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군의회와 주민들이 25일 의회 앞에서 옛 문척교 철거 전면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구례군의회영산강유역환경청이 구례군 구례읍과 문척면을 잇는 옛 문척교를 철거할 방침인 가운데, 주민들은 물론 구례군의회도 반발하고 있다.
구례군의회는 25일 '옛 문척교 철거 반대 건의안'을 통해 ▲구례군민이 동의하지 않는 옛 문척교 철거공사 중지와 철거계획 전면 철회 ▲ 옛 문척교 존치를 바탕으로 하천 범람 등으로 인한 피해 예방과 안전대책 조속 마련 ▲옛 문척교 문제와 관련된 모든 절차와 결정에서 당사자인 구례군민의 목소리 최우선 반영 등을 촉구했다.
구례군의회는 영산강청에 제출한 건의문에서 "옛 문척교 철거가 직접적인 당사자인 문척면 대다수 마을 주민이 반대하고 그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의견을 무시하고 충분한 설명과 적실한 의견수렴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옛 문척교는 2020년 안전진단 결과 시설물 안전에 지장이 없는 C등급으로 판정됐고, 구조물 일부만 보강하면 그 기능을 다 할 수 있으며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 상태다.
구례군의회는 "차량 통행 제한 또는 일부 보수 등을 통해 안전을 확보하는 다양한 방안의 주민 선택권이 있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인 행정주도 밀어붙이기식으로 철거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시문 구례군의회 의장은 "군민의 삶의 통로였고 애환과 역사가 깃든 문척교는 단순한 교통수단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며 "존치를 기본으로 하되 활용 방안도 고민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철거 위기에 놓인 옛 문척교. 독자제공 앞서 문척면 마을 주민들은 24일 구례군청에서 김순호 구례군수와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옛 문척교 보존을 위한 구례군민 대책위' 박정선 공동위원장은 "김 군수가 '역사와 주민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문척교를 존치하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며 "구례군에서 존치를 원한다는 공문을 발송하도록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대책위는 지난 23일에도 구례군청과 광주 영산강청 앞에서 동시에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주민 600명의 서명을 받아 구례군과 영산강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섬진강 관리기관인 영산강청은 침수 피해 예방 등을 위해 오는 10월 옛 문척교를 철거할 예정이다.
옛 문척교는 1972년 구례읍과 문척면을 잇는 섬진강 위에 길이 420m·폭 7.5m로 건설돼 51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