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 윤창원 기자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순방 중 비속어 논란과 관련한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여야의 거센 충돌 끝에 야당 단독 표결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당은 크게 반발하며 '국회의장 사퇴권고안'을 언급했다.
국회는 29일 본회의에서 전체 170명이 표결에 참석해 168명의 찬성(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박 장관 해임건의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전원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본회의 뒤 열린 의원총회에서 "내일(30일) 오전 중 국회의장 사퇴권고안을 내겠다"고 밝히면서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표결 전 의사진행발언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합의 없이 쟁점 안건을 처리한 전례가 있느냐. 국회사에서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박 장관이 무엇을 잘못했나. 위법·불법이 있었다면 탄핵소추를 했을 텐데, 자신 없으니까 해임건의를 한 것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에서 열끼 중 여덟끼를 '혼밥'할 땐 뭘 했냐. 중국에서 기자들이 폭행당할 땐 뭘 했냐"며 "이번 사태는 5천만 국민이 들어도 확실하지 않은 내용으로 자막을 조작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연단을 향해 고성을 지르던 민주당 의원들은 송 수석부대표가 발언 시간을 초과해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목소리를 높여 발언을 이어가자 항의를 계속했다. 송 수석부대표의 말이 끝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줄지어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6시 본회의 개의를 앞두고 각각 플래카드를 들고 대치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본회의장 입구 맞은편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민주당은 반민주 반의회 국정 발목잡기를 중단하라'는 대형 플래카드와 함께 '해임건의안 즉각 철회하라' '협치 파괴 의회 폭거' '민생 외면 정쟁 유도 민주당은 각성하라' 등이 쓰인 작은 플래카드를 들어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에 맞서 '대통령은 사과하라' '외교라인 전면 쇄신'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양측은 "대통령은 사과하라" "민주당은 각성하라"며 서로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 등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증립의무 위반 강력 규탄한다, 협치파괴 의회 폭거' 등의 피켓을 들고 국무위원(외교부장관 박진)해임건의안에 대한 반대의사를 보이고 있다. 윤창원 기자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 따라서 윤 대통령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해임건의안과 관련된 질의에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국익을 위해서 전세계로 동분서주하는 분"이라고 밝히며 우회적으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