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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일상 멈춰세운 카카오 '먹통'…수백억대 소송전 번질까

IT/과학

    대한민국 일상 멈춰세운 카카오 '먹통'…수백억대 소송전 번질까

    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사회부 김중호, 산업부 박종관 기자


    "학원에서 공지사항을 받아야 하는데 못 받았어요. 대학교 실기를 치러야 해서 그거와 관련한 공지를 받아야 하는데…"

    "문자도 일일이 보내고 카톡으로 돈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받기도 안 되고 금액이 안 보이니까. 아, 이거 중간에 그 사람이 보냈는데 유실된 거 아닌가?"

    지난 토요일이죠. 15일 오후 3시19분쯤 경기 성남시 판교의 SK C&C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카카오가 수도권에서 임대해서 사용하는 데이터센터 중에 가장 큰 메인센터가 그 판교 센터였는데요.

    불이 나고 약 3분 후 3시 22분쯤 전원이 차단됐고요. 이후로 아시다시피 장시간동안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카카오택시 등 관련 서비스가 먹통이 됐습니다.

    방금 시민들 목소리 들으셨는데요. 대학교 입시 앞두고 너무 당황했다.. 주말이라 결혼식같은 행사가 많았는데 카톡으로 보낸 돈이 중간에 사라진 거 아닌가 하는 걱정. 무엇보다 카카오 관련 플랫폼에 생계가 달렸던 분들 피해 크셨죠.

    지난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 분당구 SK 주식회사 C&C 데이터센터 화재 2차 합동감식이 진행중인 가운데 건물 앞에 카카오t 택시가 정차해 있다. 황진환 기자지난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 분당구 SK 주식회사 C&C 데이터센터 화재 2차 합동감식이 진행중인 가운데 건물 앞에 카카오t 택시가 정차해 있다. 황진환 기자
    오늘 취재기자들과 함께 이렇게 장시간 먹통 사고가 발생한 이유, 그리고 보상대책에 대해서 짚어보겠습니다. 산업부 박종관 기자, 사회부 김중호 기자 나와있습니다. 어서오세요.

    [앵커] 무려 4750만명이 이용하는 카카오톡 서비스장애가 사흘째 계속됐어요. 박종관 기자. 지금은 대부분 정상화된건가요?

    [박기자] 네 그렇습니다. 카카오는 오늘 오후 3시 현재 카카오톡과 나머지 계열사 서비스의 주요 기능이 상당 부분 정상화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다음·카카오 메일과 톡채널은 아직 장애를 빚고 있는데요. 카카오 측은 연계 시스템의 복잡도가 높고 복구 장비 등의 특수성이 있어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다면서 모든 서비스가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데이터센터 불이 나면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데, 화재 원인은 나왔나요.

    [박기자] 일단은 전기적 요인에 의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과 소방 등은 오늘 오전 11시 20분부터 2차 감식을 벌였습니다.

    어제 1차 감식에서는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는 잠정 결론이 나왔고요, 오늘 불이 난 배터리와 주변 배선 등을 수거해서 자세한 화재원인을 파악할 예정입니다.

    현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화면에는 전기실 안에 있는 배터리 중 1개에서 전기불꽃이 발생한 뒤 불이 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아무리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났다고 해도 어떻게 이렇게 장시간 복구가 안되나, 먹통에 따른 피해가 너무 큰 것 같은데요?

    [박기자] 네, 화재가 난 곳은 SK 주식회사 C&C가 운영하고 있는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의 SK 판교캠퍼스 A동 건물입니다.

    이 데이터센터에는 카카오를 포함해서 네이버,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이 입주해 있는데요. 유독 카카오의 피해가 컸습니다.

    카카오는 이곳에 서버를 약 3만2천대를 두고 메인 센터로 삼았는데요,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까지는 미리 대비하지 못했다고 사실상 시인했습니다.

    어제 화재 현장을 방문했던 카카오 양현서 부사장의 말입니다.

    "화재라는 것은 워낙 예상할 수 없는 그런 사고였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까지는 저희가, 화재가 나서 서버 전체가 내려가는 이런 부분까지는 조금 대비가 부족했던 게 아닌가."

    [김기자] 불이 언제 날지 예상 못하는거야 당연한건데. 그래서 재난대비라는 걸 하는거잖아요? 해명이 좀 무책임해 보이네요.


    반면 네이버의 경우에는 강원도 춘천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고, 이곳 판교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서버를 두고 있어서 빠른 복구가 가능했다고 합니다.

    다만 카카오가 해명한 것처럼 데이터센터에 불이 났다고 해서 3분 만에 바로 전원을 차단하는 건 유례가 없는 일은 맞습니다.

