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울산 태화종합시장에 모래주머니가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6년 전 태풍 차바에 대한 아픈 기억이 울산 태화시장 상인들에게는 '전복후계(前覆後戒)'가 됐다.
태풍 힌남노에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없다는 민관의 철저한 대비가 큰 피해 없이 빠른 일상을 가져왔다.
6일 울산 중구와 태화종합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역대급 태풍 힌남노가 강타했지만 태화시장은 피해가 적었다.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물론 강풍으로 인해 간판과 신호등 등 시설물 일부가 부서진 게 전부다.
지난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때 태화시장은 300여 상점이 물에 잠기고 3명이 숨져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태풍 오마이스 때도 시장 일부가 잠기는 등 태화시장은 그동안 지역 상습 침수지역으로 꼽혔다.
김두겸(사진 오른쪽) 울산시장과 김영길 중구청장이 4일 중구 태화시장을 찾아 태풍 대비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중구청 제공상인들은 추석 대목을 앞둔 시점이라 뜬눈으로 밤을 새웠지만 태풍이 빠져나간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무엇보다 민관은 피해를 반복할 수 없다며 철저히 대비한 것이 침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태화시장에서 22년째 옷 가게를 운영 중인 박문점씨는 "힌남노가 차바나 매미 수준이 아니라 역대급이라는 말에 상인 모두가 바짝 긴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침수 피해를 입을 수 없다는 각오로 상인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각자 가게를 꼼꼼하게 챙기고 여러 준비 작업을 했다"고 덧붙였다.
상인들은 지자체에서 지원해 준 모래주머니를 쌓고 알루미늄 차수벽을 설치했다. 행여 가게로 들어온 빗물로 인해 물건이 젖지 않도록 비닐에 싸서 2m 높이 구조물에 올렸다.
가게 안 배수구를 모두 열어 놓은 것을 확인하면서 막히지 않도록 쓰레기와 이물질을 미리 처리했다.
태화강변 주차장이 불어난 물에 잠겼다. 이상록 기자 중구청도 태풍예비특보에 맞춰 태화시장을 4개 구역으로 나눠 공무원 17명을 배치했다. 이어 태풍경보가 발효되자 전직원 절반을 구역별로 대기시키고 태풍 상황에 대응했다.
앞서 모래주머니 1천개, 양수 능력이 분당 6천ℓ인 대형양수기 4대로 미리 준비했다. 특별히 대형 화재에 사용하는 울산소방본부의 '대용량 방사포장치'까지 현장에 배치됐다.
이 방수포장치는 분당 45t을 태화강으로 방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다행히 시스템을 작동시킬 침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11호 태풍 힌남노는 6일 오전 4시 50분쯤 경남 거제시 부근에 상륙했다. 이어 오전 7시 10분쯤 울산을 통과해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지난 5일부터 6일 오전 10시 30분까지 중구 서동 울산기상대 기준 강수량은 161.5㎜다.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설치된 북구 매곡동은 313㎜, 울주군 삼동면은 286㎜를 기록했다.
바람은 순간최대풍속 기준으로 동구 이덕서에 초속 36.6m의 강풍이 불었다.
울산공항 34.2m, 울주군 간절곶 32m, 온산읍 30.4m 등 30m 이상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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