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왼쪽), 안철수 의원. 박종민·윤창원 기자 24일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인수위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비판하자,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안철수 의원이 "인수위에 대한 부정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차기 유력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두 사람이 본격적인 신경전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본인이 주도하는 공부모임 '새로운 미래 혁신24'에서 "(정부‧여당이) 무엇을 지향하느냐,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을 때 저도 설명이 잘 안 되고 답답하기는 하다"며 "인수위에서 앞으로 5년간 이런 가치를 지향해서 이런 결실을 만들겠다는 게 돼야 했는데, 지나고 나니 인수위에서 무엇을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서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명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당권 경쟁자이자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장을 지낸 안철수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안 의원은 "인수위 역할에 대한 부정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이라고 바로 맞받았다. 그는 이날 오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 의원이 인수위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잘 모르는 오해에서 비롯된 말 같다"며 "그분은 저보다 여러 경험이 많으신 정치인이지만 직접 인수위원장을 해보진 않았다. 거기서 비롯된 오해라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차기 당 대표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두 사람의 신경전을 두고 당권 경쟁이 본격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두 사람은 전당대회 개최 시점에 대해서는 '연내'에 개최하자는 공통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국정감사 직후'를, 안 의원은 '예산심사 직후'를 언급한 것이 차이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당대회 시기와 관련해 "국정감사를 마치고 나면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데 문제가 없다"며 "당 지도부가 정상 지도부로 하루 빨리 구성되어야 힘 있게 일을 추진해 나갈 수 있다는 차원에서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 또한 전날 라디오에서 "(전당대회를) 국정감사를 마치고 시작할 수도 있고, 또는 예산심사를 끝내고 나서 12월 초에 시작하는 것 둘 다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예산이 좀 더 삭감되기 때문에 그걸 제대로 야당에 설명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평소보다 좀 더 집중해야 하니 예산심사 직후 바로 시작하면 12월 중순이라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