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백악관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왼쪽).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에게 팔레스타인의 요르단강 서안을 넘기겠다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제안 내용은 피터 베이커 뉴욕타임스(NYT) 기자와 수전 글래서 뉴요커 기자가 이달에 출간할 예정인 책 '더 디바이더(분열자, 2017-2021 백악관에서의 트럼프)에 담겨 있다.
WP가 소개한 이 책의 내용을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1월 요르단에 요르단강 서안의 통치권을 넘기는 것을 호의로 생각하고 압둘라 2세 국왕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이 제안을 받은 압둘라 2세 국왕은 미국인 친구에게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장마비가 오는 것 같았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고 당황스러웠던 당시의 감정을 털어놓았다.
요르단강 서안 통치권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떤 상황에서 이런 제안을 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또 요르단강 서안을 점령한 이스라엘 정부와 '트럼프의 절친'으로 알려진 베냐민 네타냐후 당시 이스라엘 총리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도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이런 제안이 있었던 시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밝힌 직후다.
그로부터 2년 후 네타냐후 당시 이스라엘 총리는 점령지인 서안을 병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에 점령된 서안은 1948년부터 요르단 영토에 속해 있었다.
한때 서안이 요르단의 영토였지만 서안과 동예루살렘을 미래 독립국의 영토로 생각하는 팔레스타인은 요르단 왕가에게 그리 반가운 존재만은 아니다.
서안이 이스라엘에 점령된 이후 요르단으로 기지를 옮긴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세력이 한때 요르단 하심 왕가의 축출과 국왕 암살을 시도했고, 1970년에는 요르단 군대와 내전을 치르기도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