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 주촌면에 있는 가칭 경희대학교 가야의료원. 이형탁 기자경희중앙병원이 경남 김해에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을 짓겠다며 기공식을 연 지 1년이 됐지만 공사는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 병원 측이 자금을 구하지 못한 탓으로 멈춘 상황인데 지자체가 애초에 면밀한 검증 없이 사업 허가를 내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희중앙병원은 지난해 11월 김해 주촌면 이지산업단지 내에 건립할 경희대학교 가야의료원 기공식을 열었다. 지하 4층, 지상 17층 연면적 19만 9100㎡ 규모단일 병원 건물로는 전국 최대 면적으로 4천억 원을 들여 40개 진료과와 권역응급의료센터시설 등을 통해 응급환자와 위중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101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급 의료시설을 오는 2024년 하반기에 준공한다는 내용이었다.
가칭 가야의료원은 김해시장과 시의회 의장, 지역구 국회의원, 경희의료원 부총장 등 각계 인사가 온오프라인으로 축하 인사를 전했던 만큼 지역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경남 내에서 100만 도시의 창원을 제외하고 가장 인구가 많은 55만 김해시보다 인구가 적은 진주시(34만)와 양산시(35만)에서도 대학병원이 있는 만큼 가야의료원 건립으로 부족한 의료서비스의 질이 채워지길 바랐다.
이형탁 기자하지만 기공식을 연 지 1년이 됐지만 여전히 공사는 진척이 없다. 현장은 기초 공사를 위한 건축 자재만 덩그러니 놓여있어 사실상 공사 진행률은 0%에 가깝다.
경희중앙병원은 장기간 공사를 진척시키지 못한 데는 어려운 자금 조달 탓이라는 입장이다. 경희중앙병원 관계자는 "금리 인상과 건축 자재비 폭등 등에 따라 자금 조달에 문제가 있다"며 "최대한 예정대로 공사를 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정된 공사 기한이 오는 2024년 10월까지 인데도 아직 기초 공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사실상 방치된 채 있어 김해시의 책임론도 슬슬 나오고 있다. 시가 병원 건립을 위해 지난 2020년 경남도의 심의를 거쳐 공업용지에서 의료용지로 변경승인 허가와 건축 허가 등의 사업 허가를 내준 것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있었는지에 대해 시민들은 의문을 품고 있다. 주민 김모(38)씨는 "집 앞에 큰 대형병원이 들어와 주민 편의가 좋아질 거라 기대했었는데 시청이 사업장 허가에 대해 면밀히 사업성을 검토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경희중앙병원 유튜브 캡처지방의회는 시민들 우려와 염원에 따라 발 빠른 착공을 촉구하고 있다. 이철훈 김해시의원은 "중환자나 긴급환자는 창원이나 양산으로 갈 때 30분 이상 걸려 이미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된다"며 "원만한 협의를 거쳐 빨리 가야의료원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유인 시의원은 "자금난을 겪고 있어 축소하는 대안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며 "시와 병원이 시민들을 위해 바삐 움직여야 하지 않나"고 했다.
김해시는 이에 대해 사업을 면밀히 검토해 허가를 냈으며 현재 사업이 금융 상황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중단된 것으로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시 도시관리국 관계자는 "사업을 면밀히 검토해 허가가 나갔다"며 "사업자가 대규모로 짓는 것에 금융 등 현실적 어려움이 있고 필요한 만큼 먼저 병원을 짓겠다는 계획 등 의지가 있어 저희들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