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경기 하남시 미사경정공원에서 열린 KBS1 '전국노래자랑' 기자간담회에서 새 MC 김신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S 제공이달 초, KBS1 '전국노래자랑' 새 MC가 된 김신영이 고향인 대구에서 첫 녹화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관객들이 찍은 영상이 온라인상에 대거 올라왔다. MC로서 처음 참가자와 관객을 만나는 자리였음에도 김신영은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리는 '전국~'이라는 선창을 이미 수년간 외쳐온 사람처럼 능숙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날이 데뷔 때보다 떨렸다고 털어놨다.
지난 17일 오전, 경기 하남시 미사대로 미사경정공원에서 KBS1 '전국노래자랑'의 새 MC 김신영과 프로그램 기획을 맡은 김상미 CP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조현아 KBS 예능센터장도 참석해 기대를 당부했다. 김신영은 첫 녹화 당시 지나치게 긴장해 조금은 아쉽다면서도, 시청자들이 '막내딸 키우듯' 자신을 대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일문일답 이어서.
▶ 지난 3일 대구 달서구에서 첫 녹화를 했는데 제작진은 아마 새 MC로 인한 변화를 가장 잘 알아챘을 것 같다. 발견한 점이 있나. (* 기자 주 : 17일 녹화한 하남시 편이 방송상으로 첫 회가 되고, 대구 달서구 편이 2회가 된다고 제작진은 설명했다)김상미 CP : '전국노래자랑'이 대낮에 공연하는 데다가 정신 산만하고 집중하기 어려운 구조가 있다. 송해 선생님은 연륜이 있으셔서 집중되는 게 있는데 MC가 섰을 때 사람들이 한눈팔면 어떡하지, 너무 작아 보이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저 친구 저러다가 실신하면 어떡하지' 할 정도로 목소리가 우렁찼다. (그날) 경찰 추산 3만 8천 명 왔다는데 뒤에 계신 분들까지도 쫙 집중하시더라. 걱정 안 해도 되겠구나 생각했다. 선생님은 선생님의 매력이 있었는데, 신영씨도 막 자라나는 새싹이지만 큰 나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왼쪽부터 '전국노래자랑' 새 MC 김신영과 김상미 CP. KBS 제공▶ 대구에서 첫 녹화한 소감은 어떤지. 당시 현장 영상 등을 보면 어린 참가자에게 용돈도 주었던데 즉흥적으로 한 건가.김신영 : 사전 리허설할 때 아기가 나왔다. 만약 정말 내 조카가 나오면 당연히 이모들은 용돈을 줄 것이지 않나. 지갑을 열어봤는데 딱 오만 원이 있더라. 만 원이 있을 줄 알았는데! (일동 폭소) 뭔가를 짜고, 내가 잘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참가해주신 분들이 얼마나 떨리겠나. 저도 사실 너무 떨리는데 같이 스며들다 보니까 그런 장난이라든지… 어르신이나 조카들이 노는 건 많이 봐서 자연스럽게 (그런 행동이) 나오지 않았을까.
사실 첫 녹화는 아쉽다는 생각을 한다. (제가) '전국!'이라고 함과 동시에 눈물이 울컥하고 나오려고 하더라. 실로폰 소리가 어렸을 때 거의 태교이지 않나. (관객분들이) '노래자랑!'으로 화답해 주시니까 울컥하더라. 여기서 울면 안 되는데… 머리가 하얘졌다. 이곳이 어디고 나는 누군지. (웃음) 긴장을 태어나서 가장 많이 했던 거 같다. 멘트하고 조용해지고 또다시 한번 생각해서 멘트하고 그랬던 게 반복됐다. 데뷔 때보다 훨씬 더 많이 떨렸던 거 같다. 데뷔 때는 무엇이든 함께하는 거였는데 전 국민이 사랑해주는 '전국노래자랑'을 혼자 하니… 끝나고 나니까 (녹화) 영상 보여줬는데 눈물이 나더라. 대기실에 있는 모든 분이 다 울었다. 뭔지 모를 감사함과 벅차오름, 떨림, 진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다 느꼈던 거 같다.
▶ 대구 첫 녹화 당시 계속 서 있던데 힘들진 않았나.김신영 : 저는 음악을 굉장히 좋아한다. 신재동 악단장님과 전국노래자랑 악단분들이 굉장히 연주를 잘하신다. 두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모르겠더라. 굉장히 신났다. 할머니랑 있을 때는 트로트라든지 포크송이라든지 음악들도 많이 들었고, '정오의 희망곡' 하면서 여러 장르 노래를 듣다 보니까 사실 그게 힘들진 않았다.
김신영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KBS 제공▶ '전국노래자랑'에는 다양한 참가자가 나온다. 수많은 다양한 사람의 리액션에 대처하는 게 프로그램의 정체성인 것 같은데 어떤 마음으로 임할 생각인가.김신영 : 신인 때는 뭐든지 잘하고 싶어서 실수 많이 하고 그러지 않나. (그동안) 어른들과 함께하는 장터 행사도 많이 해봤는데 그 어떤 상황이든 송해 선생님 마음 중에 가장 배워야 할 덕목은 국민들을 사랑하는 마음인 것 같다. 참가자분들과 얘기한다. '뭐든지 다 하세요, 다 받아들입니다' '뭐든지 다 하십시오. 바지만 벗지 마십시오' (일동 웃음) '(바지를 내리면) 방송에 안 나오겠지만 제가 빨리 올려드리겠다. 속옷만 비치지 마시고 웬만한 건 저한테 다하십시오'라고. 돌발상황 생기면 그것도 맛과 멋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열려 있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거 같다.
