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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 옆 발전소라니" 반대 부딪힌 부산 오리산단 수소발전소

부산

    "과수원 옆 발전소라니" 반대 부딪힌 부산 오리산단 수소발전소

    부산 기장군 오리산단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추진
    인접 주민들 소음·기온 상승 피해 우려하며 반대
    부산시 "도시가스 공급 위해 필요…더 대화하겠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 개천마을 주민들이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개천마을 이장 제공부산 기장군 장안읍 개천마을 주민들이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개천마을 이장 제공
    부산 기장군 일대 도시가스 공급 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오리산업단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인근 주민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 개천마을 주민들은 최근 부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민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는 마을과 맞닿아 있는 오리산업단지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들어서는 걸 반대하기 위해서다.

    주민들은 마을과 가까운 곳에 발전소가 들어서면 각종 피해에 시달릴 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개천마을에서 바라 본 오리산단(중앙)과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예정 부지(좌측). 개천마을 이장 제공개천마을에서 바라 본 오리산단(중앙)과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예정 부지(좌측). 개천마을 이장 제공
    발전소 예정 지역에서 직선거리 300m 이내에 마을 주민 절반이 거주하고 있는데, 발전소를 24시간 가동하면 소음 피해가 불보듯 뻔하다고 우려한다.

    특히 개천마을에는 온도 변화에 민감한 배 과수원이 많은데, 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열과 이산화탄소로 주변 온도가 상승하면 악영향을 끼친다는 게 마을 주민들 주장이다.

    김현종 개천마을 이장은 "마을 주민들은 주로 농사를 짓거나 은퇴 이후 전원주택을 지어 살고 있는데, 조용하던 마을 안방에 난데없이 발전소가 들어온다고 하니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발전소를 지으려면 바로 옆에 있는 주민들에게 설명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그런 사전 설명 없이 짓겠다고 결론을 미리 내놓고 대화하자고 하니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산업단지를 둘러싸고 있는 4개 마을 주민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천마을 주민들이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개천마을 이장 제공개천마을 주민들이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개천마을 이장 제공
    오리산단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은 기장군 일대 도시가스 미공급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됐다.

    부산시에 따르면, 기장군 장안읍 지역은 면적이 넓고 인구밀도가 낮아 비용 등 문제로 도시가스 공급관을 설치하기 힘든 지역이다.

    도시가스를 공급해달라는 민원 해소방안을 고심하던 부산시는 한국남부발전이 오리산단 내 40MW 규모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을 제안하자, 이와 연계해 장안읍 일대에 도시가스 공급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도출해냈다.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원료로 쓰는데, 발전소가 들어서면 LNG 공급관이 설치돼 장안읍 일대 3100세대에 도시가스를 공급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런 이유로 장안읍 주민들은 대부분 발전소 건설을 찬성하고 있지만, 건설 예정지 인근 4개 마을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부산시는 설명했다.

    부산 강서구 화전산단 내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부산시 제공부산 강서구 화전산단 내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부산시 제공
    이처럼 부산에서 수소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주민 반대에 부딪힌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사하구 감천동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는 주민 반발에 착공 한 달 만에 공사를 중단했고, 남구와 사하구에서는 수소차 확산을 위한 수소충전소 설치 사업이 주민 반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해운대구 청사포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사업 역시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해 행정 절차가 중단됐고, 기장군 시랑리에서는 해상에 부유식 해상기상 관측기를 설치하려 하자 주민들이 "풍력발전을 위한 사전 단계"라며 반발한 바 있다.

    부산시는 오리산단 수소발전소 건설은 도시가스 공급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인근 마을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미래에너지산업과 관계자는 "발전소가 들어서면 장안읍 일대 도시가스 공급 문제도 해결되고, 각종 지원금도 나가기 때문에 마을 발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접 주민들이 각종 피해를 우려하는 건 사실이지만, 수소발전소는 산단 부지에 공장이 들어서는 것보다는 소음이나 환경 영향이 적을 것"이라며 "주민과 더 많은 대화를 통해 이런 점을 설명할 예정이며, 주민협의체 구성도 계속 제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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