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MBC 전경. 노컷뉴스 자료사진대통령실이 내일(11일)부터 시작하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해외순방에서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것을 두고, 언론계가 긴급 공동 서명을 통해 비판했다.
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한국사진기자협회·한국여성기자협회·한국영상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등 언론 8단체는 10일 공동 성명을 내 대통령실의 MBC 취재 제한 조처를 즉시 취소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대통령 전용기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며, 취재비용은 각 언론사가 자비로 부담한다. 대통령이라는 공적 인물의 공적 책무 이행에 대한 언론의 취재와 감시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이 특정 언론사의 취재를 제한하고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것을 두고는 "이번 사안은 진영을 뛰어넘어 언론자유 보장이라는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은 물론 사용자 단체를 포함한 언론계 전체의 공동 대응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취재 제한 조치 즉시 취소 △대국민 사과 △취재 제한 조처에 책임 있는 대통령실 관계자 파면 등을 요구했다.
외신기자들의 모임인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이사회도 "'왜곡'으로 간주한 보도를 이유로 해당 매체에 제한 조치를 내린 것은 내외신 모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라며 "언론 보도의 논조나 성격에 관계없이 모든 미디어에 동일한 접근 원칙이 적용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많은 국민의 세금을 써 가며 해외순방에 가는 것은 중요한 국익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9일 대통령실에 출입하는 MBC 기자에게 문자를 보내 이번 순방에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다고 통보했다.
대통령실은 "MBC는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 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 편파 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탑승 불허 조치는 이와 같은 왜곡·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