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사진 왼쪽), 박병호. 연합뉴스과거 한솥밥을 먹은 MVP(최우수 선수) 이정후(24·키움)와 홈런왕 박병호(36·kt)가 서로의 수상을 축하하며 덕담을 주고 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정후가 MVP, 박병호가 홈런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정후는 올 시즌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정규 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9리,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출루율 4할2푼1리, 장타율 5할7푼5리의 성적을 거뒀다. 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 부문을 석권, 타격 5관왕을 달성하며 MVP에 올랐다.
이로써 이정후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서건창(LG)에 이어 KBO 리그 사상 세 번째로 신인상과 MVP를 모두 차지한 선수가 됐다. 휘문고 졸업 후 2017년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 첫해부터 신인상을 거머쥔 이정후는 데뷔 6년 만에 정상에 올라섰다.
리그 최고의 타자로 성장한 후배의 모습에 선배 박병호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박병호와 이정후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키움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박병호는 이정후에 대해 "대견하다. 매년 안주하지 않고 어마어마한 노력으로 진화하는 모습이 정말 대견하다"면서 "저 나이 때 저런 마음을 가지고 노력해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 대견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 시즌 35개의 홈런을 터뜨린 박병호는 삼성 피렐라(28개), SSG 최정(26개) 등을 제치고 당당히 홈런상을 거머쥐었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홈런왕 타이틀을 되찾았다.
이번 수상으로 KBO 리그 역대 최고령·최다 홈런상 수상자에 올랐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이 2005년 세운 최고령(만 35세) 홈런왕 기록을 갈아치웠고, 두산 이승엽 감독(5회)을 뛰어넘어 통산 6번째 홈런왕에 등극했다.
이에 이정후는 "박병호 선배가 홈런왕을 탈환해서 후배로서 너무 기쁘다"면서 "홈런왕이 이제 정품이 된 것 같다. 역시 홈런왕은 박병호가 제일 잘 어울린다"고 치켜세웠다. 옛 동료이자 절친한 선배의 수상을 누구보다 기뻐했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 뒤 키움을 떠나 FA(자유계약선수)로 kt에 입단했다. 올 시즌 이정후와 그라운드에서 동료가 아닌 적으로 만나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시상식에서는 선후배 간 끈끈한 우정을 보이며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