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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훔쳐온 고려 불상' 소유권 쟁점…일본 법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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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일본서 훔쳐온 고려 불상' 소유권 쟁점…일본 법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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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구'가 약탈했다 '절도단'에 의해 국내에
    일본 사찰 측 "일본 법 적용해 반환돼야"
    부석사 측 "탈취된 문화재에는 적용 안 돼"

    관세음보살좌상. 김미성 기자관세음보살좌상. 김미성 기자
    절도단에 의해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온 고려시대 불상의 소유권을 둘러싼 재판에서, 일본 측이 일본 법을 적용해 일본에 반환돼야 한다는 주장을 재차 펼쳤다. 반면 과거 왜구에 약탈당한 불상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충남 서산 부석사 측에서는 '탈취된 문화재에는 적용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맞서면서 쟁점으로 떠올랐다.
     
    17일 대전고법 제1민사부(박선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재판부는 피고 보조참가인인 일본 간논지(觀音寺) 측이 낸 준비서면을 인용해 "언제부터 권리를 주장하는 것인지는 명확치 않지만 창건자가 조선에서 수행 중 취득해 일본으로 가져왔고 (간논지) 법인이 등록된 1953년도를 기준으로도 10년 내지 20년의 점유취득시효 요건을 갖췄기 때문에 일본 법에 따라 권리를 취득했다는 주장인 것 같다"며 "준거법으로 일본 법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사찰 간논지의 다나카 세스료 승려는 지난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해 "간논지를 세운 '종관'이 조선에서 일본으로 돌아올 때 불상을 물려받아 가지고 들어왔다"며 간논지가 '적법하게' 취득한 불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불상은 도난될 때까지 간논지가 명확한 소유 의사를 갖고 공공연하게 소유해온 만큼 일본 법으로든 한국 법으로든 우리 소유권이 성립돼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해당 사찰의 법인 등록 시점을 기준으로 살펴도 일정 기간이 지난 만큼 불상에 대한 간논지의 소유권이 성립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재판에서 사찰 창건자가 불상을 적법히 취득한 것이라는 주장과 관련한 서류나 기록 등이 있는지에 대해 간논지 측은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는 이야기"라며 "자료는 돌아가서 찾아보고 답변드리도록 하겠다"고 답했는데, 이날 재판에서 이와 관련된 추가적인 언급은 없었다.
     
    반면 원고 측은 이 같은 일본 측의 주장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재판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원고 측 김병구 변호사는 "국제사법 제20조에 따르면, 입법 목적에 따라 우리나라 법이 적용돼야 마땅한 경우에는 외국법을 적용하게끔 돼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법을 강행적으로 적용해야 된다는 규정이 있다"며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은 우리나라 물권 소유권 제도에 변경을 가져오는 상황인 만큼 외국법이 아닌 우리 민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주장"이라고 말했다.
     
    국제사법 제20조에는 '입법목적에 비추어 준거법에 관계없이 해당 법률관계에 적용되어야 하는 대한민국의 강행규정은 이 법에 따라 외국법이 준거법으로 지정되는 경우에도 적용한다'고 돼 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우리 민법을 적용한다면, 남의 것임을 알고도 무단으로 점유한 물건에 대해서는 점유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고, 또한 문화재에 대해서는 점유취득시효 제도를 인정할 수 없다는 미국 대법원 판례도 나와 제출했다"고 말했다. 
     
    또 "피고 측 주장대로 일본 민법을 적용했을 때, 원고인 부석사 측이 제기한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일본 민법에 따른 해결책이 무엇이고 법리적 귀결점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재판부에서 밝히라고 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같은 쟁점과 관련해 우리나라 민법과 일본 민법의 차이, 일본 측이 주장하는 점유취득시효 적용이 시작되는 시기, 문화재에 대해서는 일본 법이 이를 어떻게 다루는지 등을 명확히 해달라고 했다. 또 원고 측에 대해서도 불상이 언제 누구에 의해 탈취됐는지 등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간논지에 있던 금동관음보살좌상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지난 2012년, 절도단에 의해서다. 그런데 이 불상이 과거 왜구에 약탈당한 고려시대 불상으로 추정되면서 충남 서산 부석사가 빼앗긴 문화재를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1심은 부석사의 손을 들어줬다.
     
    다음 공판은 오는 10월 26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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