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연도별 유통비용 비율 현황. 어기구 의원실 제공농민들이 1천원어치 농산물을 팔면 525원밖에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에 가까운 나머지 475원은 유통비용이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충남 당진시, 국회 농해수위)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농가수취율은 52.5%, 유통비용률은 47.5%를 각각 기록했다.
농가수취율은 소비자 지불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농가가 농산물을 판매하고 받는 농가 가격 비율로 5년 전인 2016년보다 2.7% 감소했다.
반면 유통비용률은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44.8%에서 2018년 46.7%로, 그리고 2020년 47.5%로 증가해 5년간 2.7% 상승했다.
2020년 유통비용 가운데 소매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28.2%로 가장 높았으며 간접비 18.2%, 직접비 16%, 도매단계 10.8%, 출하단계 8.5%로 집계됐다. 특히 소매단계에서의 유통비용 비율은 5년 전과 비교해 5.6%p 급상승했다.
이같은 유통비용 상승으로 농가수취율이 40%도 되지 않는 품목도 적지 않았다.
aT의 2020년 품목별 농가수취율 현황에 따르면 양파가 18.3%로 가장 낮은 가운데 봄감자 29.9%, 월동무 30.4%, 봄무 31.6%, 대파 31.7%, 가을감자 36.3%, 고구마 37.6% 등을 나타냈다.
반면 쌀이 76.4%로 가장 높았으며 수박 66.6%, 포도 61%, 건고추 60.8% 등 작물에 따라 큰 차이의 농가수취율을 보였다.
쌀농사를 짓는 농민은 1천 원어치 팔면 764원을 받지만 양파 농민은 수취액이 183원에 불과해 차이가 4배가 넘는다는 얘기다.
지난 8월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농가 경영 불안 해소 대책 마련 촉구 농민 총궐기 대회에서 농민들이 농업 생산비 보존 및 구곡 추가 시장격리, 신곡 선제 시장격리를 촉구하며 수확된 벼를 들고 있다. 류영주 기자유통경로에 따라서도 농가수취율이 달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 의원은 "우리나라 농산물 주 유통경로인 도매시장 경유 방식은 농가에서 직접 유통센터로 공급하는 신유통경로에 비해 유통비용이 더 많이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각각의 유통비용 비율은 도매시장이 46.3%인데 반해 유통센터 직접공급은 41.8%로 4.5%p 낮았다. 이에 따라 농가가 수취하는 부분도 유통센터 직접공급이 그만큼 높아 농가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어기구 의원은 "수년간 농산물 유통비용이 절감되지 않고 있다"며 "농산물 유통비용 감소와 유통효율화를 위해 유통단계가 축소될 수 있는 신유통경로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