▶ '전국노래자랑'에서는 악단도 큰 축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송해와 케미스트리가 좋았는데 본인을 어떻게 맞아주었나.김신영 : 사실 굉장히 걱정이 많았다. 아무래도 송해 선생님과 오래된 케미가 있어서 긴장도 많이 하고 갔는데 심사위원, 악단 선생님들이 환호하면서 굉장히 귀여워해 주시더라. '언제 한번 한잔하는 자리를 마련해야지' 하면서도 '오늘은 박카스 먹어' 이러셨다. (웃음) 정말 많은 삼촌이 생긴 거 같다. 심사위원 선생님은 (제) 얼굴이 오프닝에서 하얘지는 걸 보고 계속 (편하게) 하라고 해주셨던 거 같다. 오늘 오면서 (이렇게) 포근한 사람들과 하는 것도 복이라고 생각했다.
▶ 김신영의 MC 발탁으로 '전국노래자랑'을 향한 젊은 층의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시청률과 화제성이 높아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지.김신영 : 세대적으로 사실 생각해보면 '전국노래자랑'이, 옛날 참가자분들 보면 나이가 21살 18살 이렇게 되더라. 굉장히 어렸다. 그리고 시대에 대한 관심도 있지만 그전에 함께 '전국노래자랑' 사랑해주셨던 분들이 막내딸 하나 키운다는 생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러한 욕심 저러한 욕심보다는 그냥 배운다는 생각이 가장 많기 때문에 최대한 생각을 안 한다. 건강 지키고 사람들한테 배운다는 마음이다. 저도 그냥 기사를 통해서 저희 소식들을 많이 보고 있다. (웃음)
김상미 CP : 오래된 프로다 보니까 시청층이 나이가 드신 거 아니냐 하는데 젊은 층도 관심 가져주시고 해서 저희도 첫 방송 기대하고 있다. MC 김신영씨가 차근차근 1회 2회 쌓일수록 나아져 가는 모습, 국민 여러분께 녹아가는 모습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김신영이 진행하는 KBS1 '전국노래자랑'은 오는 10월 16일부터 방송한다. KBS 제공▶ 온라인상에서 김신영이 '전국노래자랑'을 위해 출연료를 낮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인가.김신영 : 일단 솔직하게 얘기해도 될는지 모르겠지만 아직 출연료를 모른다. (일동 폭소) 아직 출연료를 모른다. 정말 최근에 결정이 났다. 그냥 '전국노래자랑' MC다 하고, 대구에서 '내가, 내 고향에서 (녹화)하는구나' 생각하고 추석을 보냈는데 유튜브에 제 출연료가 갑자기 나오고 하더라.
김상미 CP : 협의 중에 있다. (웃음)
김신영 : 그냥 주는 대로 받겠다. (일동 웃음)
(* '전국노래자랑' 측은 기자간담회 후 김신영이 '금액을 몰랐다'고 한 것은 금액을 모르고 계약했다는 뜻이 아니라, 소속사가 현재 제작진과 개런티 조율 중이라 최종 금액을 아직 모른다는 의미로 출연료와 상관없이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은 마음을 전달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노래자랑' 새 MC가 되고 나서 가족들 반응은 어땠나.
김신영 : 가족 반응은 어마어마했다. '내가 속보로 봐야겠냐, 왜 얘기를 안했냐' 했다. KBS 사장님께서 '연중 라이브' 때 나오신 게 우리 집에선 최고의 이슈이자 최고의 자랑거리가 됐다. 가훈을 놓고 거기에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릴 정도다. (가족이) 늘 하는 말씀은 이거다. '자만하지 말고 네가 말했듯이 배운다고 생각해라'라고. 가족도 가족이지만 또 다른 가족인 전유성 교수님은 '신영아, 때로는 져주기도 하고 누가 밀면 넘어지기도 해야 돼. 한 번쯤 져줄 수 있는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요즘은 복도에서 한 걸음 가면 '축하합니다' 듣고 '감사합니다' 한다.
▶ 마지막 다짐의 말.김신영 : 거북이처럼 좀 천천히 오래오래, 정말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면서 많은 분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다. '전국노래자랑' 나왔던 참가자들을 복사해서 또 다른 캐릭터로 할 수 있게끔 관찰하고 배우겠다. 전국노래자랑은 정말 국민 프로듀서분들이 정말 많으시구나 싶다. '일요일의 남자'는 송해 선생님이셨다. (제가) '일요일의 여자'라고 하기에는 다가서기가 좀 어렵고 뭐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그래 '막내딸' 했다. 막내딸은 키우는 재미도 있고 어디든 막댕이가 들어오면 분위기가 바뀌지 않나. 막내들 시끌벅적하구나 하고. 여러분이 그런 마음을 가져주셨으면 해서 '일요일의 막내딸'이라는 생각을 했고 대구에서도 얘기했다. 그냥 막내딸 하나 키운다, 막둥이 하나 키운다는 생각으로 예쁘게 한 번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사실 (제가) 말주변도 많이 없다. 여러분들이 뭐든 해주셔도 된다. (제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 저한테 하고 싶었던 장난 등등. 예심에 많은 참가 좀 부탁드린다. (웃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