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려는 인파로 영국 런던 거리가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성 자일즈 성당에서 조문객을 맞고 있는 여왕의 관은 오는 14일부터 런던 버킹엄궁에 위치한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여왕의 시신이 미처 도착하기도 전에 일찌감치 대기 행렬이 늘어서기 시작해 뜨거운 추모 열기를 방증했다.
연합뉴스이날 트래펄가 광장에서 버킹엄궁으로 이어지는 '더몰'(The Mall) 거리 곳곳에서는 일부 추모객들이 텐트를 세워놓고는 관 도착까지 이틀 밤샘을 각오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캠핑용 간이 의자를 가져다놓고 자리를 잡은 이들도 여럿이었다.
엘리자베스 2세의 사진과 여왕을 의미하는 영어약자 'EIIR'(Elizabeth II Regina) 등 각종 상징물이 담긴 배지들을 모자에 달고 있던 한 조문객은 지역매체 마이런던 인터뷰에서 "서거 소식을 들은 날부터 여기에 나와 텐트를 치고 닷새간 기다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이날 에든버러로 향하기 위해 런던 서부의 왕실 공군 노솔트 기지로 이동하던 찰스 3세의 차량 앞에 한 남성이 사진을 촬영하겠다며 뛰어드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스카이뉴스 생방송 영상에 담긴 이 장면을 보면 인도를 달리던 한 중년 남성이 차량 속도가 줄어들자 갑자기 차도로 뛰어들어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은 후 되돌아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장례식까지 총 100만 명 이상의 조문객이 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영국 정부는 조문 보안지침을 내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군중이 몰리면서 대중교통 수단이 지연되거나 인근 도로가 통제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지침에 따르면 조문객들은 공항 출입국 심사 때처럼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만 웨스트민스터 경내에 입장할 수 있고, 작은 가방 한 개만 소지가 허용된다.
어떤 종류든 음식물이나 음료는 반입이 허락되지 않는다. 심지어 꽃다발이나 촛불, 사진, 장난감 등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사원 내에서는 적절한 옷차림을 한 상태로 정숙하게 행동해야 한다. 카메라나 휴대전화기도 물론 사용할 수 없고, 텐트나 불꽃놀이 같은 것들도 경내에서는 금지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후 첫 주말인 지난 10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 앞에 추모객들이 준비한 꽃다발이 놓여져 있다. 연합뉴스정부는 또한 장시간 대기가 예상되는 만큼 우산이나 선크림, 휴대전화 배터리 등을 챙겨올 것을 조언했다. 아울러 먹고 마실 것을 챙기는 등 밤샘에 대비하는 한편, 어린아이와 동행하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여왕의 관은 13일 공군기에 실려 버킹엄궁으로 이동, 14일 오후 5시부터 장례식 날인 19일 오전 6시 30분까지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대중에 공개된다.
이후 공휴일로 지정된 1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여왕의 국장이 엄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