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우 '세이프'. 연합뉴스몸무게가 100kg에 육박한 거구의 kt 포수 장성우(32)가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장성우는 16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과 홈 경기에서 4 대 4로 맞선 9회말 거침없는 주루 플레이를 선보였다. 3루에서 홈으로 쇄도했고,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해 끝내기 득점에 성공했다.
9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장성우는 키움의 마무리 투수 양현과 6구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심우준의 희생 번트로 2루를 밟았고, 조용호의 안타가 터지자 3루까지 내달렸다.
1사 1, 3루에서 배정대가 좌익수 뜬공을 날리자 장성우는 태그업을 준비했다. 그리고 좌익수 김준완의 글러브에 공이 들어간 순간 재빨리 홈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장성우의 깜짝 주루 플레이에 키움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장성우는 2009년 데뷔 후 올 시즌까지 통산 도루가 7개에 불과할 정도로 발이 빠른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모두가 그의 '폭풍 질주'를 예상치 못했다.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장성우. 수원=김조휘 기자
경기 후 장성우는 "안전하게 하려고 했는데 뒤에서 코치님이 뛰라는 사인을 주셨다"면서 "뛴다는 생각을 안 하고 있었지만 사인을 받고 망설임 없이 홈으로 달려들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kt는 대주자를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7회말 권동진이 선발 포수로 나선 김준태의 대주자로 나섰고, 8회초부터 장성우가 포수 마스크를 썼다. 벤치에 포수가 없는 상황에서 kt는 장성우의 대주자를 투입할 수 없었다.
하지만 kt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장성우는 "상대 팀에서 내가 뛸 거라고 생각 못한 것 같다"면서 "좌익수가 제자리에 서서 잡고, 홈으로 던지지도 않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대주자가 못 나오는 상황이라 객사만 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승부를 봐야 할 시점에서 결과가 잘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