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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았던 눈물이 왈칵' 이대호도, 야구팬도 잊지 못할 마지막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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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았던 눈물이 왈칵' 이대호도, 야구팬도 잊지 못할 마지막 순간

    은퇴식 헹가래 받는 이대호. 연합뉴스은퇴식 헹가래 받는 이대호. 연합뉴스만원 관중이 함께한 이대호(40·롯데)의 마지막 순간에는 감동과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대호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 정규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22년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1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뛰어들었던 그는 팬들의 환호 속에서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날 사직구장에는 만원 관중(2만 2290명)이 몰려 이대호에게 작별 인사를 고했다. 롯데 선수단은 이대호의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서 마지막을 함께 했다.
     
    이대호는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도 온 힘을 쏟아부으며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먼저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1회말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올리는 등 4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이어 3 대 2로 앞선 8회말에는 입단 당시 포지션인 투수로 깜짝 변신해 팬들을 즐겁게 했다. 경남고 시절 에이스 투수로 활약한 이대호는 21년 만에 마운드에 올라섰다. LG도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대타로 내세우며 예우를 보였다.
     
    이대호는 초구부터 시속 127km 직구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4구째에 고우석을 땅볼로 처리했다. 아웃 카운트 한 개를 수확하고 다시 1루수로 돌아가기 전 배팅 상대로 나선 고우석과 포옹을 하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은퇴 이대호, '영구결번 10'. 연합뉴스은퇴 이대호, '영구결번 10'. 연합뉴스롯데는 이날 이대호의 은퇴 경기를 3 대 2 승리로 마무리했고, 경기 종료 후에는 이대호의 은퇴식을 거행했다. 고(故) 최동원의 11번에 이어 구단 역대 두 번째로 이대호의 등번호 10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하는 행사도 함께 진행했다.
     
    현장을 찾은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직접 그라운드에 내려와 이대호의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커플 반지를 전달했다. 이대호는 신 회장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앞으로 더 과감하게 지원해 주시고 성장 중인 후배들이 팀을 떠나지 않도록 잘 보살펴 주시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대호는 은퇴식에서 고별사를 읊으며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그는 "오늘은 3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일이다. 기일에 은퇴식을 갖는 것이 감회가 새롭고 많이 슬프다"면서 "더그아웃에서 바라보는 사직구장만큼 멋진 풍경은 없고, 타석에 들어서서 들리는 부산 팬들의 함성만큼 멋진 것은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 저 이대호만큼 행복한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떠나는 이대호. 연합뉴스떠나는 이대호. 연합뉴스하지만 이대호의 마음 한 켠에는 팬들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남아 있었다. 이대호는 "팬분들과 함께 꿈꿨던 우승을 결국 이뤄드리지 못했다. 돌아보면 너무 아쉬운 순간들이 많았다"면서 "팀의 중심에서 선수들을 이끌어가야 했던 내가 가장 부족했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그럼에도 롯데를 향한 아낌없는 응원을 부탁했다. 이대호는 "팬 여러분이 변치 않는 믿음을 보내주신다면 남아있는 동료들도 한마음으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나아간다면 롯데의 3번째 우승도 머지않은 날에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마지막으로 이대호는 "이제 배트와 글러브 대신 맥주와 치킨을 들고 야구장에 오겠다"면서 "이제 타석에서 관중석으로 이동한다"고 말하며 고별사를 마쳤다. 그리고 사직구장을 한 바퀴 돌면서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작별 인사를 건네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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