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풍남문 광장 세월호 분향소. 지킴이 제공전북 전주시가 3일 풍남문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분향소와 관련해 "전국 유일한 천막형태의 세월호 분향소를 기약 없이 운영하는 것은 시민의 불만과 적대감을 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주시는 이날 출입 기자단에게 자료를 보내 풍남문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분향소에 대해 강제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에 나서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주시는 "8년 동안 세월호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희생자 유가족과 슬픔을 함께 한다는 의미로 풍남문 광장 세월호 분향소 무단 점거에 대해 용인했으나 광장을 이용하는 시민과 주변 상가로부터 지속적으로 불편 민원과 분향소 철거 민원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이어 "세월호 사고와 연관이 있는 진도, 안산, 제주와 서울에는 건물 내부에 기억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전주와 같은 천막 형태의 세월호 분향소는 전국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며 "소수의 세월호 분향소 운영자와 시민단체가 분향소 천막을 기약 없이 유지하겠다는 것은 공익을 추구하는 광장의 성격을 심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분향소에서 사용한 전등과 냉난방 등 전주시가 공익 목적으로 설치한 전기를 무상으로 8년간 사용하고 있어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강제철거를 부득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계고장. 지킴이 제공전주 세월호 분향소 강제 철거 반대 시민사회 기자회견. 남승현 기자
세월호 분향소 지킴이 측은 지난 2014년 8월 전주 풍남문 광장에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분향소와 농성장을 마련했다. 중간에 자진 철거를 한 경우를 한 차례 제외하고는 20여 명의 활동가들이 돌아가면서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 7월 7일 1차 계고를 시작으로 18일, 25일 등 7월에만 3차례의 계고장을 보냈다. 6월 30일부터는 세월호 분향소에서 끌어 쓰던 풍남문 광장의 전기까지 차단했다.
세월호분향소 지킴이 등 전북 시민·사회단체는 3일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향소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공간"이라며 "진상규명에 힘을 싣기 위한 분향소를 공익을 해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전주시를 이해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병무 세월호 분향소 지킴이는 "전임인 김승수 전주시장의 전주시는 전기사용을 막지 않았고 철거를 위한 계고장을 보내지도 않았다"며 "우범기 전주시장이 취임한 뒤부터 철거를 위한 행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실 규명이 다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대집행이 이뤄진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며 "전주시장과 대화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이뤄지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