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낙영 시장이 태풍에 밀려 내려온 토사에 파묻힌 석굴암 요사체를 둘러보고 있다. 경주시 제공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경주시가 이재민 구호와 항구적인 재해 예방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쏟기로 했다.
경주시는 15일 시청 알천홀에서 주낙영 시장 주재로 태풍 '힌남노'와 관련한 피해 상황 및 복구 계획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주 시장은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시민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이재민 지원과 구호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철저한 피해조사 및 신속한 복구, 항구적인 풍수해 피해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주에서는 이번 태풍으로 1명이 숨지고 주택 9동이 전파됐으며 7동 반파, 747동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150가구 388명의 이재민과 일시 대피자가 발생했고, 39가구 67명은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태풍으로 제방이 유실된 권이저수지 복구작업. 경주시 제공하천과 도로, 교량, 상·하수도 등 공공 시설물 피해도 매우 커 15일까지 확인된 피해액만 545억원에 달한다.
불국사와 석굴암을 비롯한 문화재도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농작물은 891ha가 침수되거나 유실 또는 매몰됐다.
경주시는 신속한 복구와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13개 협업반 20개 부서를 대상으로 재난안전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무원 5204명, 군인 2921명, 자원봉사자 2261명 등 누적 1만 386명의 인력과 굴삭기, 덤프, 양수기, 산불진화차, 살수차 등의 장비를 현장에 투입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공공시설 1995곳 중 1335곳이 응급복구를 마쳤고, 사유시설 741곳 중 588곳을 복구해 응급복구율은 70%를 넘고 있다.
경주시는 수재민들의 주거안정을 지원을 위해 예비비 14억원을 시비로 전액 편성하고 침수주택에 대해 가구당 200만원을 선지급하고 있다.
더불어 이재민들의 주거 안정과 구호물품 지원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집중해 피해지역 주민들의 신속한 지원을 위해 현장지원반을 운영하고 있다.
대종천 범람으로 물에 잠긴 문무대왕면 일대 모습. 독자 제공특히 이번 태풍으로 지역 소하천이 범람하거나 유실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항구적 복구 대책 마련에 나선다.
우선 현재 30년 기준(강우량 95㎜)으로 설정된 소하천의 방재성능목표(시간당 처리 가능한 강우량)를 50년이나 80년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소하천의 통수단면(물이 흐를 수 있는 하천 통로) 확보를 위해 현재 환경부가 갖고 있는 하천 준설 권한을 광역지자체로 이관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노후 저수지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에도 힘을 쏟는다.
경주지역 380여개 저수지 중 90% 이상이 40년 이상 된 노후 저수지인데다, 안전등급 D등급 이상의 위험 저수지도 14%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저수지 항구 복구를 위해 안전진단을 시행하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적극 요청할 방침이다.
주낙영 시장은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딛고 더 안전한 경주가 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기울이겠다"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봉사활동 참여와 성금 기탁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