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철수의 10년, 언론인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정치 입문 10주년을 맞아 "더 이상 정치 변화를 요구하지 않고, 주도하겠다"며 당 대표 도전 의지를 시사하는 한편, 당의 혼란을 막기 위해 이준석 전 대표와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각각 사법적 문제 제기와 추가 징계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밝혔다.
당 지도체제가 사법 리스크에 물려 허덕이는 데 대해선 당이 충분한 준비 없이 허술하게 대응했다는 비판도 가했다.
안 의원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10주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제 앞에 우리 당을 개혁적인 중도보수 정당으로 변화시키고 2024년 총선 압승과 대한민국 개혁,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 대표 출마 여부엔 여전히 명확한 답을 아꼈지만, "여러 분들로부터 강력한 요구를 많이 받고 있다"며 도전 의지를 시사했다. 최근 중도층이 이탈한 당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역할을 묻는 말에 "당내에서 그 일(중도층 포섭)을 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받지 못했기 때문에 제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입법·지역활동과 소신 발언을 하고 있다"고 답한 것이나, 공천 개혁과 관련한 구상을 설명하며 "대표가 아닌 사람에게 질문이 좀 그렇긴 하다. 당 대표로 뽑아주시면 말씀을 드리겠다"고 덧붙인 것 역시 이같은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전당대회 시점이 내년 1~2월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출마 여부 결정의 가장 큰 변수는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 등 사법 리스크와 윤리위의 추가 징계라고 말했다. 결국 양측이 여기서 손을 떼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 의원은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을 법원에 끌고 가 당의 운명을 판사에게 맡겼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잘못된 일"이라면서 "이 대표는 가처분 신청을 철회해야 한다. 윤리위도 추가 징계 등을 통해 상황을 악화하는 일을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철수의 10년, 언론인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당이 낙관론에 사로잡혀 가처분 인용 상황에 잘 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이어갔다. 안 의원은 "너무 허술하다. '플랜B'를 충분히 준비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데, 책임 있는 여당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하는 한편, 새 비대위가 이미 꾸려진 데 반대의 의견을 내진 않겠다면서도 "단 1%의 인용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런 모험을 하면 안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법원이 추가 가처분도 인용한다면 새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최고위원을 뽑아야 한다는 '최고위 복원론'에 손을 들어줬다. 그는 "가처분이 기각되면 비대위 체제로 이번 정기국회를 열심히 치러야 하지만, 인용된다면 새로 뽑힌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전국위원회를 통해 최소한의 최고위원을 뽑아 다음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방법뿐"이라고 말했다.
국정과제를 수립한 인수위원장으로서 자신이 윤석열 정부의 '연대보증인'이란 점을 강조하면서도 정부의 초기 성과엔 아쉬운 소리를 했다.
안 의원은 "인수위 시절 코로나 대응 100일 로드맵을 만들었는데, 보건복지부 장관의 인선이 늦어지면서 책임 주체가 없으니 완전히 무산됐다"는 한편 교육부의 학제 개편 이슈에 대해서도 "개혁을 제대로 하려면 국민 공감과 이해관계자의 합의가 기본적 순서"라고 지적했다.
또, 대선 출마 관련한 질문엔 "대선은 너무나도 멀다. 우선 총선을 제대로 해 윤석열 정부가 성공한 뒤 고민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보통은 대통령 임기 첫 1년을 개혁의 골든타임이라지만 여소야대란 특수한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개혁 골든타임은 총선 승리 후 2년, 2024~2025년으로 본다. 그때 미뤄뒀던 개혁을 실행하고 증명해내면 정권 재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