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 AFP=연합뉴스올해 마지막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이 16강전에서 탈락했다. '무결점 사나이' 노박 조코비치(6위·세르비아)가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으로 불참한 상황에서 생애 첫 메이저 챔피언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나달은 6일(한국 시각)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6000만 달러·약 808억 원)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프랜시스 티아포(26위·미국)에 덜미를 잡혔다. 세트 스코어 1 대 3(4-6 6-4 4-6 3-6) 패배를 안았다.
올해 나달의 첫 그랜드 슬램 패배다. 나달은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제패했고, 윔블던에서는 4강전을 앞두고 복근 부상으로 기권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실제 경기 패배는 US오픈 16강전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나달의 메이저 대회 23회 우승도 무산됐다. 나달은 그랜드 슬램 남자 단식 22회 우승으로 조코비치(21회)와 '황제' 로저 페더러(20회·스위스)에 앞선 역대 1위를 달린다.
이번 대회는 조코비치의 불참이 결정된 데다 나달 등 우승 후보들이 대거 탈락한 상황이다. 지난해 조코비치를 꺾고 우승한 다닐 메드베데프(1위·러시아)도 전날 16강전에서 '악동' 닉 키리오스(25위·호주)에 패했다.
생애 첫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챔피언이 탄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남은 선수 중 그랜드 슬램 우승 경력자는 마린 칠리치(17위·크로아티아)로 2014년 US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칠리치는 19살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4위·스페인)와 16강에서 맞붙는다.
나달을 누른 티아포. AFP=연합뉴스
나달은 이날 서브에서 강타자 티아포에 크게 뒤졌다. 에이스가 9개로 절반이었고, 더블 폴트는 9개로 4개인 상대의 2배가 넘었다. 범실은 28개로 26개인 티아포와 별 차이가 없었지만 위너에서 33 대 49로 크게 밀렸다.
세트 스코어 1 대 2로 뒤진 4세트가 나달로선 아쉬웠다. 게임 스코어 3 대 2로 앞선 나달은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할 기회를 잡았다. 40 대 15로 앞선 가운데 나달은 그러나 3연속 실점하며 어드밴티지를 내준 뒤 티아포의 서브 에이스로 브레이크에 실패했다.
기세가 오른 티아포는 잇따라 3게임을 따내며 3시간 33분 승부를 마무리했다. 티아포는 2019년 호주오픈 이후 개인 2번째 그랜드 슬램 8강에 올랐다. 나달은 8강에서 안드레이 루블료프(11위·러시아)와 격돌한다.
여자 단식에서는 세계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가 율레 니마이어(108위·독일)를 2 대 1(2-6 6-4 6-0)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시비옹테크는 한국계 제시카 페굴라(8위·미국)와 4강행 티켓을 놓고 다툰다. 페굴라의 어머니 킴 페굴라가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돼 기업가로 성공했는데 블룸버그 통계에 따르면 순자산이 70억 달러(약 9조6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