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te Keeper. (c)Jean Jullien Studio"제 작품세계의 근원과 현재 위치를 총제적으로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프랑스 출신 그래픽 아티스트 장 줄리앙(39)의 첫 회고전 '그러면, 거기'가 10월 1일부터 2023년 1월 8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뮤지엄 전시1관에서 열린다.
회고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장 줄리앙이 어린 시절부터 작업하며 보관해 온 100권의 스케치북을 비롯 회화, 조각, 영상, 미디어아트 등 1천 여 점을 출품했다.
100권의 스케치북은 세상에 처음 공개한다. 장 줄리앙은 30일 DDP에서 열린 회고전 '그러면, 거기' 기자간담회에서 "'100권의 스케치북' 섹션에는 제가 18년간 작업한 모든 기록이 남아 있다. 부끄러운 기록이지만 개인적으로 지난 작업을 다시 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관람객도 이번 전시의 여정을 개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제목 '그러면, 거기' 역시 장 줄리앙이 작가로서 거쳐 온 과정을 표현했다. 그는 "과거와 현재의 저를 보여주는 제목이다. 전시는 시기별로 연관성 있는 작품을 보여주려 했고 소품과 오브제는 동시대성을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Live drowing. (c)Jean Jullien Studio장 줄리앙의 작품 활동은 일상을 관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는 "주변 사람들과 상호작용하고 일상을 관찰하면서 드는 생각을 재기발랄하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말했다.
장 줄리앙의 작품은 일견 장난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작품에 담긴 내용은 촌철살인이다. 현대인의 일상과 사회적 이슈를 날카롭지만 단순하게 표현한다. 그는 "평소 비판적인 성격이지만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불평을 늘어놓기 보다 불쾌한 것을 유쾌하게 바꿔 사람들을 웃게 하고 싶다"고 했다.
전시는 '100권의 스케치북', '드로잉', '모형에서 영상으로', '가족', '소셜 미디어' 등 12개 주제로 구성했다. '드로잉'은 장 줄리앙의 습작으로 가득 채웠다. "드로잉은 언어와 같다"는 그의 가치관이 잘 드러난다.
전시장 전경. 지엔씨미디어 제공 '모형에서 영상으로'는 실험적인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가족'은 가족과의 행복했던 순간을 추억하는 작품으로 꾸몄다. '소셜 미디어'는 그가 사람들에게 작품을 소개하는 매체로 활용하는 SNS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장 줄리앙은 2주 전 내한해 전시장 내부를 직접 꾸몄다. 실제 전시장 곳곳에는 작은 전시 안내 문구부터 벽면 가로 공간을 빼곡하게 채워 놓은 대형 벽화까지 그가 손수 그린 작업물이 가득하다. DDP 야외 공간 잔디 언덕에서는 설치작품 '오또'와 '퓨젼'을 볼 수 있다. 이들 작품 역시 장 줄리앙이 현장 드로잉으로 완성했다.
이번 전시는 장 줄리앙 작품의 발전 과정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기회다. 그는 "작가로서 경력이 쌓일수록 즉흥성과 진정성을 작품에 녹여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퓨젼(협력). (c)Jean Julli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