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홈페이지 캡처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2023년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광주비엔날레전시관, 국립광주박물관,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열린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지난 21일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참여 작가와 전시 작품 등을 공개했다. 이날 58명의 명단을 먼저 발표했고, 2023년 초 80명의 최종 명단을 공개한다. 출품작 중 절반이 신작인 점도 눈에 띈다.
전시 주제는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 도가의 근본사상을 담은 '도덕경'에서 차용한 말로, 이질성과 모순을 수용하는 물의 속성을 함축한다.
전시는 은은한 광륜, 조상의 목소리, 일시적 주권, 행성의 시간들, 4가지 소주제로 나눴다. 재단 측은 "이주·디아스포라, 생태·환경 등 전 지구적 이슈를 하나의 엉킴(entanglement)으로 이해하고, 근대식민주의의 지식체계에 대한 대안적 실천을 모색한다"고 말했다.
국내 작가는 강연균, 김구림, 김기라, 김민정, 김순기, 엄정순, 오석근, 오윤, 유지원, 이건용, 이승택, 장지아 등이 참여한다.
장지아는 설치작업 '아름다운 도구들3'(브레이킹 휠)과 '청사진' 신작을 통해 여성의 몸에 대해 암묵적으로 용인된 관습 체계를 전복한다. 오윤은 산업화·도시화가 심화한 전후 한국 사회를 지배한 군부 독재와 소비주의를 비판하는 목판화를 선보인다.
전통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가들도 있다. 타냐 루킨 링클레는 캐나다 토착민 여성이 착용하는 코콤(kohkom) 스카프를 이용해 문화적 산물이 만든 시간적 연결성을 이야기한다. 압둘라예 코나테는 고대 사냥용 겉옷 등 말리의 문화적 기표를 통해 지역의 전통이 보편적 문제를 다룰 때 어떤 식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 고찰한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세대와 문화권의 여성 작가를 집중 조명한다. 불레베즈웨 시와니는 남아공 흑인 여성의 경험을 바탕으로 식민화의 영향과 토착민 지식의 억압을 이야기한다. 또한 킴 림은 여러 문명의 기하학적 형태를 이용한 조각과 드로잉 작업을 통해 탈국가적 사고방식을 드러낸다.
광주의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들도 전시한다. 알리자 니센바움의 신작은 광주의 놀이패 '신명'과 공동 작업한 회화로 구성할 예정이다. 김순기는 전남여고 학생들이 한국 여성 작가의 시를 낭독하는 모습을 담은 다채널 비디오 신작을 공개한다.
이숙경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인류가 직면한 복잡다단한 현실과 전 지구적 현안에 대안을 제시하는 예술의 가치를 탐구하는데 비전을 두고 다층적인 작가들과 함께 제14회 광주비엔날레를 유연하게 엮어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