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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용인에겐 '효자' 하이닉스…인근 지역은 '소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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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용인에겐 '효자' 하이닉스…인근 지역은 '소외감'

    SK하이닉스, 용수공급시설 설치 놓고 여주시와 갈등
    송전선로, 변전소 설치 두고 광주시와도 마찰 빚어
    이천·용인시에는 수천억 세금…인근 지역엔 공익 활동만
    여주시 "혜택은 남이, 고통은 우리가 감수…불공평해"
    하이닉스 "TF 회의에서 여주시와 합의점 찾을 것"

    연합뉴스.연합뉴스
    변전소 설치 등으로 경기 광주시와 갈등을 빚은 SK하이닉스가 이번에는 여주시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의 용수공급시설 설치를 놓고 불화를 겪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가 매년 수천억원의 세금을 거둬들이는 이천시와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로 비슷한 규모의 세금,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거두게 되는 용인시에게는 환영받는 '효자'지만 별다른 혜택 없이 희생만 해야 하는 인근 지자체는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송전선로, 변전소 설치 갈등 이은 용수공급시설 설치 갈등

     
    28일 여주시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공급시설(일 57만3천t, 여주구간 관로 7.2㎞) 설치 인허가와 관련법 협의를 여주시에 요청했다.
     
    이에 여주시는 "피해 주민이 있는데, 주민 합의가 안 된 상태에서 시가 먼저 합의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지난 6월 SK하이닉스는 용수시설이 지나는 세종대왕면 4개 마을을 대상으로 60억원 규모의 마을지원사업에 합의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이 취임하자 순조롭게 진행되던 인허가 절차에 제동이 걸렸다.
     
    이충우 여주시장은 지난 7월5일 열린 경기도, 여주시, 용인시, 이천시, 안성시, SK하이닉스, SK에코플랜트, 용인일반산업단지(주)의 상생공동합의를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상생은 한쪽 희생만으로 되지 않는다"며 "SK하이닉스와 정부, 경기도는 상생방안 없이 여주에서 물을 끌어가려고 해선 안 된다"고 토로했다.
     
    특정 마을을 대상으로 한 지원이 아닌 여주시 전체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이어 지난 2일 산업통상자원부, 경기도 등이 참석한 '용인 반도체산단 용수시설 TF' 첫 회의에서 공동주택, 공공임대주택, 산업단지, R&D 센터 건립 등 구체적인 요구 사안을 전달했다.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 시민들이 설치한 현수막. 이준석 기자경기 광주시 곤지암읍 시민들이 설치한 현수막. 이준석 기자
    SK하이닉스가 생산 설비 확대로 지자체와 갈등을 빚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K하이닉스는 M16 공장 신축 등에 따른 전력 확보를 위해 지난 2019년 5월부터 곤지암에서 하이닉스 본사를 연결하는 송전선로(전압 154㎸) 설치 공사를 추진한 바 있다.
     
    총 공사 구간은 25.3㎞이며, 이중 광주 구간은 9.6㎞이다. 나머지는 이천시 구간이다.
     
    이천시 구간은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됐지만, 곤지암읍 일대 주민들은 분진, 소음, 교통체증 등의 피해를 호소하며 공사를 반대했다.
     
    특히 곤지암읍 신대리에 전압 345㎸ 규모의 변전소도 추가 설치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합당한 보상 및 공사 중단을 주장했다.
     

    이천·용인시에게는 '효자'…인근 지자체엔 '남의 자식'


    용인반도체클러스터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한 이충우 여주시장. 여주시 제공용인반도체클러스터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한 이충우 여주시장. 여주시 제공
    광주시와 여주시가 SK하이닉스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실속은 본사가 위치해 있는 이천시와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용인시가 챙기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액 42조 9978억원을 기록해 이천시에 법인지방소득세 2022억원을 납부했다.
     
    또 원천세, 재산세, 재산분 주민세(종전 사업소세)를 포함해 2017년부터 2022년 5월초까지 최근 5년간 총 1조 653억원의 지방세를 내는 등 효자기업 노릇을 하고 있다. 이는 2022년 이천시의 한해 본예산인 1조 1천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용인시도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면 이천시와 비슷한 규모의 세금을 거둬들일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2만여명의 직·간접 일자리 창출, 513조원의 생산 유발, 188조원의 부가가치 유발 등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광주시와 여주시는 SK하이닉스가 성장해도 별다른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다.
     
    여주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라는 대기업 덕분에 이천시는 10년 사이 인구가 2만명 늘어나고 재정 자립도가 55.6%까지 증가했지만, 여주시는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 때문에 고통만 받고 있다"며 "그럼에도 혜택은 다른 지역이 챙기고 인근 지역 주민들은 사회 공헌 활동이라는 콩고물만 기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여주시가 물길을 내주지 않은 것을 두고 지역이기주의라고 말하지만 이는 정당한 요구"라며 "SK하이닉스는 여주시민 전체가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하이닉스는 근거지를 둔 이천시 뿐 아니라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도 다양한 공익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조만간 '용인 반도체산단 용수시설 TF' 회의가 진행될 예정인데,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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