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EN:터뷰]양팔 없는 호르니스트 펠릭스 클리저 "한계는 없다"

  • 0
  • 폰트사이즈
    - +
    인쇄
  • 요약


공연/전시

    [EN:터뷰]양팔 없는 호르니스트 펠릭스 클리저 "한계는 없다"

    핵심요약

    11월 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서 국내 첫 리사이틀
    자신만의 호른 연주법 터득…"직업 연주가 될 수 없다는 편견 깼죠"
    "모든 사람, 약점과 강점 갖고 있어…큰 약점 있어도 할 수 있는 일 있어"
    "실력 증명 아닌 사람들의 삶에 기쁨과 용기 주기 위해 연주"

    호르니스트 펠릭스 클리저. 인아츠프로덕션 제공호르니스트 펠릭스 클리저. 인아츠프로덕션 제공"모든 사람이 강점과 약점을 갖고 있고, 아무리 큰 약점이 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어요. 이 사실을 안다면 한계는 없습니다."

    양팔 없는 호르니스트 펠릭스 클리저(31·독일)의 말이다. 클리저는 오는 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독주회)을 연다. 2015년 금호아트홀 연세 개관음악제, 2018~2019년 제주국제관악제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독주회는 처음이다.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양팔 없이 태어난 클리저에게 호른은 운명이다. 우연히 듣게 된 호른의 음색에 매료돼 5살 때 호른 레슨을 시작했다. 13살 되던 해,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에 예비학생으로 입학했고, 2014년에는 독일의 저명한 음악상인 에코 클래식상의 '올해의 영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현재 영국 본머스 심포니의 상주 음악가로 활약하면서 독일 뮌스터 국립음대에서 호른을 가르치고 있다.

    보통 호르니스트는 왼손으로 음정을 조절을 하는 밸브를 누르고 오른손은 악기의 개구부(bell)에 손을 넣어 음색에 변화를 주고 볼륨의 미세한 변화를 조절한다. 클리저는 왼발을 이용해 밸브를 조작하고 오른손이 하는 일은 모두 입술이 대신한다.

    자신의 신체조건에 맞는 호른 연주법을 터득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와 각고의 노력이 있었을 터. 클리저는 최근 CBS노컷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우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연구 끝에 악기를 고정하기 위해 스탠드를 만들었고, 입술의 텐션으로 사운드를 조절하는 방법을 익혔다"며 "사람들은 제가 직업 연주자는 되기 어려울 거라고 했지만 저는 그 사람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호른을 배우는 과정에서 영감을 준 스승이 있느냐'고 묻자 클리저는 "어느 한 사람에게 특별히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수히 많은 사람이 제게 영향을 줬다"고 했다. "누군가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우리도 할 수 있는 일이에요. 누군가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대신 모든 사람을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게 중요해요. 어떤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있다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물어보세요. 그래야 배울 수 있고 발전해요."

    '장애를 극복한 음악가'라는 수식어에 대한 생각도 확고하다. 클리저는 "우리 모두가 하나의 인격체다. 모든 사람이 강점과 약점을 갖고 있다. 장애인에게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약점이 추가된 것 뿐이다. 약점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약점이 있기 마련"이라고 했다. 이어 "아무리 큰 약점이 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다. 모든 약점은 강점이 될 수 있다. 이 사실을 안다면 한계는 없다. 우리가 가진 한계는 스스로 부여한 한계뿐"이라고 강조했다.

    호르니스트 펠릭스 클리저. 인아츠프로덕션 제공호르니스트 펠릭스 클리저. 인아츠프로덕션 제공이번 내한공연 프로그램은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곡으로 구성했다.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베토벤의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슈트라우스의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안단테, 뒤카의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빌라넬레 등이다. 클리저는 "위대한 작곡가가 호른을 위해 만든 곡, 호른의 개성이 돋보이는 곡 위주로 선곡했다"고 했다. "호른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호르니스트가 한 음만 연주해도 단번에 매우 특별한 분위기가 만들어지죠."

    클리저는 2022~2023년 시즌 빈 무지크페라인 무대에 데뷔하고 이탈리아와 스웨덴에서 호른 협주곡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 세계 초연을 갖는다. '사운드스케이프'는 스웨덴 작곡가 롤프 마르틴손으로부터 헌정받은 곡이다.

    자서전 '세상을 정복한 팔 없는 나팔수'(2014), 강연, SNS 등을 통해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클리저의 음악가로서 목표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다. "제가 연주하는 이유는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에 기쁨과 용기를 주기 위해서에요. 연주회에 오신 분들이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관객이 행복해야 저도 행복하니까요."인아츠프로덕션 제공인아츠프로덕션 제공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