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유족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김미성 기자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현대아웃렛 화재 사고 이틀째인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유족들을 만나 철저한 원인규명과 보상을 약속했다. 사고 첫날 현장을 방문한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도 이날 자리를 함께해 유족들에게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세종정부청사에 진행된 국무회의를 마치고 대전으로 이동해 유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후속조치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어떻게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몰라 마음이 착잡하다"며 "희생자분들 모두 열심히 살아온 분들임을 잘 알고 있다. 화재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피해 상황을 보고 받은 윤 대통령은 "지하 주차장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면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화재 원인을 감식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 등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유족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정 회장은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 드린다"면서 "너무 죄송하고 사고수습과 보상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도 "유족들 필요한 사항이나 이후 장례 진행 과정에 현대측과 함께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현대 측 관계자와 구청 직원들도 빈소에 대기하고 있으니 언제든지 의견 전달하면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대전시와 유성구는 현대아웃렛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북문 쪽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합동분향소는 희생자 유족들이 동의하면서 마련됐으며 일반 시민들이 자유롭게 분향할 수 있다.
7명의 희생자들 가운데 일부는 장례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나머지 희생자 유족들도 장례절차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오른쪽)과 관계자들이 유족들에게 사죄의 말을 전하고 있다. 김미성 기자이날 현장 합동감식에 참석한 일부 유족들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A씨 유족은 "현장을 찾은 가족들에게 설명하는 관계자 한명 없었다"면서 "최신식 시설을 갖춘 곳에서 소방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왜 수많은 사람들이 죽게 됐는지 그런 부분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토로했다.
B씨 유족 역시 "유족들과 연락하기 위해서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화재사고 조사와 함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도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화재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신속한 원인규명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화재 원인 등을 규명한 뒤 화재 확산 과정에서 안전 확보 의무를 다했는지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현재 대전노동청은 감독관과 조사관을 파견하는 등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유무를 검토하고 있다.
만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다면 유통업계에서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