    전문가들 얘기로는 비상시에 전원 공급을 차단하는 경우에도 서버 수천대를 하나씩 끄는 데 한 시간 이상이 걸린다고 하거든요.

    이번에는 SK 측에서 화재 발생 직후에 전원을 꺼버렸기 때문에 하드웨어를 복구하고 데이터를 확인하는 데만 길게는 수십 시간이 걸렸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건 피해 보상 부분하고도 연결되는 문제인데요. 주요 서비스 이중화와 분산처리를 하지 않은 책임은 카카오 측에 있지만, 화재의 직접적인 책임은 데이터센터 관리를 부실하게 한 SK 측에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이 책임소재 부분은 뒤에 보상에 대해 이야기할 때 다시 짚어보도록 하고요. 카카오의 먹통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면서요.

    [박기자] 카카오톡이 10시간가량 전면 중단된 것은 사상 초유의 사태이긴 하지만 크고작은 서비스 장애는 여러 번 있었습니다.

    가깝게는 지난 4일 오후에도 약 18분 동안 카카오톡 메시지 송수신과 로그인 장애를 빚었고요.

    최근 5년으로 범위를 넓혀 보면 카카오의 서비스 장애는 모두 19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카카오만의 문제는 아니고요, 같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로 보면 네이버도 38건이나 접속 장애가 발생했고요.

    구글과 넷플릭스, 메타 등 외국계 부가통신사업자들도 최근 3년새 2건에서 4건 정도의 서비스 장애를 빚었습니다.

    [앵커] 다른 기업도 그렇지만 카카오가 사실상 국내 메신저 시장은 물론이고 결제나 택시호출 시장에서도 독점 사업자잖아요. 거의 '대한민국의 일상이 멈췄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어요.

    [박기자] 네, 그렇습니다. 2010년 채팅 서비스 카카오톡에서 시작한 카카오그룹은 계열사가 한때 136개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는데요.

    문어발식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등의 논란이 불거지면서 카카오가 계열사를 조금씩 줄이고 있긴 한데 9월 현재 여전히 129개에 달합니다.

    카카오톡은 월간 이용자가 4750만명에 이르는 그야말로 국민 채팅앱이고요, 카카오페이만 해도 가입자가 3천만명을 넘습니다. 카카오T를 통한 택시 호출의 경우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고도 합니다.

    화재 한번에 시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서비스가 오랫 동안 그것도 광범위하게 중단되는 일이 벌어진 꼴인데요,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번 일을 계기로 독점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대응을 시사했습니다.

    오늘 출근길 윤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시죠.

    "만약에 독점이나 심한 과점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이것이 국가 어떤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땐 저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당연히 제도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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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국가의 대응을 이야기했는데, 지금 논의되는 방안들이 있나요?

    [박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센터는 국가 기간시설 못지않게 중요한 보안 시설로 꼽힙니다. 국내 데이터센터는 2020년 기준 156개로 늘었습니다. 2025년이면 180곳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데이터 백업 등을 위한 데이터센터 이중화 장치를 의무화하는 법제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회는 2년 전 카카오 등에 대해서도 이중화 설비 등 재난관리계획을 내고 점검받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 처리를 추진했는데요, 과잉 규제 논란 속에 입법에는 실패했습니다.

    이번에는 정부가 카카오 먹통 하루 만에 데이터 분산과 이중화 입법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고요, 야당은 오늘 관련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현재는 기간통신사업자와 지상파 방송, 종편·보도 PP 사업자 등만 국가 재난관리 체계에 포함돼 있는데요, 이를 카카오와 네이버 등 주요 온라인서비스 제공업체와 데이터센터까지 포함하도록 범위를 넓히는 내용입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입니다.

    "여러 가지 재난 대비해서 이런 기본적인 계획들을 세우게 되고 이거에 따라서 관리감독을 정부 당국이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예방 차원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았겠죠."

    [앵커] 대책은 중장기적으로 잘 마련해야 될 것 같은데요. 당장 주말 사이 손실 입으신 분들은 보상방안에 가장 관심이 크실 텐데. 카카오 측 입장은 뭔가요?

    [김기자] 카카오는 보상 대책 소위를 꾸려 이번 장애로 피해를 경험한 이용자들, 파트너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에 대한 보상 정책을 수립합니다. 다음 주 중 자신이 입은 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해 피해 신고 접수를 시작하고 방침입니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서비스의 유료 여부와 서비스별 약관 내용이 보상과 보상 규모를 가를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유료 서비스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음악 플랫폼 멜론과 웹툰 서비스 카카오웹툰은 사고 바로 다음 날인 16일 이용자들에게 사과하고 이용자 보상책을 발표했다.

