사업을 조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