    멜론은 이용권을 보유한 고객 모두의 이용권 사용 기간을 3일 연장하고, 일부 제휴 이용권에 대해서는 캐시 1천5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카카오웹툰도 콘텐츠 열람 기한을 72시간 연장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 T를 이용하는 택시 기사들에 대한 보상안을 추후 안내하겠다고 약속했다.

    [앵커] 화재 보상을 두고 카카오와 SK C&C측이 서로 미루게 된다면 책임은 어느쪽이 더 크게 지게 될까요?

    [김기자] 이번 사고를 놓고 이제 피해 보상문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될 텐데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살펴봐야 겠다. 한가지가 카카오와 카카오톡 사용자간의 피해 보상 소송이고 다른 한 갈래가 이번 서비스 불통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화제를 두고 카카오와 SK㈜ C&C가 다투게될 구상권 문제다.

    전 국민적인 서비스가 재난 긴급복구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는 점이 사태를 키운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부실한 관리로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를 유발해 서버 입주사들에게 피해를 입힌 SK C&C가 우선적인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총 3만2천여대의 서버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가동해왔다. 사실상 메인센터로 운용해왔던 터라 일시 전원 차단에 따른 피해가 상당했다.

    이번 사태와 유사한 사건이 2014년 발생한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다. 당시 삼성SDS 데이터센터 입주사였던 삼성 계열사들이 고객들에게 피해보상을 해주고 삼성SDS에 구상권을 청구했다. 총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삼성카드가 청구한 금액만 수백억 원대로 알려졌다.

    SK C&C가 부담해야 할 보상액수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 SK C&C가 손해 규모를 산정해서 배상금을 협의하겠지만, 과거 삼성SDS 사례와 비교하면 그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며 "SK C&C 데이터센터에는 3만2천여대의 서버가 있다. 규모도 8년전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다"고 전했다.

    [앵커] 무료서비스여도 생계 달려있던 플랫폼 많아요. 소상공인 피해 상황은 어떤가요.

    "어제 손님 모셔다드리고 막 카드를 대려고 하는데 에러가 나더니 전혀 안 먹어. 어떻게 그냥 보내드렸지 카드도 안 되고. 이미 손님은 내려서 가버리고."
    "카톡 채널에 손님이 500분 있는데, 그쪽 주문을 다 못받았다. 평소보다 주문이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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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택시 영업하시는 분인데 카카오 결제가 안된거에요. 당황해서 그냥 손님을 보내셨다는 이야기였고. 두 번째는 어떤 영업하시던 분이죠?

    [김기자] 수도권에서 이유식 주문 조리 업체를 하는 분이다. 주말 동안 선주문을 받은 뒤 이유식을 만들어 배달해야 하는데 월요일 첫날 주문이 크게 떨어졌다는 거다.

    그나마 일반 카톡이 복구되면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지만, 여전히 기댈 곳이 카톡이라 불안하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들은 카톡 외에 스마트폰이나 문자 메시지, 인스타그램, 개별 블로그 등을 통해 주문을 받거나 주문 사항을 재확인하고 있다.

    개인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마케팅으로 활로를 모색하던 오프라인 소상공인들도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보고 있다.

    [앵커] 카카오 상대 집단소송 어떻게 될까요?

    [김기자]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앞으로 소송은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될 것. 피해자와 카카오 사이에 피해 보상과 관련한 소송, 하나는 카카오와 SK C&C 사이의 구상권 소송. 관심이 쏠리는 것은 아마도 피해보상 관련 소송일 것이다. 이미 지금위자료 청구 집단 소송을 위한 네이버 카페가 개설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럼 과연 피해자들이 카카오로부터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모든 민사가 마찬가지겠지만 가장 관건은 카카오의 책임이 있는지와, 책임이 있다면 그 책임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규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이번 불통사건은 그 원인이 해킹이나 장비상의 결함이 아니라 데이터 센터가 있던 건물의 화제라는 점에서 법적인 책임 규명이 다른 서비스 중단 사건과 비교해 쉽지는 않아 보인다는 것이 법조계의 현재까지의 관전평이다. 카카오는 이번 화제로 인한 불통 사건이 얼마나 불가항력적이었나를 강조할 것이고 피해자들은 이를 배척해 나가는 싸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무상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무상이 아니다. 비지니스 모델 자체가 많은 사람을 무상으러 끌어들여서 광고나 다른 비지니스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상이라서 못한다는 틀린 말 같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종관, 김중호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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